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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니 Jul 29. 2024

어디까지가 사랑일까, 메디슨 카운디의 다리

비난할 수 있어도 비판할 수 없는 사랑에 대하여


소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킨케이드와 프란체스카의 나흘간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사랑의 본질과 가치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1960년대 미국 아이오와 주의 메디슨 카운티를 배경으로 한 소설은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사진을 찍으러 온 사진작가 '킨케이드'와 가정주부인 '프란체스카'의 운명적인 서사를 그리며, 중년의 사랑 그리고 나흘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진전되는 폭발적인 감정, 사랑에 대해 독자들에게 공유합니다. 


운명같이 첫 눈에 반한 두 사람의 마음은 사랑이 주는 짜릿함을 여과 없이 드러냅니다. 다만 둘의 관계가 불륜의 형태를 띠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이 소설을 읽는 독자에게 편치 않은 마음을 지게 하죠.  


결국 둘은 가족과 삶을 위해 각자의 길을 걸으며 여전히 마음 속에서 서로를 잊지 못한 채로 늙어가며 이뤄지지 못한 사랑이 어떻게 끝나는지를 아련하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들의 관계를 사랑으로 봐야할 지 불륜으로 봐야할 지 끊임없이 독자에게 판사봉을 건네 주며 시험에 들게 만들죠. 


불륜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어도 이들의 사랑이 서로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결코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소설은 계속해서 묘사 하거든요. 이들 사이에서 피어난 감정이 얼마나 순수하고 아름다웠는지, 그 순간의 선택이 자신의 삶의 의미와 가치관을 통째로 바꿔버렸는지를. 


하지만 이뤄지지 못했다고 불륜이 아니라 단정할 수 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빼앗길 수 있어도, 그 마음이 비집고 들어올 여지를 주었다는 면에서 킨케이드와 프란체스카에게 면죄부를 쥐어줄 수는 없어요. 그래서인지 가족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이 우리가 이들이라도 다른 선택을 했을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만들죠. 


"할 이야기가 있소, 한 가지만. 다시는 말하지 않을 거요,  누구에게도. 그리고 당신이 기억해 줬으면 좋겠소. 애매함으로 둘러싸인 이 우주에서, 이런 확실한 감정은 단 한 번만 오는 거요. 몇 번을 다시 살더라도, 다시는 오지 않을 거요." 


사랑, 그것은 제게도 어려운 난제입니다. 살면서 사랑을 믿지 않았었고 확신이 없어 끊어진 관계만 있었으며 그마저도 사랑이라 발음하지 힘들었던 지난 날을 회고 하다 보면 이들의 사랑은 말 그대로 살아있는 '사랑'이로구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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