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완벽하지 않았기에, 더 근사한 하루

2부 평범한 하루에도 이야기는 있다.

by 지금은 백근시대

삼척으로 향하는 길을 길고도 묵직하다. 아침부터 코칭을 하고 있는 기관과 미팅이 있었고, 짧지 않은 대화를 나누면서 코칭이란 무엇인지 다시금 새기게 된다. 코칭은 방향을 제시하는 것도, 답을 주는 것도 아니다. 누군가의 곁에 조용히 함께 하며, Dancing을 하는 것이다. 코칭의 본질을 떠올리며, 조금은 다르게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일어난다. 늘 그렇듯, 나는 미리 준비하고 움직이는 사람이다. 그런데 사진 인화 주문을 하려다 파일이 보이지 않았다. 순간 당황했지만, 집에 도착하고서야 외장하드가 캐리어 안에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어이없어 웃음이 났다. '인생도 이런 게 아닐까?' 잃어버렸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늘 곁에 있었던 것들이 있을 것이다. 다만, 내가 잊고 있었을 뿐이다.


오후에는 강의와 코칭을 함께 준비하는 ‘커벤저스’ 팀과의 만남이 있었다. 그 자리에는 누구 하나 완벽한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각자가 가진 고유한 색과 작은 빛들이 반짝였다. 따뜻한 말투, 명료한 정리력, 안정감을 주는 표정들이 공존한다. 서로의 강점을 부러워하거나 비교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기쁘게 나누며 서로의 가능성에 대해 힘차게 응원한다. 부족함을 숨기지 않는 이 분위기 속에서 나는 ‘진짜 성장’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다. 함께할 때 자연스럽게 빈자리를 채워주는 것, 그것이 진짜 성장이다.


모임을 마친 후, 나는 삼척으로 향했다. 긴 운전 끝에 도착한 휴게소에서 잠시 차창을 열었다. 바람이 스며들고, 어두운 하늘 아래로 길게 뻗은 고속도로의 불빛이 펼쳐진다. 그 풍경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매번 잘하고 싶고, 나아지고 싶고, 함께하고 싶은 마음들이 내 안의 작은 불씨임을 알았다. 그 작은 불씨들이 길게 이어져 하나의 길을 만들어 어딘가로 향하고 있다. 숙소에 도착했을 땐 이미 밤이 깊어져 있었다. 문을 열고 짐을 내려놓는 순간, 멀리서 파도 소리가 들려왔다. 정신없이 달려온 하루 끝에 처음으로 귀를 열고 들은 파도 소리이다. 눈을 감고 가만히 들으니, 긴장됐던 몸과 마음이 서서히 풀린다.


아침부터 실수를 걱정했고, 마음속에는 작은 불안들이 함께 따라다녔지만, 결국 나는 사람을 만나 웃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의 가치를 배웠다. 그렇게 먼 길을 달려와 파도 소리 앞에 멈춰 서 있는 지금, 머릿속을 관통하는 것이 있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근사한 하루다." 만약 모든 일이 계획대로 흘렀다면, 나는 파도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을 것이다. 아쉬움과 불완전함이 있었기에 이 소리는 더 깊고 따뜻하게 마음에 스며든다. 하루를 보내면서 크고 작은 흔들림이 있었고, 그 속에서 얻은 작은 안도와 깨달음들이 나를 부드럽게 다듬어주고 있다.


완벽한 하루가 아니라, 완벽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근사한 하루다. 완벽을 향해 애쓰는 삶보다, 완벽하지 않은 하루를 더 따뜻하게 안아주는 삶이 더 용기 있게 느껴진다. 나는 조용히 창가에 서서 다시 파도 소리에 다시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다정하게 말한다. “오늘, 잘 보냈어. 잘 걸어왔어.”


당신의 오늘은 어땠나요? 완벽하진 않았지만, 멋졌던 한 장면이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 작은 장면을 글로 남겨보는 것은 어떤가요? 흔들리는 하루 속에서도 분명히 빛나는 마음이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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