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실에서 팀별 실적 회의가 시작되면서 화면에는 보고자료가 띄워졌다. 팀 별로 돌아가면서 실적 발표를 하였고 누군가의 숫자가 커질수록 괜히 눈치가 보이고 나는 점점 작아졌다. “A 팀은 월말 예상 실적을 훌쩍 뛰어넘었네요.” 그 말은 발표자에게는 칭찬이었지만 실적이 저조한 나를 평가하는 것처럼 들렸다.
회사는 두 개의 팀 구조로 나뉘어 팀장을 세우고 서로의 경쟁을 부추겼다. 타 팀 팀장과 나는 자연스럽게 비교의 대상이 되었다. 실적 차트에 쓰인 숫자에 대한 비교가 시작되면 나도 모르게 상대의 표정을 읽느라 불안해하거나 괜히 어깨가 굳고 심장이 뛰었다.
타 팀 팀장의 행동 하나하나를 안 보는 척 지켜봤고, 말 한마디에 한마디에 귀 기울이며 분위기를 살폈다. ‘왜 이렇게 신경 쓰이지. 나랑 상관도 없는데.’
실적 회의가 있는 날에는 나도 모르게 타 팀의 실적이 어떻게 변동 됐는지 자료를 살폈고, 나는 왜 이렇게 뒤쳐졌지 이러다 잘리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며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에 온 정신이 타 팀의 숫자에 쏠렸다.
해가 바뀌면서 타 팀 팀장과 나는 같이 진급을 했다. 그가 진급 턱을 쏜다며 상무, 부장을 대동하여 식당을 가는 모습에 ‘왜 나는 먼저 상사들에게 말하지 못했을까.’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상사가 한마디 했다. “너 또 한 발 늦은 거야? 쟤처럼 좀 잘해봐.”라는 말을 들었을 때 순간 그 팀장도 미웠고 상사는 더욱 싫었다. 분노와 시기 질투가 한꺼번에 내 마음으로 회오리쳐 들어와 온갖 부정적인 감정이 쓰나미처럼 나를 덮쳤다. 그날 이후 그 팀장의 말투와 행동 하나하나가 유독 거슬리기 시작했다.
상대가 친한 척 다가와 말을 건 낼 때도 나에게 정보를 얻으려는 건가 라는 의심을 하며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았다. 그런 시간이 길어질수록 우리 사이의 골은 깊어갔고 사이는 점점 멀어졌다.
생각해 보면 회사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내가 꼭두각시처럼 행동한 꼴이기도 했다. 팀장들을 경쟁 구도로 세우고 비교해서 긴장감을 유지시키려는 전략인지도 모르고 회사의 의도대로 잘 수행했던 것이다. 비교는 회사의 틀에서 생겨난 것이지 평가의 전부가 아니었다.
비교로 자극하여 반응하는 것은 회사 뜻대로 움직여 주는 것이다. 비교를 통해 흔들릴지 말지는 내가 선택할 수 있다. 우리는 남의 속도가 아닌 나의 리듬으로 움직이면 된다. 내 마음의 근육이 단단해야 흔들리지 않는다.
얼마 전 신규팀이 생기면서 새로운 팀장이 입사를 했다. 상사와 직속으로 연결된 팀이라 신경을 많이 쏟았고 유독 상냥하게 대했다. 그래서일까? 첫날은 새로운 타 팀장에게 말도 걸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과거의 경험을 생각해 보면 이 과정은 회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여주는 꼴이었다. 그래서 예전과는 다르게 새로운 팀장에게 먼저 말을 건넸고 가까워지려고 노력했다.
그 감정은 나를 보호해 주지 않았고 오히려 나를 소모시켰다. 비교는 회사가 시키지만 상처는 내가 받게 된다.
시기와 질투에서 나를 지키려면 우선 나의 기준을 세워 나를 믿고 더 나를 지켜야 한다.
지금 당신이 흔들리고 있는 그 비교는 당신이 만들어낸 걸까 아니면 회사가 만들어 놓은 구도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