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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도리 Apr 22. 2024

단독 주택에 살고 싶은 로망

아파트와 주택에 대한 생각

최근에 전주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지에서 숙소를 고를 때 나는 호텔보다는 독채 펜션을 선호한다. 쾌적한 공간에 다양한 부대시설이 즐비한 호텔에서의 하루도 좋지만, 그보다는 하나의 공간을 온전히 내 마음대로 활용하고 머무를 수 있는 독채 숙소의 아늑함을 좋아한다.


이번 여행에서는 한옥으로 된 독채 숙소를 예약했다. 번화한 거리에서 살짝 벗어난 조용한 동네에 자리한 숙소. 마당에 정원을 품고 있는 구조로 들어서는 순간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이다.



정원을 바라보며 마루에서 차를 마셔도 되고, 테이블에 앉아 고요함을 즐기며 책을 읽어도 좋다. 집이란 '쉴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하는데 온전한 쉼을 경험할 수 있는 완벽한 분위기였다.



아파트와 비교해 단독 주택이 갖는 가장 큰 매력이 바로 정원을 품고 있는 마당이 아닐까.



숙소의 내부는 전통미가 느껴지는 한옥 구조에 깔끔한 화이트톤으로 인테리어를 더해 모던한 분위기도 느껴진다. 한옥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편안함과 쾌적함을 주는 공간이다.



푹신한 소파에 누우면 중문을 통해 정원을 바라볼 수 있다. 아침이면 새소리가 들려오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들을 바라볼 수 있다.



깔끔한 구조의 주방. 요리라고는 계란후라이밖에 하지 않는 나조차 칼질을 하고 싶어 진다. 어쩌면 요리를 멀리하게 된 이유가 주방의 문제일 수도(?)라는 생각을 잠깐 해본다.



주방에서도 창을 통해 자연을 느낄 수 있다. 곳곳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어서 좋은 공간이었다. 앞서 말한 정원과 같이, 자연을 가까이할 수 있다는 것이 단독 주택의 큰 이점이다. 물론 그만큼 관리하기 위한 노력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안쪽에 자리한 침실에서는 포근함이 느껴진다. 침대보다는 높이가 낮은 매트리스가 이런 한옥 구조에는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마루 바닥에 앉아있다가도 편하게 오를 수 있는 구조라 안정감이 느껴진다. 창가에서는 햇살이 내려오고 맞은편의 문을 열어두면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어둠이 깔린 숙소에는 적막이 가득하다. 고요한 공간에 차분함이 더해져 잔잔한 음악을 듣기에도 좋고, 하루를 돌아보며 생각을 정리하게 된다.



새삼 사람에게 공간이 주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날씨가 기분에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머무르는 공간도 우리의 감정과 상태에 영향을 준다.


그렇기에 좋은 영감과 영향을 주는 공간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이 되니 새소리가 잠을 깨운다. 잠이 덜 깬 얼굴로 마당에 나와 기지개를 한번 켠 뒤, 물을 끓여 차를 내린다. 아쉽지만 찻잎의 향이 너무 강해 다시 커피를 내렸다.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다 보면 오전이 금방 지나간다. 하루만 머무른 일정이 아쉬울 정도로, 정말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자취를 하며 자연스레 오피스텔과 빌라, 그리고 근처에 위치한 아파트들을 보며 살아왔다.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집 = 아파트'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하고 있는 것 같다. 쾌적한 공간과 좋은 상권, 투자 가치와 교육 환경을 생각한다면 어쩌면 당연한 생각이다.


그렇다 보니 사람들의 주거 환경이 점점 획일화되어간다. '국민 평수'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우리는 획일화된 환경에서 살고 있다. 사람들이 가진 특색도 생각도, 관심사도 다를 텐데 똑같은 형태의 똑같은 구조를 가진 똑같은 아파트에 살아가기를 원한다.


주거 공간도 좀 더 다양한 형태를 갖추면 좋지 않을까.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개성을 가지고 살아가는데, 각자의 개성과 생각을 담은 집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말하는 나조차 언젠가 아파트에 입주할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마음 한 켠에 단독 주택에 살아가는 꿈을 품어본다. 그 형태가 어떻든, 나의 취향과 생각을 담아낸 공간을 언젠가는 갖게 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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