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사람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 ‘이상함’
[한국심리학신문=노민주 ]
2024년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제28회 BIFAN)’가 7월 4일(목) 개막식을 시작으로 7월 14일(일)까지 총 11일간 진행된다.1997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28회를 맞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부천국제영화제)는 ‘이상해도 괜찮아(Stay Strange)’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있는 아시아 최대·최고의 장르 영화제이다. 올해는 부천시청·한국만화박물관·CGV 소풍·부천 예술 벙커 B39 등 경기도 부천시 일대, 그리고 온라인 영화 플랫폼 웨이브(wavve)에서 다양한 영화를 선보인다.
올해는 개막작 <러브 라이즈 블리딩>, 폐막작 <구룡성채: 무법지대>을 비롯해 국제 장편 경쟁 부문인 ‘부천 초이스’, 한국 장편 영화 경쟁 부문인 ‘코리안 판타스틱’, ‘매드 맥스’, ‘아드레날린 라이드’, ‘메탈 누아르’, ‘메리 고 라운드’, ‘저 세상 패밀리’, ‘스트레인지 오마쥬’, ‘엑스 라지’ 등 다양한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부천국제영화제가 사람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상해도 괜찮아(Stay Strange)’라는 슬로건에서 알 수 있듯이 부천국제영화제는 ‘이상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다.
부천국제영화제를 대표하는 장르는 ‘호러’이다. 호러 장르는 죽음, 귀신, 괴물, 살인마 따위를 소재로 하여 두렵고 무서운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분야를 뜻한다. 다양한 장르 영화들을 상영하지만, ‘아드레날린 라이드’ 섹션을 통해 다양한 신작 호러 영화 라인업을 영화제 기간 만날 수 있고, 괴담 캠퍼스를 통해 괴담 창작지원, 괴담 아카이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에 ‘호러 장르’는 부천국제영화제의 대표 장르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호러’는 이상함을 통해 사람들을 이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상함에서 오락적 공포를 느낀다. 마치 어린아이가 예측할 수 없는 이상한 상황과 물체를 알아가고, 즐기면서 놀이하는 것처럼 이상함을 파악하면서 놀이하듯이 공포를 느끼는 것이다. 오락적 공포는 즐거움과 두려움 사이의 일종의 스위트 스폿(SWEET SPOT)에 위치하게 되고, 엔도르핀과 도파민 같은 화학물질을 통해 즐거움을 극대화한다.
호러 장르가 이상함을 통해 사람들을 이끌고, 사람들은 호러 장르를 통해 즐거움을 느끼며 계속해서 호러 장르를 찾게 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호러 장르를 찾는 사람들에게 부천국제영화제의 이상함은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부천국제영화제가 실험적이고 모험적인 장르물을 상영하는 것은 모두가 익히 아는 사실이다. 올해의 개막작 <러브 라이즈 블리딩>은 LGBTQ, 로맨스, 범죄/누아르, 스릴러 요소 모두를 포함하는 파격적인 체험으로 관객들에게 충격과 쾌락을 선사한다. 그 외에도 255편의 실험적이고 모험적인 새로운 영화들을 통해 관객들에게 부천국제영화제에서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선사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다양한 시도를 한다. 부천국제영화제는 2016년 국내 국제영화제 중 처음으로 VR·XR 부문 프로그램 ‘비욘드 리얼리티’를 개설하여 새로운 실감형 콘텐츠 문화 시대를 열었다. 올해는 대한민국 국제영화제 최초로 AI 영화 국제경쟁 부문을 도입하고, AI 콘퍼런스를 개최함과 동시에 이전부터 운영해 온 산업프로그램 B.I.G와 XR 콘텐츠 사업 비욘드 리얼리티, 그리고 IP 육성 사업 괴담 캠퍼스를 통합하고, AI 부문을 신설한 ‘BIFAN+’라는 새 브랜드를 만들어 AI와 영화제의 만남을 시도한다.
영화제와 VR, 그리고 AI의 만남은 자칫하면 이상하다 느껴질 수 있다. 그렇지만 부천국제영화제는 이상함에서 멈추지 않고 새로움과 함께 공존시켜 관객들에게 영화에서도, 영화 밖에서도 다채로운 신선함을 느끼게 해준다.
부천국제영화제가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는 이유는 ‘이상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상함을 통해 공포를 느끼고 새로움을 경험하며 이끌리게 된다. ‘이상함’은 정상이 아닐 때 쓰는 말이지만 정상이 아니면 어떠한가, 옳고 그름이 뭐가 중요한가. “이상해도 괜찮아”라는 말은 어떻게 보면 우리가 영화제에게 하는 말이 아닐까?
출처
Playing With Fear: A Field Study in Recreational Horror. Andersen et al. (2020)
http://www.psytimes.co.kr/news/view.php?idx=88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