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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ANS Aug 28. 2024

재현을 재현하다, 재현(JAEHYUN)

앨범리뷰

재현(JAEHYUN) The 1st Album [J] 앨범리뷰



#재현(JAEHYUN)


태용과 텐, 도영을 잇는 NCT의 네 번째 솔로 주자는 바로 재현이다. NCT는 특히 재현이 소속된 NCT127은 그 고유의 '네오함'이라는 오리지널리티를 가졌고 그렇기에 강렬하고 개성이 강한 컨셉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재현은 이 모든 의외성을 띄는 멤버이기도 했다. 귀티 나는 외모, 중저음의 보이스, 이렇게 생긴 아이돌은 실력이 별로일 것(?)이라는 편견까지 모두 깨부수고 NCT를 유지하는 주축 멤버로 버젓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재현을 논함에 있어 수려한 비주얼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는 없지만 사실 재현의 장점은 그것뿐만은 아니다. 그룹 활동 중에도 NCT는 멤버 개인의 매력을 더욱 잘 보여줄 수 있는 프로젝트들을 꾸준히 진행해 왔는데, 특히나 재현은 스스로가 가진 보컬적 역량과 비주얼적 강점을 잘 조합해 'Try Again', 'Forever Only' 등 많은 명작들을 탄생시켰고 R&B라는 장르를 꾸준히 시도해 오며 솔로 앨범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왔다. 특히 NCT의 유닛 활동 중 NCT 도재정의 앨범은 그야말로 재현의 보컬 스타일과 묵직하고 깔끔한 퍼포먼스 스타일, 그리고 비주얼 프로덕션까지 삼박자가 딱 맞아떨어지는 활동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 재현이 가져올 솔로 앨범의 방향성은 어느 정도 명확해 보였다.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보다는 그의 오리지널리티와 재현의 분위기를 빼다 박은 앨범, 그것이 솔로 아티스트로서 첫 발을 내딛는 재현이 보여주는 너무나 설득력 강한 길이다. 그러나 낭만을 머금은 발렌타인 보이의 첫 앨범은 마냥 일관적이지도 예상 가능하지도 않다. 그래서 재현의 솔로 앨범을 이토록이나 기다렸나 싶다.



#Smoke

Korean Lyrics by 재현, WUTAN
Composed by Marcus Lomax, Tatu, Jorgen Odegard
Arranged by Jorgen Odegard
Additionally arranged by Xela


타이틀 곡 'Smoke'는 예상외의 다이내믹함과 동시에 아주 직관적인 매력을 가졌다. 재현이 가장 잘 소화해 낼 수 있는 R&B장르에 힙합을 얹어 예상 가능함을 탈피했다. 재현이 가진 중저음의 보컬 톤이 다소 강한 존재감을 가지고 일관적인 분위기를 풍겨 왔기에 재현의 전작들은 화려한 사운드 구성이나 베리에이션 대신 전반적인 톤을 유지함으로써 재현의 매력을 더했다. 그러나 'Smoke'는 피어오르는 연기처럼 예상 불가능한 변주로 이루어져 있다. 묵직한 베이스와 재현의 보컬로 시작한 'Smoke'는 리드미컬한 기타 리프와 만나며 점점 추가되는 사운드가 섹시하고 그루비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코러스에서 다시 베이스가 메인으로 등장하며 고조시킨 분위기를 묵직하게 떨어트린다. 진성과 가성을 넘나드는 재현의 보컬은 변주가 많은 곡 구성 전반을 여유롭게 넘나들며 지금까지 보여 주지 않았던 재현의 매력을 보여주고 부드러운 섹시함과 그루비한 힙함을 동시에 표현한다. 브릿지 이후 등장하는 재즈 피아노는 마지막까지 방심할 수 없는 포인트다. 



다이나믹한 사운드와 구성을 가진 곡에 비해 'Smoke'의 이미지는 다소 명확하고 일관적이다. 기존 재현이 가진 부드러우면서도 차분한, 동시에 느껴지는 카리스마와 섹시함을 시네마틱 필름으로 표현한다. 마치 노래를 듣고 재현을 보는 것만으로도 스모키 한 향이 잔뜩 느껴지는 듯하다. 이유를 알 수 없는 강박과 나르시시즘, 무너지고 괴로워하는 재현의 모습을 예상 불가능한 오브제로 표현하는 것이 바로 'Smoke'다. 주제 자체는 사실 완벽하게 신선한 주제라 할 수 없지만 재현이 가진 이미지와 무드로 표현해 내는 것이 예상외로 너무나 큰 만족감을 준다. 



무엇보다 재현이 스스로를 표현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앨범만큼은 확실히다. 선공개 곡이었던 두 곡 'Roses''Dandelion'은 어쩌면 앨범의 양 극단의 분위기를 가진 곡인데도 불구하고 두 곡을 하나의 필름으로 제작했다. 미디엄 템포 R&B는 재현이 커버 콘텐츠로 1억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던 라우브의 스타일이 겹쳐 보이는 다소 발랄한 스타일의 트랙이지만 분위기가 반전되며 등장한 'Roses'는 재현이 표현하는 R&B 중 가장 섹시하고 관능적 스타일의 곡이다. 미니멀한 사운드 구성, 빌드업과 드롭, 코러스의 가스펠적 요소를 재현의 묵직하고 파워감 느껴지는 보컬로 소화한 것이 인상 깊다. 밸런타인데이에 태어난 재현이 헤어진 연인에게 자신이 아닌 누군가가 장미를 줄까 봐 밸런타인데이가 싫어진다고 표현하는 것 역시 재현의 아이덴티티가 가득 묻어있다. 



또 다른 R&B 트랙인 'Flamin’ Hot Lemon'은 빈티지한 질감의 반복되는 루프와 드럼으로 곡 전반이 구성되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루하게 느껴지기보다는 오히려 시크한 그루비함이 느껴진다. 특히 2절 벌스에 재현의 랩까지 배치하여 군데군데 포인트를 배치해 뒀고 다소 직관적으로 표현한 가사는 미니멀한 곡과 만나 의외의 매력을 선사한다. 앨범에서 가장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는 곡 'Completely'는 피아노와 현악기로 구성된 발라드 트랙으로 아르페지오로 전개되는 피아노 사운드가 우아함을 배가하고 90년대 해외 R&B 가수들을 떠올리게 하는 멜로디 전개로 재현의 보컬이 가진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재현의 앨범 중 'Flamin’ Hot Lemon'과 마찬가지로 또 반복적인 루프가 등장하는 곡이 바로 ‘Easy'인데 'Flamin’ Hot Lemon'와 달리 리드미컬한 멜로디 라인이 붙어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앨범을 마무리하는 'Can’t Get You'는 다시 산뜻한 R&B감성으로 돌아와 재지한 매력을 잔뜩 끼얹는다. 풀룻과 트럼펫, 여성 코러스 보컬과 리드미컬한 비트가 차분하면서도 로맨틱한 바이브를 형성한다. 발매 전부터 재현이 앰버서더로 활동하고 있는 프라다의 콜라보 필름으로 활용될 만큼 재현이 가진 로맨틱한 무드를 머금었음에 틀림없는 트랙이다.



[J]라는 앨범명처럼 재현을 바라볼 때 느껴지는 다양한 무드를 음악으로 표현한 앨범이다. 구성된 트랙들은 모두 각자가 가진 재현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고 그 속에서 재현은 재현이 된다. 그와 가장 큰 시너지를 내는 R&B를 이렇게나 다양한 형태로 표현해 내면서 결국 트랙들이 모여 앨범이 되고 앨범은 재현이 된다. 비슷한 R&B 장르를 메인으로 삼았던 '백현'의 앨범이 떠오르기도 했으나 결국 이것을 표현해 내는 재현의 오리지널리티가 백현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클래식하면서도 트렌디하고, 빈티지하면서도 모던하다. 재현이 가진 매력을 이렇게나 다양한 수식어를 가진 텍스트로 표현하기보다는 [J]를 감상해 보라 할 만큼 재현을 재현한 [J]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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