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열일곱 살 소녀의 고백 (2)
오늘, 시로 다가온 소녀
어머니에게로 울리노라
그리움으로 서성입니다
잿빛 하늘에
나의 색을 만들어봅니다
그리고 당신의 빛을 만들었지만
우리들의 빛은 섞이지 않았고
서로를 밀어버립니다
그리움이여
그리움이여
보고싶은 사람이여
돌아오지 못할 사람이여
그러기에 더욱 그리운 사람이여
나의 피를 주신 분이여
붉은빛 젊은 피를 주신 분이여
내게 피를 주시고 내게서
맥박을 거두신 분이여
그러기에 서럽게 느끼게 하는 분이여
세월이 흐를수록
자꾸만 그리워지는
그대는 어째
나의 맘을 외면하나요
흔들리는 이름 없는 갈대가 되어
이렇게 기다려야 하나요
물살이 거세게 다가와
거둔다 할지라도
이렇게 물을 자르며
눈물로 기다려야만 하는가요
봄이여 지금 오고있는가
봄이여
너는 지금 오고있는가
날씨가 매섭고 차가운 것은
네가 오기위한 발버둥이던가
봄이여
너는 지금 오고있는가
한낮에 푸르른 하늘을 내고
새가 날게함은 네가 오기위한 준비이던가
봄이여
소리없이 오고있는 것은 아니던가
아니던가
봄이여, 봄이여
끝없이 약동하는 봄이여
색을 가지고 초록빛 푸른빛 자연빛을 가지고
소리를 가지고 발버둥치는 소리모양소리
새들이 노래하는 소리 자연이 일어나는
소리를 가지고
너는 지금 오고있는가
고독이란 이름으로
고독이란 이름으로
비가 내린다
모든 허물을 씻겨줄것만 같던
그런 빗방울은
모든 허물을 내리기만 했을뿐
착찹한 마음을 더욱 가한다
고독이란 이름으로
비가 내린다
그러기에 나는 항변하지 못하리라
고독한 사람은
누군가 고독이란 이름을 사용할 때
그에게 항변하지 못하니까...
고독이란 이름으로
비가 내린다
끝없이 갈구하고 있는 것은
고독을 피하고픈 또다른 하나의 고독이었던가
끝없이 항변하고 있지만
아무것도 항변되지 않음은
나 자신이 고독하기때문이 아니었던가
빛
보라. 저기 저 빛이.
저 둥근 달이 저기 저 하늘에
웃고 있다. 온 세상의 등불을 누르고
저렇게 환히 웃고 있다. 비교되지 않을 만큼
맑은 저 웃음은 차가운 하늘의 냉혹함 속에서
은은한 자태를 더욱 돋보인다.
고개를 들어 나의 이 흐릿한 눈으로
저 달을 보았을 땐 아주 깨끗했다.
아기의 깨끗한 눈처럼.
지금 다시 저 달을 보았을 때
달은 내게 미소 짓는다.
세상의 모든 것을 보고 있지만
너는 달관하여라. 모든 것을 입가의
웃음으로 보내어라.
가을날, 소녀의 낙서
행복은 언제나 기다리죠
그저 오면 왔노라 하고 가면
애타게 잡고 싶어도
그저 가면 가노라 하고 알죠
그저 미소만 지을 뿐
그 미소가 한탄과 설움의 미소임을
누구도 모르리라
오직 소녀만의
느낌이랍니다
12월 오후, 소녀의 낙서
꿈을 보냅니다
다시 흩어져 부서집니다
이젠 그렇게 지쳐가는 갈잎이
되었습니다
언제나 물살을 가르며 갈잎은, 모습은
모두가 고스란히 소녀에게 되돌아오곤 하죠
그대! 기다립니까!
소녀의 희망을 믿습니까
언제나 그립게 그리웁게 짙어 오는
우리들의 영상처럼
그렇게 자욱이 자욱이 밀려옵니다
갈잎은 흐르는 구름도 가르지만 역시 그래도
구름은 제자리로 돌아가선
아무일 없었단 듯
갈길을 가고 있습니다
하늘의 저 새도 붙잡았지만
물결을 출렁이고는 다시
돌아가더이다
그렇게 소녀는 꿈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