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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퐁당 Jun 03. 2023

맴매



15개월 아기가 ‘맴매’ 소리에 입을 삐쭉삐쭉하더니 ‘에에엥~’ 하며 입을 크게 벌리고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떨어지며 목을 놓아 운다.


맴매를 언제부터 인식했을까?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놈 혼나~’ 소리에도 별 반응이 없었는데, 어느 순간 ‘맴매’라는 말이 나왔고 거기에 액션까지 더해 옆에 있던 젓가락으로 때리는 시늉을 하며 ‘맴매 맴매’ 했더니 입을 아래로 내렸다 위로 올렸다롤 시작으로 울음이 터진다. 이토록 이보다 더 귀여울 수 있을까? 이유도 없이 맴매를 남발한다. 영문도 모르는 아기는 입을 삐쭉 덴다.


맴매는 어린아이들이 매를 이르는 말로 어린아이를 매나 손으로 체벌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보통 '이놈 맴매한다!'라고 아이에게 경고를 줘서 아이가 행동을 바로 하도록 하는데 쓰이는 게 보통으로, 인터넷 등지에선 여기에 유래가 되어 ‘때리다'는 의미로 사용하기도 한다. 비슷한 말로 ’때찌‘라고도 있다
나는 절대 매를 들지 않는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말에 나는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때리는 것은 폭력이며 폭력은 그 누구에게도 사용하면 안 된다. 하물며 아이에게는 더욱더 사용해선 안된다.
나는 매를 들어본 적 없고 맴매라는 말도 한적 없는 것 같은데 순간 떠오르는 것은 어린이집에서 ‘맴매했나’라는 생각이다. 어린이집을 믿고, 너무도 좋은 선생님 덕분에 마음 편하게 맡기고 있고, 아이 또한 어린이집 문 앞에서 뛰어들어가는데도 나는 어린이집을 순간 떠올린다 TV에 나오는 여러 사건들로 인해 어린이집에 대한 불신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거 같다. 하지만 난 내 아이의 어린이집을 믿고 담임 선생님을 믿는다. 내가 모르는 사이 또는 주변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나 이모까지 어딘가에서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말이다. 언젠가 내가 했을 수도 있겠지.


아기의 반응이 너무 귀여워 맴매를 남발했더니 이제 맴매라고 말하면 웃는 경지에 이르렀다.
‘아쉽다!’ 너무 사랑스럽고 귀여운 울아기의 삐쭉거리는 입을 보기 위해 난 또 맴매를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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