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꽃 Jan 04. 2024

가무를 즐기는 내향인

입니다만...

요즘 자주 듣는 음악이 넬도 방탄소년단도 아니다. VIVIZ(비비지)의 Untie. 가사는 모르겠고 적당히 고개를 까딱까딱 흔들게 하는 데다 다소 퇴폐적(?)인 느낌을 줘 끌린다고 해야 할까? 이곳 우간다에서 보수적인 신앙과 교육관을 가진 목사님과 사모님들이 들으면 큰일 날 소리이긴 하다. 방탄소년단 좋아한다고 했다가 쓴소리를 적잖이 들었던 경험도 있으니 말이다.


음악과 영상이 주는 영향력은 우리 아이들만 봐도 금방 알 수 있기에 무조건 찬양하는 주의는 아니다. 하지만 귀가 즐겁고 몸을 움직이게 하는 음악에 만큼은 플레이리스트에 담아 즐겨 듣는 편이다.


담아둔 곡을 아이들과도 한 번씩 같이 듣고는 하는데 잘하든 못하든 아이들과 온 동네가 알아차릴 만큼 큰 소리로 웃으며 무아지경 춤판을 벌인다. 한국의 키즈카페 시설을 갖춘 곳이 없기에 아이들과 음악에 맞춰 흔들 수 있는 것도, 그러면서 아이들과 마음을 다해 즐긴 그 시간이 추억이 된 것에도 우리는 그걸로 만족이다.


https://youtube.com/shorts/ZR64EDdeINc?si=klGj2T8Un7Ht14XA


그런데 참 아이러니한 것이, 아이들이 교회 주일학교에서 Untie의 가사 일부인 tara tara를 부를 때면 나도 모르게 움찔하고 얼굴이 붉어지고는 한다. 끝까지 당당하지 못한 모습이라니, 결국 나도 이곳 분위기와 환경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건가 싶은 순간이다.


어찌 되었건 내향인이지만 가무를 즐기는 나란 사람이 공연장 하나 없는 우간다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신기하고 내년에는 누구라도 좋으니 콘서트에 한 번 가볼 수 있다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기록정리' 202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