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평범한 하루에도 이야기는 있다.
하루의 삶이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조용한 장면으로 시작해 긴장감을 만들고, 마무리는 작은 결말로 삶에 숨을 불어 넣는 하루이다. 어제의 하루가 그랬다. 순간 재미있는 생각이 떠오른다. 만약 이 날 하루에 영화 제목을 붙인다면, 나는 어떻게 부를 수 있을까? 하고 제목을 붙여본다.
<3분 전, 온 힘을 다해 터치다운!>
이맘때면 황사나 꽃가루로 인해 비염에 시달려 재채기와 콧물로 힘들어 하지만, 어제 아침 공기는 상쾌했다. 미루었던 이발을 하러 가는 길, 이리저리 불어오는 바람이 살 끝을 스치지만 싫지가 않았다. 거울 앞에 앉아 떨어지는 머리카락을 바라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오늘은 어떤 하루가 되면 좋을까?” 가벼워진 머리처럼 마음도 조금은 가벼워지기를 바랐다. 하지만 미용실을 나서자마자 현실의 무게가 다시 다가왔다. 강사 모집 공고 마감일이어서이다. 강의안을 완성하고, 강의 영상을 녹화해 제출해야 하는 긴박한 상황이 머리 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초안만 있었고, PPT는 손도 대지 못한 상태였다. 순간 ’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이 스치면서 마음이 무거워 진다.
책상에 앉아 강의안을 바라보며 제목을 몇 번이고 고친다. 부정적인 생각들이 스치지만, 손은 여전히 키보드와 마우스를 움직이고 있다. ‘설령 제출하지 못하더라도, 이 작업은 나에게 의미가 있어.’라며 스스로를 다독인다. 50페이지에 달하는 PPT를 완성하기 위해 열심히 달리고 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만 있었다. 시간은 내 마음을 모르는지 속절없이 흐른다. 마무리를 향해 가며 제출해야 할 서류들을 확인했다. 순간, 깜짝 놀랐다. 생각보다 작성해야 할 것들이 많다. 부랴부랴 문서를 작성했다. 이제는 마지막 5분짜리 강의 영상을 녹화해야 한다. 평소 잘 말하던 것들이 발음이 꼬이고, 생각이 끊긴다. 다시 녹음하고 또 녹음하고. 녹음하는 동안 시간은 점점 빠르게 지나간다.
이메일을 작성하고 제출 파일들을 미리 업로드 해 놓았다. 녹음 파일을 저장하고, 메일에 파일을 첨부하는 순간, 시계는 마감 3분 전을 가리키고 있다. 손에 땀이 맺힐 정도로 긴박한 순간이다. 마지막 확인을 거치고, 터치다운을 하듯 메일을 발송했다. 보내는 버튼을 누른 뒤, 나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하루가 끝난 것이 아니라, 한 편의 영화가 막을 내린 것 같았다. 드라마틱한 장면을 연출하며, 내 안에서 알 수 없는 것들이 꿈틀댄다. 포기하려고도 했고, 될 수 있을까?를 떠올리며 불안해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제출을 하면 작은 성취를 만들어 내었다. 마라코너가 기록은 세우지 못햇지만 42.195km를 완주했다는 기분이 들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돌아보면, 누구나 평범한 하루를 보내지만 자신만의 작은 드라마가 있다. 스스로를 응원하고, 불안을 견디며, 포기하고 싶던 마음을 이겨낸다. 누가 보지 않아도, 누가 박수를 보내지 않아도, 그것은 소중한 한 장면이다. 나는 영화 주인공처럼 그 하루를 살았다.
하루를 보내고 난 뒤, 당신의 하루에 영화 제목을 붙인다면 어떤 제목을 붙이고 싶나요? 제목을 정하고, 그 제목을 떠올리게 한 장면이나 감정을 글로 표현해 보세요. 아마 당신의 하루도,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로 남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