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주nice Jan 05. 2024

창피하면 근본없는 다이어트를 계속하는 여자

chapter1. 어쩌다 다이어트로 들어선 길 

"나참 알수가 없네.."

" 내가 뚱뚱한데 지가 왜 우는거야?"

" 아주 기분나빠 죽겠네?"

" 지금 내가 뚱뚱해서 부끄럽다는 거야?"

"어이가 없구만"


'그럼 제대로 먹을 시간도 없고, 하는 일도 많고 더군다나 남편도 없는네.. '

'나참.. 어이가 없어'

'지는 무슨 평생 날씬 할 줄 아나보지?'

'나가봐 다 내 몸매지 엄마들이 다 그런거아냐?'

' 고무줄 바지에 허리 가릴 수 있는 펑퍼짐한 티셔츠 하나 입고 뭐 대충 악세사리 한 개 하고 다니는거 아냐?'

' 내가 나가 보니 내 또래 엄마들 다 나랑 몸매 비슷하던데~~'


혼잣말을 계속 하는거보니 여간 신경이 쓰이는가보다.

입으로는 어쩌라구 말하지만 손으로는 초록창에 다이어트 보조제, 다이어트 약을 찾고 있다.

가장 빠른 방법, 2주안에 '어머어머 한약 14 알 만 아침 저녁으로 먹으면 된다구?',

'어머어머 이거 먹구 이 사람 8킬로 빠졌네.'

전화번호를 메모한다. 한의원 지도도 다운받는다.

당장 내일 가볼테세다.

적어도 자식세끼가 내 몸 때문에 눈물이 난다하니..

그럼 뭐.. '빼면되지,, 그런데 어느 천년에 살을 빼'

'여기 대게 유명한거보니 엄마들 여기 진작에 가서 약 받아왔구먼..'

다음날 행동으로 옮긴다.

빠르게 인터넷으로 다이어트 한의원  예약을 하고 시간에 맞추어 차를 끌고 간다.

다이어트 전문 한의원이란다.

나의 체질에 맞는 상담? 뭐 그런게 아닌가보다.

대충 몸만 보면 감이 오시는지 콩알보다 작은 한약 알갱이를 보여주면서 14알씩 아침 저녁으로 먹으면 된다고 한다.

그러면 바로 입맛이 없어지고 식욕이 떨어질거라는거다.

감사하다고 고개를 떨구어 인사하고 원장실에서 나왔으나 그닥 감사하지 않았다.

초기 진료라도 봐야 저 약을 탈 수 있는 거구나 싶어 들른건데.

친정언니가 너 먹으면 내 약도 받아 오라해서 간호사한테 오지는 않았는데 살짝 언니약도 줄 수 있냐하니 뭐 당연한 말씀을... 하는듯 물건을 건네준다.

"언니 언니,, 언니꺼 사는 바람에 나 8만원이나 할인받은거 같애"

"일단 언니는 먹지 말아보구, 몸에 이상이 있을 수 도 있으니 내가 먼저 먹어볼테니. 기달려.."

이 와중에 오지랖도 부려본다.

언니 "희수 미친거 아냐?" 어떻게 지 엄마 뚱뚱하다고 울어?" 예은이도 그랬어?"

"얘얘 우리집은 애 어른, 다 뚱뚱하잖아. 우리집에서 너 살았으면 우리 애들한테 그런 소리 안듣지~ 뭔소리야~"

아무튼 빠른 해결은 이 방법밖에 없으니 잘 한 결정이라 생각하며 한의원을 나온다.

하루이틀 먹어보니 매직이라도 걸린듯 귀신같이 입맛이 없다.

점심은 늘 순대, 떡볶이, 김밥, 라면 등 분식위주로 빠르게 해결했는데 맨 정신으로는 그런 음식들을 끊을 수가 없는데 정말이지 생각이 나질 않는다.

점심만이 아니다, 저녁에도 입맛이 없다.

"아니 진작 이런게 있다는 걸 알았다면 도대체 왜 식탐 탓을 했을까?"

하루 이틀,, 일주일,,,

영양제 통에 들어 있는 듯한 다이어트 한약통을 보는데.. 알을 세어 먹기가 싫다.

사는 재미가 없다.

입맛은 떨어졌지만 겨우 먹는재미라도 있었는데 그 마저를 뺴앗긴 느낌이다.

한 2주쯤 지났을까? 몸무게를 쟤어 보니 3킬로에서 4킬로 정도 빠진 것같다.

어느 누구도 나에게 살빠졌다 묻지를 않는 것보니 티가 나지 않나보다.

티비에서 선전하는 맛있는 음식을 보니 약이 먹기 싫어졌다. 한번인데 뭐~ 하며 저녁에 살짝 약을 먹지 않아보았다.

다음날 저녁은 불금! 이렇게 한 주도 열심히 살았는데 치킨 배달에 맥주한잔? '그래그래~ 2주동안 얼마나 재미없었는가?' '하루쯤이야 뭐'.. 발 빠르게 주문한다.

 갓 도착한 치킨을 여는 순간 따뜻하고 바삭하고 입에 데어보니 꿀꺽꿀꺽 잘도 넘어간다.

야식 상도 물리지 않았는데 졸음이 쏟아진다. 그대로 소파로 직행! 꿀잠이 따로 없다.

밤 11시에 눈이 떠져 아주 잘 잔것만 같다.

와우~ 온전한 내시간 밤 11시부터 새벽 2시 사이!

자연스럽게 드라마 시리즈를 돌려본다. 눈은 티비앞으로 몸은 소파에 누워 리모콘만 까닥까닥 최고의 휴식같다.

방해받지 않으면서 뭔가를 하지 않고 숨만 쉬고 있으면 화면이 알아서 바뀌어 주고 대사도 알아서 쳐주니.. 이게 휴식 아닌가?

한약 다이어트는 안되곘다. 입맛이 없어지기는 하나 점점 약알이 부은듯 많은 것 같고 먹기가 싫어진다.

꽉찬 3통을 받아와 1통의 절반도 먹지 못했으나 언니와 1+1으로 사서 손해보지 않고 저렴했다는 이유로 안 먹어도 그만이다.

스윽 그 사건이 있은 후 슬그머니 내 일상으로 다시 돌아왔다.

가방을 메고 모임에 갔다가 종종걸음으로 걸어가는데 시내라 그런지 쇼윈도우의 큰 거울이 많다..

거기에 비쳐진 내 모습은 그냥 동네 아줌마, 아니 동네 아줌마들 보다 다소 뚱뚱한, 스스로는 통통하다 말하고 싶은 상태! 예쁘지가 않다. 버스정류장에서 꼼꼼히 다른 사람들의 옷차림, 모습을 쳐다보기 시작헀다.

역시 시선이 꽃히는 사람은 내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젊어보이고 이쁜 몸매의 자기관리 한 듯한 여자들이다.

'치, 돈도 있고 시간도 있으면 연얘인 뺨치게 누가 관리를 못해?" 시간 많은가 보지, 돈 많은가 보지..

"에이고 그래 니 팔자 좋다."

버스 정류장에 내려 집 앞 상가를 지나치는데 '허벌라이프" " 몸의 독소를 빼주는 앉아만 있으면 땀을 배출해주는 건식 사우나?

'찾았다. 저기가 진정 나의 다이어트가 가능한 장소'

첫번째는 집앞 상가다. 걸어서 1분이다. 두번째는 알아서 무슨 차를 한통 가져다 주면 건식 사우나 같은 고열의 의자에 들어가 앉으면 무릎덮개같은 것이 덮어지면 15분 책을 볼 수도 있다.

땀도 배출하고 배출될 수 있도록 차도 주고,,, 휴식도 취하고 1석 2조다.

나도 이제 곧 버스 정류장에서 봤던 자기 관리 잘 해보이는 돈많은 여자 처럼 될 수 있다.

자세히 보니 이곳에 오는 다른 여자들은 쉐이크도 먹는다. 배고프지 않고 배부른데 다이어트가 된다는 점심대용 쉐이크다.

밤에는 잠도 잘와야 한다하니 분유통같이 생긴 식품보조제를 구매해서 밤마다 한스푼씩 물에 타먹으면 잠도 잘온다했다.

쉐이크 비용 추가+ 식품 보조제 추가 3개월을 한꺼번에 3개월 할부로 결재!

돈많은 여자는 아니지만 돈을 버는 여자니 3개월 할부로 한들 한끼 거한 외식 쏘았다 생각하면 그만이다.

주문한 봉지 봉지를 양손가득 챙겨 집에 들어간다.

근데 나 이상하다. 뭔가 내 자신이 부끄럽고 창피하면 다이어트를 하는 이상한 느낌이 든다.

이게 맞는거겠지? 맞나?4  

매거진의 이전글 엄마가 뚱뚱한데 니가 왜 우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