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님이 도망간 아침나절
소주병에 명태포 들고
선산을 헉헉거리며 찾는다.
명절은 포화상태라는 핑계로
미루고 미루다 뒤늦은 상봉
밑동 잘린 풀포기 아래
두어 뼘 새순 두 사람을 반긴다.
술 한잔에 절 두 번으로
당연한 듯 작별을 고하고
산아래 저수지 물결이 감싸듯
옅어진 산길 옛 흔적만 남기고
지게 바자리에 고구마 얹어
겨울 양식 채원진 낟가리
부자가 무에 부러울까
어버이 흔적 돌아볼 때
목소리 들릴 듯 말 듯 알 수 없고
덩그러니 황토에 짧은 잔디만 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