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리뷰
NCT The 4th Album [Golden Age] 앨범리뷰
마의 7년이라 불릴 만큼 아이돌로서 7년 차를 맞이했다는 것은 실로 대단하면서도 특별한 일이다. 단순히 재계약의 문제를 넘어 아이돌 그룹의 방향성과 흥망성쇠에 대한 고민이 큰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과거에 비해 아이돌의 수명이라 불리는 것들이 늘어나며 7년이라는 숫자는 그저 숫자일 뿐이게 되었다. 그것을 증명해 낸 팀이 바로 NCT인 점도 현시점에서 K-POP을 바라보았을 때 반박할 말이 없다.
NCT는 스스로의 2023년을 황금기라 칭한다. 물론이다. 데뷔 이래 NCT라는 이름으로 쌓아온 결과물들은 K-POP을 주도하는 트렌드가 되었고 명실상부 세련된 음악을 선보이며 발표하는 앨범마다 세상을 놀라게 만드니 말이다. 2016년 무한확장 그룹이라는 난해하고도 NEO 한 컨셉으로 데뷔한 NCT의 확장은 SM 3.0과 함께 멈췄다. 그 과정에서 3명의 멤버의 탈퇴가 있었지만 NCT U, NCT 127, NCT DREAM, WayV 등 다양한 멤버들을 활용한 유닛을 선보이며 그들의 NEO 함을 대중들에게 완벽히 적응시켜 버렸다.
성공적인 브랜딩이다. <일곱 번째 감각>이라는 난해하고도 오묘한 충격요법으로 우리 눈앞에 등장한 NCT는 K-POP 아이돌에게서는 쉽게 볼 수만은 없었던 길을 걸어가며 음악적 영역을 확장해 2023년 비로소 Golden Age를 맞이한 것이다.
NCT의 4번째 정규 앨범 [Golden Age]는 완전체 20명의 멤버가 참여하여 스스로의 황금기에 뜻깊은 의미를 부여한다. 앨범 프로모션 과정에서 공개한 개인 티징 비디오 NCT 2023 CONNECTION에서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몽골, 태국 등 전 세계의 다채로운 매력을 담아 NCT가 가진 그룹적 특징을 담았다. 국적도, 나이도, 가족도, 살아온 방식도 모두 다른 20명의 멤버들이 NCT라는 이름으로 모여 '우리'의 Golden Age를 만들어간다는 의미를 가진다. 개인 멤버들이 가진 비주얼적 매력과 무드를 부각하면서도 NCT가 가진 다채로운 컨셉 소화력을 극대화하는 콘텐츠다.
01. Baggy Jeans
- NCT U(태용, 도영, 텐, 재현, 마크)
Korean Lyrics by WUTAN
Composed by Brice Fox, Griff Clawson, Jurek Reunamäki, JINBYJIN, Bobii Lewis, Moa “Cazzi Opeia” Carlebecker, Anne Judith Wik
Arranged by Jurek Reunamäki, JINBYJIN
다섯 멤버가 다시 모였다는 조합 만으로도 의미가 깊다. NCT의 런칭에 있어 가장 그룹의 색을 잘 나타낼 수 있는 멤버들이자 SM이 자신 있게 선보일 수 있는 자부심을 가진 멤버다. 그런 그들이 다시 모여 만들어진 <Baggy Jeans>는 7여 년의 시간이 흐르고 k-POP씬에 어느 정도 영역을 개척한 NCT로서 큰 의미를 가진다.
<Baggy Jeans>는 미니멀하지만 절대 비어있지 않은 꽉 찬 매력을 가진 곡이다. 무게감 있는 808 베이스로 시작해 곡 전반적으로 스네어 드럼의 비트가 두드러진다. 여타 다른 악기 사운드를 활용하기보다는 드럼, 베이스 그리고 멤버들의 보컬과 래핑으로 채워 넣어 미니멀함과 베이직한 매력을 가진다. 특히 도영의 R&B 스타일의 보컬로 찬찬히 빌드업한 프리코러스, 정점을 확실히 찍어주는 드롭 사운드, 후킹 하면서도 집중력 높은 코러스로 이어지는 구성이 인상 깊다. 브릿지 이후 등장하는 EDM 무드의 댄스 브레이크 구간은 퍼포먼스와 함께 감상했을 때 그 재미가 배가된다. 그 과정에서도 지속적으로 사운드 구성을 바꿔주어 지루할 틈 없이 즐길 수 있는 세련된 힙합 곡을 탄생시켰다.
그동안 NCT의 힙합 곡과는 조금의 다른 방향성을 가진 곡이지만 NCT가 그동안 구축해 놓은 비주얼적 요소와 우리 귀에 익숙해진 멤버들의 보컬과 래핑이 NCT만의 고유함을 느끼게 만든다.
10. Golden Age
- 전원 참여
Korean Lyrics by 장한빛 (JamFactory)
Composed by Jake K (ARTiffect), MCK (ARTiffect), Moa “Cazzi Opeia” Carlebecker, Ellen Berg, Josh McClelland, Ryan Lawrie
Arranged by Jake K (ARTiffect), MCK (ARTiffect)
NCT 멤버 전원이 참여한 <Golden Age>는 <Baggy Jeans>와 함께 더블 타이틀곡의 역할을 수행하며 앨범명과 동일하게 NCT가 달려온 7년의 시간과 함께 맞이할 황금기를 자축하는 곡이다.
베토벤의 소나타 8번 '비창' 2악을 샘플링한 피아노 사운드와 부드러운 도영의 보컬이 서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다가 벌스부터는 파워풀한 래핑과 트랩 비트가 시작되며 곡의 분위기가 반전된다. 프리코러스에서부터는 다시 '비창' 2악장의 피아노 선율이 시작되며 코러스의 탑라인까지 이어지며 보컬 멤버들의 정교한 화음과 만나 풍부함과 웅장한 매력을 가진다. 익숙한 클래식 선율을 가져가기 위해서 다소 정리되지 않은 송폼 구성과 묘한 흐름의 탑라인이 아쉽기는 하지만 NCT가 가진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이 곡의 역할은 그동안 NCT의 멤버와 멤버, NCT와 팬들이 쌓아온,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유대감을 확인하는 것이다. 서로에게 표현하는 감사함과 신뢰를 담았고 앞으로 함께할 황금빛 미래를 약속하기에는 더 없이도 확실한 앨범의 마지막 트랙이다.
NCT는 지금까지 세련된 힙합을 구현하면서도 그들의 정체성인 NEO 함과 신선함을 담아 대중음악 씬에 NCT라는 장르를 구축해 왔다. 시간이 흐르면서 NCT의 NEO 한 음악적 색채가 옅어진 것인지, 아니면 대중들이 우리가 그들의 음악에 적응이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한층 다양하지만 재미있는 앨범이 되었다. NCT는 늘 신선함을 기대하게 만드는 그룹이고 그들이 주는 '낯섬'이 지금의 NCT를 만들었다. 빠르게 변화하는 K-POP트렌드에서 '낯섬'이라는 단어가 주는 가치는 그야말로 엄청난 장점이자 강점이다. 그러나 앨범의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전반부에 비해 후킹 하거나 신선한 곡이 부재한다는 점에 있어 지루함이 느껴지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02. Call D
- 태용, 텐
Korean Lyrics by 정일리 (JamFactory)
Composed by 1-800-RUDEBOY, Je’Juan Antonio, Hassan Ashi Jr., Jordain Johnson, Hautboi Rich
Arranged by 1-800-RUDEBOY
NCT 멤버 중에서도 가장 컨셉츄얼함을 소화함에 있어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태용과 텐의 듀엣곡이다. 마이너 하게 전개되는 탑라인과 독특한 신디사이저 사운드를 활용해 NEO 함을 부각할 수 있는 하이퍼 팝 장르의 곡이다. 인트로와 아웃트로뿐만 아니라 곡 전반에 통화와 관련된 사운드가 등장하면서 전화 통화를 하며 자신과 도플갱어인 상대(D)에게 거부할 수 없는 위험한 이끌림을 느끼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03. PADO *추천
- 쟈니, 태용, 재현, 마크, 샤오쥔, 헨드리, 해찬
Korean Lyrics by Liljune (153/Joombas)
Composed by HUMBLER, Davey Nate, Timothy "C Minor" Zimnoch
Arranged by HUMBLER
NCT 식 재즈의 정수이다. 내리찍는 듯한 피아노 사운드와 코러스에 등장하는 브라스 사운드가 만나 신선한 조합을 만들어낸다. 힙합 장르의 비트 위에 재지한 피아노를 얹어서 경쾌한 재즈 힙합 사운드를 만들어냈고 그 위에 펼쳐지는 탄탄한 래핑과 시원한 보컬이 만나 NCT가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멋진 재즈 곡이 탄생했다. 특히나 보컬 멤버들이 눈에 띈다. 2절 코러스에서 등장하는 해찬의 보컬, 그리고 여러 겹으로 레이어드 된 정교한 화음은 NCT가 가진 음악의 색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세련됨'을 몸소 느낄 수 있는 곡이다.
04. Interlude: Oasis
- 유타, 재현, 윈윈, 재민, 천러
Korean Lyrics by 박유은 (JamFactory)
Composed by Tia’ Pickrom, Charles Anderson, Michael Foster, Pacific Zagabe, Thomas Lumpkins
Arranged by Tommy Parker, Social House, Pacific
4번 트랙은 곡 명에서도 알 수 있듯 앨범의 Interlude 역할을 수행하는 트랙이다. 1번 트랙 <Baggy Jeans>부터 개성 가득한 전반부 3곡을 달린 뒤 후반부로 전환되는 과정을 표현했다. 전반적으로 편안한 코드 전개와 몽환적인 신스사운드로 앨범명과 같이 황금빛 미래를 그리는 신비로운 분위기의 미디엄 템포 R&B 곡이다.
05. The BAT *추천
- 태일, 쟈니, 유타, 정우, 헨드리, 제노, 지성
Korean Lyrics by WUTAN
Composed by Brandon Arreaga, Jackson Morgan, Kaelyn Behr, MZMC
Arranged by Styalz Fuego, MZMC
<The BAT>는 강렬한 매력을 자랑하는 하이퍼 팝 장르의 곡이다. 무거운 신스 사운드로 시작해 808 베이스와 하이햇이 교차되는 독특한 박자감이 재미있다. 구성 자체는 일반적인 하이퍼 팝의 공식을 따르지만 코러스에서 등장하는 날카로운 신스는 귀를 자극하고, 비교적 멜로디컬 한 벌스와 프리 코러스와 대조되며 반전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정교하게 배치된 비트 위에 얹은 빽빽한 랩 파트는 곡이 가진 강렬함을 배가한다. 마치 영화 <다크나이트>에서 주인공 캐릭터 '배트맨'이 검은색 자동차를 타고 도시를 질주하는 것을 연상시키는 가사로 무게감과 속도감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06 Alley Oop
- 유타, 윈윈, 헨드리, 제노, 재민, 양양, 지성
Korean Lyrics by danke (lalala studio)
Composed by Greg Bonnick, Hayden Chapman, Justin Starling, Josue Janv’ier
Arranged by LDN Noise
웅장한 브라스 사운드가 인상적인 짧은 인트로를 지나 808 베이스와 만나며 흡입력 있는 힙합 벌스가 등장한다. 곡 명인 Alley Oop은 우리의 '영차'와 같은 의성어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농구에서 바스켓 근처에서 점프한 공격수가 공중에서 공을 패스받아 착지 전에 덩크슛을 터뜨리거나 골밑슛으로 연결하는 동작을 뜻하는데 NCT는 이 곡에서 멈추지 않고 승리를 향해 달려가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리드미컬하고 힘 있는 비트 위에 에너지 가득한 랩을 얹어 NCT의 강한 의지를 표현한다.
07. That’s Not Fair
- 쟈니, 태용, 텐, 마크, 제노, 양양
Korean Lyrics by Hash Swan
Composed by Evan Magee, Parker James Nornes, Gigi Grombacher, Tony Ferrari, Noah Conrad
Arranged by Noah Conrad
10번 트랙이자 더블 타이틀 곡 <Golden Age>와 마찬가지로 클래식 곡의 일부를 샘플링했다. 바흐의 푸가 G단조 BWV 578을 샘플링하여 마이너 한 힙합 장르의 곡을 만들어냈다. 샘플링한 곡부터 벌써 '단조'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만큼 곡 전반에 사용된 코드 역시 어두운 분위기로 전개되고 아무도 믿지 않고 현실만을 살아가겠다는 지극히도 현실적인 메시지를 가사에 담았다. 로파이한 이펙트가 적용된 피아노 사운드가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다.
08. Kangaroo
- 태일, 쿤, 런쥔, 양양, 천러, 지성
Korean Lyrics by CIAN (153/Joombas)
Composed by EL CAPITXN, Vendors (Zenur), San Yoon, Casper, Yuki
Arranged by EL CAPITXN, Vendors (Zenur), San Yoon, Casper, Yuki
동물 '캥거루'라는 직관적인 단어를 컨셉으로 하여 경쾌하고 산뜻한 사운드와 보컬로 채워 넣은 팝 장르의 곡이다. 자유롭게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을 통통 튀는 캥거루에 빗대어 표현한 가사가 재미있다.
09. Not Your Fault
- 태일, 쿤, 도영, 텐, 정우, 샤오쥔, 런쥔
Korean Lyrics by 문지영 (lalala studio)
Composed by Tiyon TC Mack, Tesung Kim, GIBUM, 류진욱, 이강성
Arranged by Tiyon TC Mack, Tesung Kim, GIBUM, 류진욱, 이강성
부드러운 피아노 사운드가 곡 전반을 이끌어가는 R&B 팝 스타일의 곡으로, 곡이 가진 따뜻한 분위기에 맞게 '너의 잘못이 아니야'라는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담았다. NCT의 출중한 보컬 멤버들의 총출동하여 코러스에서 만들어낸 감미로운 보컬 화성이 유려함을 자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