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개울가 맑은 물소리
다슬기, 가재 잡는 놀이터
찬 공기 맞으며 물동이 나르고
늘어선 창자처럼 이어진
생영의 젖줄 모아지고
너럭바위는 강바닥으로 밀어내고
아름드리나무는 자리를 옮겨
마당 한가운데 포옹하고
네 바퀴 애마는 논두렁 위에 얹어
안방은 뒤죽박죽 두꺼운 이중벽체
새로운 골짜기가 태어났구나.
초대하지 않은 손님은
목숨만 보존하게 허락하고
맹렬히 흔적만 남긴 채 사라졌구나.
그림자는 남은 자의 몫으로 위로하고
내년 씨 뿌리는 농부의 가슴은
성긴 밭고랑 사이 작물처럼
나 홀로 길고 긴 한숨으로 대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