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복원
[이재의 글]
Operation Night Watch
대학원 진로를 결정하기 위하여 고민하던 중에 수강했던 Sotheby’s Institute of Art의 단기과정 커리큘럼 중에 왕실컬렉션 복원 전문가를 만나는 기회가 있었는데, 많은 초빙 중에 가장 인상 깊은 강의였다. 이 강의를 듣고 나는 복원에 대해 공부를 해볼 것인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을 해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엄마한테도 미술품 복원은 나랑 맞을까 고민이 된다고 하니 어릴 때부터 나의 손재주를 높이 평가해 준 엄마는 그것도 괜찮을 거 같다고 하셨다. 그리고 엄마가 본 일본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에서 남자 주인공이 피렌체에서 고미술 복원을 공부한다고, 영화를 한번 보라고도 하셨다.
강의를 해주셨던 분은 그 당시에는 살아계셨던 엘리자베스 2세(1926년-2022년 9월 8일) 여왕의 컬렉션과 왕실 소속의 여러 궁전에 있는 미술품의 총괄 관리인이셨다. 매년 국가에서 미술품 관리 예산을 책정받으면 여러 궁전의 부서들과 회의를 거쳐 당장 복원이 필요한 작품부터 상태가 좋은 작품까지 우선순위를 매겨서 예산과 시간을 배분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다고 하셨다. 이분의 강의를 통해 복원분야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되었고, 너무나도 멋진 일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대부분의 복원은 고미술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니, 고미술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Rijksmuseum Amsterdam을 방문할 때마다 만나게 되는 “여전히” 복원 중인 작품이 있다. Rembrandt (1606-1669)의 <The Night Watch>가 그 작품명이고, <Operation Night Watch>가 프로젝트 명이다. Operation Night Watch는 2019년에 시작된 미술계에서 가장 큰 연구 및 보존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는 세 가지 질문을 중점으로 시작되었다. 렘브란트는 The Night Watch를 어떻게 그렸는가? 그림의 상태는 어떠한가? 미래 세대들을 위하여 어떻게 보존할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들을 중점으로 보존가, 미술사학자, 과학자들이 협력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방문객들이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볼 수 있도록 특별히 설계된 유리방에서 복원을 진행하고 있다. 복원을 시작하기 이전에 캔버스를 나무틀에서 분리해서 맞춤형 스프링 시스템이 장착된 알루미늄 Stretcher에 다시 장착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 스프링 시스템은 캔버스의 장력이 고르게 분포될 수 있도록 하며, 스프링은 센서에 연결되어 있어서 장력을 모니터링하며 필요시에 조정할 수 있게 해 준다. 이 과정은 캔버스의 장력 조절을 통해, 작품의 변형을 방지하기 위해 필수적이었다. 이 작업을 마치고 나서, 2년 반 간의 작품 스캐닝과 심층 연구를 마치고, 2022년 1월 19일에 복원 단계에 진입하였다. 내가 찍은 사진은 2019년도에 방문했을 때 찍은 사진이니, 심층연구 단계에서 마이크로 스캐닝을 하는 과정이 담긴 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