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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상담과 집단상담

by 마음햇볕




내 첫 집단상담은 대학원 때였다.

집단상담 과목에서 1박 2일 집단상담 실습을 했었다.

담당 교수가 집단상담을 잘한다고 알려진 분이었다.

반구조화(비구조화 집단상담, 구조화 집단상담이 있는데 집단 진행 시 특정한 구조, 규칙을 가지고 진행되는 유무로 간단히 설명할 수 있다. 반구조화는 비구조화와 구조화 집단상담을 통합한 형태다.) 집단상담이었고 집단상담에서 사용할 별칭을 짓고 소개로 시작했다.

당시 별칭은 기억나지 않는데 실습이었지만 일반적인 집단상담으로 진행되었다.

집단 리더를 맡은 교수도 집단 리더이며 집단원으로 임했고 석사 학생인 나도 집단원의 마음으로 참석했다.

집단상담 중간중간 심리작업을 위한 작은 활동들을 했는데 그 활동은 사실 별로였다.

집단상담 경험이 쌓이고 난 뒤 알게 된 것은 나는 비구조화 집단상담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반구조화 집단상담이었던 첫 집단상담이 좋으면서도 아쉬웠던 것이다.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리더가 해준 말이다.

오랫동안 그 말이 떠올랐다.


“선생님은(별칭을 불렀을 텐데 기억이 나지 않아 일반적 호칭으로 적는다.) 밀도가 높은 것 같아요.”


밀도라니?

이 말을 들었던 당시나 오랫동안 무슨 의미일까 생각했다.

단단하다는 칭찬일까?

아니면 빽빽해서 여유가 없다는 말일까?

담당 교수였기 때문에 나중에라도 물어볼 수 있었지만 물어보지 못했다.

표면적 이유로는 교수가 바빠서 내게 시간을 내줄 수 없을 것 같다는 것이었고 진짜 이유는 두려웠다.

상처받을까 봐.

교수, 집단상담 리더 말은 맞다.

나는 고통의 밀도가 높았다.

과거형으로 적게 되어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그렇다.

높은 밀도의 고통은 과거다.

요즘 나는 정리된 서재와 같은 상태다.

많은 책 때문에 내 서재를 본 사람은 정신없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게는 책이 정리된 것처럼 구분이 된다.

어디에 어떤 책이 있는지 안다.

먼지 쌓인 책도 없이 오래된 책도 멀끔하다.

환기도 잘 되고 구석 작은 꽃병에 꽃도 있다.

햇볕이 들어서 전기불을 켜지 않아도 환하다.

책상 위에는 다양한 재질과 색, 크기 책들이 놓여있다.

컴퓨터와 무소음 시계, 먼지 나지 않는 부드러운 티슈, 따뜻한 커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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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마음햇볕입니다. 저는 작지만 알찬 마음햇볕 심리상담치유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심리상담사입니다.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상담 관련 글과 "상담 소설"을 쓰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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