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숨숨 Oct 24. 2024

습관이 삶이 된다는 것

불교에서는 카르마(업식)는 모두 습관에서 온다고 한다.


나는 쉽게 욱하고 화내고 기분이 쉽게 바뀌는 카르마, 업식 즉 습관이 있다. 

피에르와 살면서 나의 이런 점(단점)을 숨기기 쉽지 않게 되었고 피에르에게 이런 모습을 정말 많이 보였다. 나조차도 실망스러웠는데 상대의 입장은 어떠할까.


이 모습을, 피에르는 일년 가까이 지켜보고 있다. 나도 스스로한테 지칠대가 있는데... 게다가 요즘에 드는 생각은 제풀에 지친다고, 나 혼자 말그대로 난리치는 듯한 생각이 든터라 피에르에게 이런 모습을 모두 공유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가 또 나도 모르게 욱하고 터진 순간이 와버렸다. 아차차, 나의 습관인 것인다. 나는 화내고 우울해지는 습성이 있다. 요즘에서야 생각컨데 혼자 있는 것을 온전히 즐긴다기보다 혼자가 익숙하기 때문에 생기는 회귀현상이 아닐까 싶다. 

 

드디어 우리의 작은 둥지에 책상을 들였다 !



나는 쉽게 화내고 우는 습관이 있다. 작은 일조차 때로는 너무 크게 느껴저 삶이 버거워질 때가 많다. 그러나 정반대로 피에르는 심각한 것조차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한마디로 넉살좋은 성향이 있다. 착하고 또 착하다. 목소리 높여 화낸적도 없고 타인도 피에르를 그닥 화나게 하지 않는다. 그렇다기 보다 피에르는 타인에게 영향을 별로 받지 않는다. 피에르가 나를 화나게 하는 일들을 내가 반대로 피에르에게 했다면 피에르는 말그대로 신경도 쓰지 않았을 것이다. 


가끔 피에르는 왜 저렇게 아무것도 안할까. 왜 저래도 항상 괜찮아보일까 싶을 때가 있는데 피에르의 습관이다. 피에르의 습관이 피에르의 삶을 단순하고 행복하게 만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피에르와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했는데, 피에르는 "난 뭘 별로 할 필요가 없어"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그런 피에르가 무언갈 하고 싶어할 때가 있는데 그것들을 꼭 나와 함께하고 싶어한다. 나는 이런 점들이 점차 힘들어졌다. 왜냐면, 나는 다른 할일들로 이미 시간이 촉박한 상태였는데 피에르는 나에게 여행을 가자고 하거나 파티에 가자고 하거나 하는 경우가 많았다. 내가 나는 됐으니 재밌게 갔다 오라고 하면 피에르는 내가 안가니 가지 않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며칠 후에 내게 다시 함께 하지 않겠냐고 물어왔다. 나는 피에르가 함께 하고 싶어하는 것을 알기에 약간 망설였지만 또 거절의 의사를 전했다. 피에르는 또 며칠후에 다시 물어오고... 이런 상황들이 계속되며 나에게 약간의 압박을 주기 시작했다. 학교도, 연애도, 다 잘하고 싶다는 생각에 무언갈 노력할수록 너무 힘들어졌다. 예를들어, 피에르와 함께 이곳에 가기위해 과제를 이때까지는 끝내는게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


이런 점들에 대해서 피에르와 이야기를 하고 피에르도 자기가 나에게 무언갈 강요하려던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자기는 살면서 무언갈 하고싶다는 생각을 별로 안하고 그냥 그대로 있어도 괜찮은 편이라고 한다. 그러나 나를 만나고 무언갈 "나"와 함께 하는게 정말 중요한 것이 되었다고 한다...


아무튼, 나는 밥먹는거나 파티나 여행이나 조금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습관이 있다. 쉽게 긴장하고 사람들에게 예쁨받고 싶어 하고... 이런 부끄러운 점들이 있어 무언가를 할 때 힘이 들어가는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내가 쏟는 에너지가 많아지고 내 자신이 너무 힘들어졌다. 그러다보니 혼자 있는 시간이 너무 좋고 사실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기피하게 된 것이다. 나의 습관이 나의 인생을 너무 불행하게 만들고 있음을 자각한다.


나의 습관이 결국 나의 성격과 나의 인생을 결정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분명한 것은 연애는 나를 성숙하게 한다. 나를 돌아보게 하고 ... 

막상 파티가면 잘 노는 1인(나)


작가의 이전글 10월 감사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