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계대지 않고 그냥 하는 겁니다.
어느 날과 다름없이 똑같은 하루를 사는 기계 같은 당신에게 위로를 해주세요. 수고했다고.
오늘 하루도 잘 버텼다고 위로를 한 뒤 편의점으로 가서 오늘 중 가장 심도 있는 고민을 하기 시작할 겁니다. 그러던 중 편의점 냉장고를 보던 당신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기 시작합니다.
"역시 아직 세상은 살만해 이 좋은 맥주를 만 원에 네 캔이나 주잖아?"
그러고는 내가 오늘 하루 뭘 했는지, 어떤 생각들이 또 나의 자유를 빼앗아 갔는지 고민할 필요도 없어요. 그런 건 이미 빨래통에 처박혀 있으니 신경 안 써도 됩니다. 어차피 내일 생각하면 되죠. 맞아요.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자고요.
컴퓨터 책상 앞에 유튜브를 켭니다. 맥주를 들이켜기 시작하며 당신을 괴롭혔던 모든 것들이 사라집니다.
'으으... 역시 이게 내가 일하는 이유다.' 당신은 어른이 되었나 봐요. 맥주가 이렇게 맛있는 거 보니, 동기부여 영상이 나오네요. 부자들이 한마디씩 하기 시작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갑자기 술을 먹고 자라 몸집이 커진 열등감이 당신을 찾아와서 다독여 주네요. 저를 위로하기 시작해요.
"어차피 나랑은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이야."
"맞아. 수저를 물고 태어난 족속들이 나에 대해 뭘 알아"
"나는 내가 제일 잘 알아"
한 캔, 두 캔 마시다 보니 취기가 조금 올라옵니다. 젠장 이 빌어먹을 세상이 나한테만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에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하느님이 있기는 한 거야? 신이 존재하기는 하는 거야? x 발! 저 너무 힘들어요. 도와주세요. 내가 무슨 잘못을 했는데 저한테 이렇게 가혹하신 건가요?
당신은 바뀌기로 마음먹습니다. 꼭 해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남은 맥주까지 탈탈 털어 마시곤 쳐다도 안 보던 책을 꺼내서 펼치기 시작합니다.
'아차, 씻고 와야지'
샤워를 마친 당신은 책을 품에 앉고 침대에 눕습니다. 알람을 맞추려고 손에든 핸드폰은 자연스럽게 또 유튜브를 눌러 보기 시작합니다. 잠이 쏟아집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어차피 내일이 되면 오늘 있었던 일은 거짓말처럼 기억나지 않을 겁니다.
그게 당신이 갖고 있는 능력이거든요. 이렇게 보면 열등감은 참 좋은 친구 일지도 몰라요.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나의 내일을 살게 해주는 저에겐 둘도 없는 친구랍니다.
어떤가요? 당신의 하루를 제가 맞췄나요?
이건 저의 하루였습니다.
당신의 삶에 제일 위로 가 되는 건 뭔가요? 만 원에 네 캔 맥주? 아니면 넷플릭스?, 야동? 맞아요. 그 세 가지가 저한테는 제일 큰 위로가 됐었죠.
비싼 차를 봐도 '카 푸어네', '금수저네' 혼자 자위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야 욕구가 사라질 테니, 안 그러면 아무것도 없는 나 자신을 봐 버리고 실망할 테니 얼른 숨겨야 합니다. 누군가 보기 전에, 그렇게 몇 달, 몇 년을 감추다 보니 세상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하네요.
"젠장 이 빌어먹을 세상이 나한테만 너무 가혹한 거 같아"
"신이 있기는 한 거야? x 발! 저 너무 힘들어요. 도와주세요."
그 대상이 누구든 나는 내가 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한 핑계를 대야 하거든요. 안 그러면 치솟는 열등감에 화가 치밀어 오르거든요. 그런데 정말 신기한 건 언제 그랬냐는 듯 아무 일 없이 핸드폰으로 넷플릭스를 켭니다. 인간의 뇌는 자기방어 기질이 강해서 불리하면 방어하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건 하루빨리 지우려고 노력합니다. 써온 시간이 오래될수록 더 빨리 사라집니다. 많이 해봤거든요.
뇌가 죽어서 금방 까먹어요. '나도 저런 스포츠카 한번 타봐야 되는데'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 나 지껄이면서 한 손에 위로랍시고 맥주를 사서 집에 가는 꼴이 정말 한심한 삶을 살았던 거죠. '잘해왔다. 수고했다.' 위로가 듣고 싶은가요? 이따위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위로 같은 건 없어요. 만 원에 네 캔 맥주가 당신에겐 위로가 되던가요? 정말요? 정말 놀라운 한 가지를 알려 드릴게요.
이 열등감이라는 게 한번 사로잡히면 출구가 없어요. 저 역시 그랬습니다. 정말 최악은 내 주변 사람들을 형편없게 만들어요. 나 빼고 다 나쁜 사람들이거든요. 내가 무언가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 사람 때문이거든요. 극복하는 방법? 그딴 건 없어요.
그냥 하세요. 뭐든 뭐라도 해야 무슨 일이든 일어나죠. 못하겠죠? 시간이 없어서? 제일 쉬운 방법은 잠을 줄여서라도 하는 겁니다. 하는 방법을 모르면 머리 박고 그냥 하는 겁니다. 그게 제일 쉬운 방법이에요.
당신 스포츠카 만들 줄 알아요? 그럼 돈 벌어서 사야죠. 그것마저도 못하겠으면 할 수 있는 만큼이라도 해보는 거예요. 그거라도 해봐야 후회가 없지 않겠어요? 여러분이 제일 싫어하는 이 책이 얼마나 대단한 녀석이냐면 수많은 부자들이 살아온 삶을 짧게는 200페이지, 길게는 400페이지로 압축 시켜놓은 교과서 같은 겁니다.
조금만 집중해서 읽으면 그 사람이 살아온 삶을 느낄 수가 있어요. 무조건 그렇게 하라는 게 아닙니다. 당신이 하고 싶은 것, 해보고 싶은 것 만이라도 해보세요. 제가 제일 한건 글쓰기였고, 처음 쓴 얘기는 '나 자신의 게으름'이라는 제목의 글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안 하면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당장 핸드폰 집어던지고 뭐라도 하세요.
그래야 어떤 일 이든 일어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