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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ANS Feb 28. 2024

이렇게 잘하기 있긔 없긔, 태용(TAEYOUNG)

앨범리뷰

태용(TAEYOUNG) 2nd Mini Album [TAP]


#TAEYOUNG


태용에게는 또 다른 숙제가 있다. 'NCT 태용'과는 다른 '이태용'만의 정체성을 만드는 것.

태용의 첫 번째 솔로 앨범이었던 [SHALALA]의 타이틀곡 '샤랄라'는 그러한 점에서 약간의 아쉬움을 남겼다. 태용이 NCT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가장 주축의 멤버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NCT 127의 곡이었다 해도 무방할 만큼 차별성을 찾기엔 힘든 곡이다. 곡 전반을 이끌어갔던 독특한 퍼커션 사운드와 자유분방한 플로우의 랩핑은 솔로 아티스트 '이태용'으로서의 새로운 매력을 부각하기에는 다소 아쉬운 타이틀이었다.


그럼에도 태용의 다음이 기대되었던 이유는 셀프 프로듀싱으로 빼곡히 채워 넣은 놀라운 트랙들이었다. 누구보다 네오함이라는 타이틀이 어울리는 아티스트이지만 대중적이면서도 매력적인 멜로디를 만들 수 있다는 프로듀싱적 능력과 트렌디함을 가득 머금으면서도 태용이 표현하고자 하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앨범으로 표현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어느 하나 태용의 손길이 안 닿는 곳이 없다는 것이 느껴질 만큼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새로운 정체성을 만드는 첫걸음을 훌륭히 수행해 냈다.



#TAP

작사 태용
작곡 태용, Royal Dive
편곡 Royal Dive

두 번째 태용의 타이틀 곡 'TAP'은 전작 '샤랄라'와는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 대중에게 다가가려는 태용의 노력이 물씬 느껴진다. 태용이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힙합 장르에 발랄하고 키치한 래핑, 중심을 잡아주며 트랙을 이끄는 808 베이스, 리드미컬한 드럼 사운드로 후반부에 갈수록 힘이 빠졌던 '샤랄라'의 단점을 타파했다. 그 위에 얹어진 쉬운 가사, 중독성 있는 탑라인과 매끄러운 곡 구성은 태용에게서 난해함이라는 단어를 지워버렸다. 화려하고 독특함으로 이뤄진 태용의 캐릭터성을 아주 잘 표현하면서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매력까지 칠해진 매력적인 곡이 탄생했다.


일본 로케이션으로 촬영한 뮤직비디오는 태용이 가진 장점 중 하나인 시각적인 재미를 배가한다. 넷플릭스를 통해 한국에도 인기를 끌었던 일본 예능 <나의 첫 심부름>을 오마주해 당고 심부름에 나서는 태용의 이야기를 담았다. 마치 인생 첫 심부름에 홀로 낯선 사회로 나가는 것처럼 당고를 사야 한다는 강박보다는 스스로의 힘으로 그 과정을 온전히 즐기고자 하는 메시지를 여유롭고 위트 있게 표현했다.



태용에게는 NCT라는 타이틀과 함께 많은 무게들이 뒤따랐을 것이다. 그러나 태용은 두 개의 솔로 앨범을 통해서 스스로에게도 뛰어난 프로듀싱 능력이 있음을 증명했음은 물론이고 본인이 가진 장점과 본인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들을 결합하여 흠잡을 곳 없는 결과물들을 증명해 냈다. 2번 트랙 'Moon Tour'는 로우파이 사운드로 마치 밤하늘을 유영하는 듯한 몽환적인 무드를 선사하며 태용이 뛰어난 보컬 능력까지 갖추고 있음을 증명했고 발매 전 태용의 솔로콘서트에서 마지막 트랙 '404 Loading'과 함께 획기적인 무대 연출로 주목을 받았다. 4번 트랙 'APE'는 그동안의 태용이 가진 역량을 가장 마음껏 뽐낼 수 있는 곡인데 유려하다 못해 여유가 느껴지는 래핑과 '아는 형님에 아는 누나에 아는 친구에 아는 사람까지'와 같이 트렌드를 반영한 가사, 듣는 재미를 만드는 브릿지의 반전, 그리고 곡 전반의 '힙함'을 더해주는 비트까지 즐길 포인트가 많은 트랙이 되었다.


어느덧 태용이 서른이라는 나이를 맞이하였고 NCT의 리더이자 정체성 같은 멤버로서 때로는 스스로에게 어떠한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 시기도 존재했을 것이다. 이번 앨범은 태용에게 단순히 두 번째 솔로 앨범이라는 의미를 넘어서 스스로에게 거는 주문 같은 앨범일지도 모른다. 강박을 내려놓고 여유 있고 재미있게, 본인 앞에 놓인 상황을 즐기고 수행해 나가는 과정 자체에 집중하자는 주문 말이다. 우리는 그저 그가 나아가는 길을 사랑하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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