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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수 Jul 19. 2024

탐험의 세계로

1일 담임 2일 차. 20년 동안 담임을 해 왔던 경험이 있어서 이쯤이야라는 생각으로 하루를 보냈는데 교실을 떠난 공백이 너무 크다. 하루 아이들과 생활하고 기진맥진. 우리 선생님들이 참 대단하다. 교감 생활하면서 힘들다고 불평하지 말아야겠다. 민원 처리, 사안 처리, 행정 처리 3종 세트는 담임 선생님의 노고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오늘 통합교과 주제인 탐험으로 2차시 수업을 해야 한다. 머릿속으로 곰곰이 수업을 구상하다가 실제 체험 중심으로 활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실 안에서도 아이들의 활동은 왕성하지만 야외에서는 주체할 수 없는 에너지를 발산한다.


학교 뒷산을 배경으로 '탐험의 세계'를 떠났다. 아이들 모두 데리고 숲 속 여행을 떠났다. 나를 따라 밖을 나온 아이들의 질문 공세가 끝이 없다. 눈에 보이는 자연 세계가 모두 호기심의 대상이었나 보다. 밭작물도 보고 곤충도 유심히 살펴보고. 특히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한 아이는 유달리 곤충에 관심이 많다. 대벌레부터 시작해서 온갖 곤충을 만져보고 소장하려고 한다. 한국의 파브르가 될 모양이다.


땀을 흘리며 밖을 다녀온 뒤 교실에서 진행한 수학 수업은 그야말로 조용 그 자체다. 아무래도 신체 활동 속에서 에너지를 많이 쏟은 탓도 있지만 시원한 교실 안이 바깥 활동보다 편안한 모양인가 보다. 재잘재잘하는 빈도도 많이 줄여 들었다. 물론 급식을 먹고 나서는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갔지만 말이다.



다음 주 월요일은 일단 관내 보결 강사를 요청해 놓았고 방학식 날까지 이틀 정도는 내가 다시 담임을 맡아야 할 것 같다. 이틀째 아이들과 함께 지내다 보니 아이들의 특성이 조금씩 파악된다. 아직 아이들을 바라보는 감각이 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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