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을 열면 비스듬히
가슴 저려내는 가을바람
어린 햇살을 간질이어
오늘도 아침 마음
분주하기만 한데
허리 숙여 가며
얼굴 맞대고 깔깔대는
가을 유혹에
이름처럼 코스모스는
간드러지고
이름답지 않은 개망초
아름답기만 해
스쳐 가는 길모퉁이
여름 내내 익은 왕벚 이파리
작게 한입 앙증맞게
베어 먹힌 가을 한 자락
가슴을 열면 다가오는
따사로운 기운
건드리면 바스러질까
두려움에 그냥 보기만 할 뿐
창을 열어젖히기만 해도
시원한 향기 속 그대와 함께
숨을 쉴 수 있어 벅차오름에
더는 바랄 것 없네
2024.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