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동백꽃이 보고 싶었다. 이유는 딱히 없는 듯하지만 있다. 무의식에 동백꽃을 보고 싶게 만드는 무엇이 뱅글뱅글 돈다. 심층으로 내려가지 못하고 3월이 되면 그저 동백꽃을 보고 싶어 한다. 나선형 계단을 내려가면 언젠가는 끝에 도달한다는 것을 알지만 내려가다 다시 올라오고 다시 내려간다. 반복하다 보니 심층은 점점 잊히고 동백꽃을 좋아하는 것으로 착각한다.
어떤 동백꽃을 보고 싶냐면 바닥에 떨어진 동백을 보고 싶다. 활짝 피면 번지점프하듯 통째로 떨어지는 동백. 떨어진 동백꽃은 바닥에서 다시 피어나는 것 같다. 어디에 있거나 동백꽃은 존재 자체로 의미가 있다. 나는 내 존재가 상황이나 맥락, 관계 등과 상관없이 오롯한 존재이길 원하는구나. 과거 동백꽃을 보고 싶었던 이유는 강렬함에 끌렸다. 꽃잎을 하나씩 떨구면서 최대한 가지를 붙잡고 있는 여느 꽃과 달리 동백꽃은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손뼉 칠 때 떠날 줄 아는 사람 같다. 뒤끝 없는 시원함이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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