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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naissance Nov 07. 2024

불혹이 넘으면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 걸까

사람은 각기 나름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간단할 수록 정신이 건강한 것 같다. 애초에 스트레스가 안 쌓이는 성격이 가장 좋겠지만, 그런 사람은 극소수고,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고 그것을 해결할 나름의 방책을 가지고 있다. 나에게도 다양한 방법이 있었지만, 불혹이 넘게 되자 점차 하지 못하게 되는 방법이 많아졌다. 노화의 개같음에 대해 또 하나의 글을 싸지르려 한다. 


음악을 크게 듣는 다거나, 술을 진창 마신다거나, 밤새 춤을 춘다거나, 녹초가 되도록 격렬한 운동을 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가장 많은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이젠 스트레스가 풀리기 보다는 귀가 아프고, 다음날 숙취가 더 힘들고, 밤샐 체력 자체가 없으며, 격렬한 운동 후 회복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체력, 즉 몸의 건강을 전제로한 스트레스 해소 방법은 불혹 이후론 잘 쓰지 못한다. 이제 새로 생성되는 세포보다 죽는 세포의 수가 많은 나이이고, 재생산 되는 세포 수는 더욱 줄어들 것이며, 오늘이 내 남은 인생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날이다. 새로운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아야한다. 


제일 먼저 줄인 것은 술이었다. 술을 진창 마시고 전두엽을 마비시킨 후 응어리진 감정을 분출해내면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몸이 너무 힘들게 되니 술을 더이상 진창 마시지 못하게 되었다. 나이가 들수록 잠도 잘 자지 못하니, 술을 진창 마시고 다음날이 없어지도록 푹 잘 수 없게되면 술은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술의 도움을 받지 못하니 큰 음악을 듣고 몸을 흔드는 것도 재미가 덜하다. 자연스럽게 유흥 쪽은 스트레스 해소 방법에서 배제되게 된다. 그럼 남은 것은 운동인데, 그러다보니 운동에 너무 집착하게 되더라. 일주일에 네 번을 역도를 했고, 그런 생활을 1년을 하니 점점 다루는 중량의 무게가 늘어났다. 기량이 느는 건 기분 좋아야할 일이지만, 늘어나는 기량을 몸이 받쳐주질 못한다. 이젠 고중량을 다루고나면 일주일은 쉬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호흡이 돌아오지 않아서 어딘가를 다치거나, 몸에 염증이 생긴다.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호흡이 딸린다는 사실도 불혹이 되고서야 알았다. 늙으면 숨도 제대로 못 쉰다. 


코치가 운동을 좀 쉬면서 하라는 조언을 해줬다. 계속 되는 피로 누적으로 나도 별다른 대꾸 없이 수긍했다. 역도 대회를 코앞에 두고도 나는 쉬고있다. 차라리 그게 내 기량이 도움이 되는 것을 알기에. 그렇기에 생각이 많아진다. 이제 격렬한 운동도 놓을 때가 되었다고. 술을 안 마시게 된 것 처럼, 밤을 새면서 놀지 않게 된 것 처럼, 이젠 격렬한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도 놓을 때가 된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나는 어떤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해야 할까. 생각해보면 나는 평생 몸을 혹사시키는 격렬한 운동만 해왔다. 부상 없는 운동을 하는게 낫겠다는 판단으로 헬스장만 다녀보려 했지만 정적인 운동은 도저히 성향이 맞지가 않아 역도로 옮겨탔다. 하지만 이제 진지하게 운동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꿀 필요성을 느낀다. 40년 동안 살면서 익숙해왔던 방법들을 바꿀 때가 되었다. 어떻게 해야할지 솔직히 모르겠다. 


여전히 일이 없다. 커리어는 어떻게 될 지 오리무중이다. 그래서 쌓이는 스트레스는 날로 커져간다. 그래서 운동에 집착한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방법도 모르면서, 스트레스 해소법도 바꿔야 하다니. 그대 어떻게 살 것인가. 미야자키 상, 진짜 모르겠는데요. 제목 그렇게 지어놓고 왜 일말의 힌트도 안 주시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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