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튀김 속 철학
어렸을 적, 내가 가장 사랑했던 건 분식집 유리창 너머에 있던 새우튀김이었다.
빵 부풀어 오른듯한 튀김옷이 “나 좀 집어 가” 하고 손짓하는 것 같아서,
용돈만 생기면 맨 먼저 고른 메뉴도 늘 새우튀김이었다.
문제는, 한 입 베어 무는 순간부터였다.
겉은 그렇게 바삭하고 화려한데,
안에 들어 있는 새우는 생각보다 늘 작았다.
어떤 날은 거의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때마다 살짝 배신당한 기분이 들었다.
“왜 이렇게 비어 있어?”
배를 채우고 싶어서 고른 건데,
정작 내 안에는 이상한 공허함만 더 차오르는 것 같았다.
커서 보니, 인생이 꼭 새우튀김 같다.
겉은 바싹한 소리 내며
“나 꽤 괜찮은 삶이야” 하고 광고하는데,
막상 베어 물어보면 알맹이가 생각보다 듬성듬성해진 날들의 연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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