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영환 Apr 20. 2024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현대심리학을 적용해 본 책

 삼국지가 꾸준히 인기 있는 이유는 재밌다! 그리고 무장들의 기개, 책사들의 지략, 주요 인물의 처세술, 리더십 등이 현대에도 적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조조를 현대 심리학과 맞물려 해석했다. 현대에서 쓰이는 심리학 용어와 21세기에 일어나는 상황을 과거 사례와 페어프레이징하여, 인간의 심리는 변하지 않았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본문]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누구나 어렸을 때부터 접하기 쉬운 책이지만, 나는 게임과 드라마로 접해서 이해도가 깊지 않다. 10대는 유비가 좋았고, 20대는 조조가 옳다고 느꼈고, 30대인 지금은 사마의와 제갈량의 지략이 눈길을 끈다.



다 읽고 나서 궁금했던 점은 <조조는 정말 소시오패스에 가까울까?>



소시오패스의 특징


사회적 마스크: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감정과 성격을 감추려는 경향이 있다.           

허상과 거짓말: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속이거나 조작할 수 있다.          

책임 회피: 실패나 잘못된 행동의 결과로 나타난 문제들을 자신의 잘못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돌린다.       

공감 능력의 부족: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필요를 무시하거나 냉담하게 대할 수 있다.          

자기중심적 행동: 자신의 이익이나 욕구를 우선시하며 다른 사람들을 이용 또는 희생시키는 경향이 있다.

자제력 부족: 즉각적인 만족을 추구하고 장기적인 결과를 고려하지 않을 수 있다.          

범죄 경향: 사회적 규범이나 법률을 무시하고 자신의 욕망을 위해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          


흠... 비슷하다.



  일부 특징과 다른 점으로는 부하들을 대할 때, 떠 보지 않고 솔직한 면도 많았다고 한다. 이는 명령이나 지시가 이중 혼선을 가져오지 않으므로 조조의 두뇌와 유비의 두뇌들은 달랐다고 한다.


조조의 책사 (순욱, 순유, 정욱, 곽가, 가후, 사마의) / 유비의 책사 (제갈량, 방통, 법정, 서서)


 이 책으로 새롭게 알게 된 점 중 하나는 유비를 둘러싼 부하들의 관계였다. 무장들뿐만 아니라 책사들도 유비에게는 충성을 다하고 있었지만, 부하들 사이에는 서로 견제하고 질투하는 분위기가 많았다. 특히 제갈량은 방통을 은근히 무시했으며, 내부의 다른 인물들(위연, 이엄 등)과의 대립도 많았다.


 반면에, 조조는 자신을 아끼는 부하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유비가 조조를 찾아왔을 때도 곽가, 정욱, 순욱은 다른 의견을 제시한다. 책사들은 비록 본인의 의견이 채택되지 않더라도 상대를 질투하거나 견제하지 않았던 이유는 조조의 솔직한 화법에 있었다고 한다. 아끼는 신하들에게는 속내를 떠보지 않고 직설적으로 원하는 바를 명확히 표현했기 때문에, 책사들은 혼선이 오지 않았다. 따라서 조조가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책사들은 힘을 모으고 서로에게 신뢰했다고 한다. (물론 사마의는 예외)



[출처] 드라마 신 삼국지에서 조조와 유비


저자는 인물을 심리학으로 해석했지만, 나는 색다르게 음악으로 비유하자면,


 그는 베토벤 음악처럼 충격을 준다. 자신을 도와준 사람을 의심하고 죽이는 행위, 식량이 부족할 때는 군량관의 목을 베어 군사들의 사기를 돋우는 행위 등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는 거리낌 없이 행동하고 합리화한다. 그리고 위기가 들이닥칠 때마다 침착을 넘어 초연해지는 모습은 공포감마저 주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정치력과 통솔력은 정열적이고 탁월한 베토벤 음악 연주를 듣는 듯하다.


때로는 전쟁에서 승리 후 공을 독차지하지 않고 말단까지 콩고물을 나눠 먹는 모습은 부하들에게 신뢰를 준다. 그리고 의견을 조율하고, 부하들이 조화롭게 융합하는 모습은 마치 모차르트 음악의 부드러움도 있다.



https://youtu.be/aiqzUPoG984?si=6nIqTKIvtLiKXp-o (쇼팽의 발라드)



 조조와 유비는 쇼팽의 발라드와 같다.


 논리적인 전개, 음의 배열, 긴장과 해소의 대립이라는 형식을 갖춘 완결성에 중점을 둔 거장들이 베토벤과 모차르트였다면, 낭만파의 쇼팽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피아노를 두드린다. 듣는 이에게 다채로운 감정을 전달한다. 둘을 바라보는 평가가 각자 다르기에, 다각도에서 특별한 해독을 하기보다는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쇼팽의 음악으로 재해석하고 싶다.


 흔히 조조는 천하통일을 추구하는 데 있어서 가장 가까웠으며, 강한 지배력과 통솔력이 매우 뛰어났다고 평가한다. 그리고 유비는 조조의 통일을 저지하며, 도덕성과 의리, 그리고 민중에 대한 배려를 중시하는 인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 둘은 관점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역사적 위치와 역량은 시대에 따라 다양한 시각에서 평가되며, 사람의 가치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연의에서는 인을 중요시하는 유비의 입장으로 썼으나, 정사에서는 조조만이 황제로 일컫는다. 그들이 간웅이든 영웅이든 배울 점은 많으나, 삼국지는 재미로 보는 것이 즐겁다. 읽다 보면, 그저 세상을 좀 더 알고 사람을 이해하게 되다 보니 인생을 풍부하게 하는 소설 중 하나다.

매거진의 이전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