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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딜라이트R Dec 07. 2023

경쟁을 넘어 학습으로

어제보다 발전한 오늘을 위해서

백만 엘리엇 만들기


대면모금팀에 발령받은 후 데이빗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엘리엇은 리더십, 성품, 업무태도, 모금성과, 영성이 뛰어나 많은 이들의 신뢰를 받는 직원이었다.)

부서를 이동하고 며칠 지난날, 데이빗이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모금 트레이너를 세워보는 것 어떨까?"

"트레이너요?

"ㅇㅇ 헬스 트레이너처럼 직원들 모금역량을 단련시키는 거야!"

"오호??"


백만 엘리엇을 만들려면, 엘리엇을 교육자로 세우면 되었다. 팀에 모금 트레이닝 TF팀을 모집한다는 공지를 올렸다.


온갖 창의적인 방법으로 혼자서 한 달 정기후원금을 2~300만 원 모집해 오는 태양이.

친절한 말솜씨와 높은 공감력, 만나는 사람 대부분을 정기후원자로 만드는 순애.


엘리엇을 포함하여 3명의 모금 트레이너를 선발하고 모집을 종료하려는 순간, 비숍이 다급하게 TF팀에 참여하고 싶다고 지원했다.


네오와 매니저들, 데이빗이 의아해했다.


비숍은 평소 시니컬한 모습을 많이 보였고, 엘리엇이나 태양이처럼 모금성과가 특출 나지는 않았었다.

순애처럼 친절하게 무언가를 가르쳐줄 수 있는 스타일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고민하던 중 네오가 말했다.


"비숍이 모금은 잘해요. 그런데 괴물 같은 성과를 내는 몇몇 직원들에게 가리어져 상대적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것 같아요. 자유분방한 태양이, 순애와는 다르게 대면모금을 정석대로 하고 원칙과 규칙을 잘 지켜요."


‘아.. 비숍은 계속 2등이었구나.’




어릴 적 수영선수 시절이 떠올랐다. 나는 타고난 재능을 갖춘 동갑내기 친구를 단 한 번도 이길 수 없었다.

1등 할 때는 그 친구가 출전하지 않은 경기뿐이었다. 결과가 정해진 게임. 내 기록을 경신해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인정받지 못했다. 2등이니까.


2등도 무척 잘 한 건데... 변화를 위한 노력과 용기를 보인 비숍이 기대되었다.  


"모금 트레이닝 TF팀은 엘리엇, 태양이, 순애, 비숍. 4명으로 진행해 봅시다!"


실무만 해오던 담당자에서 교육자로서의 역할과 그에 따른 권한은 모금트레이너들을 춤추게 했다. 그들은 각양각색을 뽐내며 자신의 강점을 강화했고, 그 강점을 교육 대상자에게 전수해 주었다. 교육대상자의 성과가 향상되면 모금 트레이너가 함께 기뻐했고, 교육대상자는 도움을 준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1년 간의 TF팀 운영은 성공적이었다. 많은 직원들의 성과가 올라가며 역대 최고성과를 달성하는 해가 되었다.


그런데 몇몇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저는 태양이처럼 못하겠어요.”

“100명이 있으면 100가지 모습이 있어요. 다양한 모습을 인정해 주세요. “


모금트레이너처럼 하라는 교육은 교육 대상자의 완전한 학습으로 이어지지 않아 시간이 흐르면 교육받기 전 모습으로 회귀되기 일쑤였다.

최고모금성과 달성은 늘 불변의 인물이 차지해 대부분의 직원들은 2등의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스포트라이트는 특정 직원들만 받기에 열심히 할 의지가 안 생긴다는 직원, 업무 소진이 와서 활력을 잃는 직원이 여전히 있었다.


우리는 왜 2등 감옥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쇼미더머니 비와이, 언프리티랩스타 치타, 고등래퍼 김하온, 피겨여왕 김연아...

다양한 경쟁상황 속 우승자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검색(김연아 스트레칭할 때 하는 생각)


이들의 공통점을 알겠다.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 좋아서> ,  <대의를 위해서> 탁월함을 나타냈다.

그냥 즐겼고, 사사로운 이익보다 더 큰 의와 뜻을 위함이었다.

경쟁자가 아닌 ‘어제의 나’ 또는 ‘하나님’께 시선이 있었다.

누군가를 이기기 위해 경쟁에 임하는 사람이 없었다.

어느 경쟁에서 2등을 하거나 우승을 하거나... 결과에 상관없이 스스로 최선을 다했기에 그저 기뻐했다.


그들은 경쟁으로부터 자유했다.


우리는 매 순간 나보다 잘하는 동료와 비교했다.

모금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찰보다 모금액에 대한 평가에 너무 집중되고 있었던 것 같다.

우리 직원들의 시선을 ‘나보다 잘하는 동료’가 아닌 ‘대의’와 ‘나 자신‘으로 돌릴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는 결심이 들었고, ‘학습’만이 어제의 나보다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되었다.


어떻게 하면 경쟁하는 조직이 아닌 학습하는 조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


1. “누구처럼 해.”라는 말부터 수정했다.

나부터 직원을 비교하지 않도록 조심했다.

2. 잘하는 직원의 기준을 다양하게 세우고 공개적인 칭찬과 격려를 시작했다.

모금액(개발과 납입), 후원자 수, 협동력(협조력), 창의력(기획력), 팔로우십(리더십) 등을 동료 간 인정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3. 개인맞춤 피드백을 강화했다.

성과분석 방법을 세분화하여 데이터가 기반이 된 피드백을 개별로 주어 스스로 개선하고 보완할 부분이 무엇인지 정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왔다.

4. 지식을 정리하고 공유하는 것을 중요하게 실천했다.

잘하는 직원의 암묵지와 기술, 비언어적 표현, 언어적 표현을 직원과 함께 연구하고 분석하여 성공요인과 실패요인을 찾아내었다. 이 요인을 많은 직원들이 자신의 방법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계속 제공했다.

그리고 지식을 공개한 직원과 적용한 직원을 반드시 칭찬했다.

동료의 자신감 향상과 소외계층을 위한 지원사업 확대를 위해 자신의 지식을 가감 없이 공개한 직원의 마음에 감사를, 지식이 신입직원의 것이더라도 배우고자 하는 겸손한 마음과 새로운 것을 실천해 보는 용기에 감사를 꼭 표현했다.

5. 아무것도 하지 않는 직원, 배우려는 의지가 없는 동료에게 학습과 실천을 계속 권고했다.

(그래요. 잔소리했습니다..ㅎ)

6. 우리들이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최종적으로 이루고 싶은 게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꾸준히 던지고, 우리의 미션과 비전을 함께 실현시켜 가기 위해 노력했다.

부서 직원교육 담당자들과 함께 조직의 인재상과 개인이 생각하는 인재상, 자신의 현재 모습을 비교해 본 후, 바라는 인재양성과 조직문화 형성을 위한 인재 발굴, 개발, 보상 전략을 다시 수립하고 실행해 나갔다.


이후 모금 트레이닝을 비롯한 모든 직원 교육 프로그램은 순전히 직원 욕구 중심, 철저히 현장중심으로 맞추어 기획하고 진행했다. 신입직원 인큐베이팅, 재직직원, 주니어리더그룹, 리더그룹의 수준에 맞는 교육을 촘촘히 설계했고 이를 "그물망 교육 시스템"이라 이름 붙였다.


직원들은 서서히 학습문화에 스며들었고, 서로를 향한 칭찬, 격려가 몸에 배어지기 시작했다.


5년 동안 모두의 끈질긴 노력으로 올해 부서원 30명 중 15명 이상이 우수모금인재로 인정받았고 17명이 자신의 업무지식을 다른 이에게 전파할 수 있는 지식카드로 정리해 내었다.


우리는 오늘도 학습하고 움직이고 있다.

어제보다 발전한 오늘을 만들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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