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폭염이 9월의 폭우와 함께 떠나가면서 일상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기후도 변하는데 한 인간의 생활의 변화는 당연한 것이다.
요가학원 상담을 받기로 하고 아침에 우황청심환을 먹었다. 요가학원이라니 꾸어온 통나무같아서 다른 수강생이나 강사분을 웃기게되진않을지 시험보러가는것 마냥 떨리는것이다.
새로 나무 심을 땅을 인근에 찾아야할것같다.
나에게 나무심는 본능에 가까운 취미가 있다는걸 알게되었다. 대형마트에서 필요한 물품을 사는데 우연히 식물코너와 마주쳐서 어린 묘목을 보게되면 그것이 배롱나무나 산초나무 등 어릴적부터 봤지만 근래엔 꽤 오랜만에보는 반가운 묘목이면 가격도 대충보고 일단 카트에 실어서 돌아오자마자 마당에 심는 것이다. 방앗간의 쌀 향기를 맡은 참새처럼 본능적으로 나무에 이끌리는것이다. 그러나 이런 본능적 취미덕분에 마당엔 더이상 새로운 나무가 들어설 공간이 없어졌다. 이미 수십그루의 나무가 자라고있고 어떤나무들은 감당 불가능한 수준으로 커지고있기 때문이다. 나무에 곤충이나 개구리들뿐 아니라 가끔은 뱀들도 올라가서 노는모습이 보였다. 나의 오두막 주변 마당은 늘상 옆 개울에서 충분한 습기를 공급받는데다 바람도 잘불고 햇빛이 잘 드는 양지라서 식물이 자라기엔 거의 최적의 조건이다. 이번여름엔 특히 여름이 길고 무더워서 1년생풀인 돼지감자가 키가 대략 5미터까지 자라서 얼마전까지 정글을 연상케했다. 열대지방에서 고추 등의 일년생풀들이 그렇게 자란다는 얘기를 들은적있는데 한국에선 우리집 마당에서 처음으로 목격한 것이다.
아무튼 마당이 포화상태라 충동구매하는 나무들을 더이상 심을곳이 없어서 멀리있는 시골땅이 팔리자마자 가까운곳에 다른땅을 구해야할것같다. 심고싶은 나무가 생각나는것만 두세종류지만 실제론 땅이생긴다면 아마 열종류쯤은 더 심게되겠지
폭우가 내리고 쌀쌀해져서인지 마당을 휘집고 돌아다니던 어린뱀이나 얼마전 싸운뒤 나간 들냥이는 보이지 않는다. 들쥐들도 한번씩 보이더니 뱀들한테 전부 먹혔는지 요샌 보이지 않는다.
날씨가 선선해지는걸보니 새로이 변화해야 할 계절이 다가온것같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