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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를 탐

by 까마귀의밥 Mar 22. 2025

스키장에서 스키를 탔다.(얼마전 한라산에서 누군가 스키탔다는 기사가 생각나서 장소명시. 내심 부럽긴했지만 안전사고위험, 생태계교란 등의 이유로 스키장에서 타는게 나은것같다)

*이 글을 쓴 날 서울 광화문에서는 내란수괴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마음으로 늘 같은뜻이다. 스키는 지난겨울부터 타보고싶었는데 폐장이 다가와 미룰수없었다


최근 한국의 여객기 참사, 이태원참사, 내란수괴의 탈옥, 내란수괴 파면 미선고, 경호처 등 내란동조범들 영장기각, 그리고 그로인한 한국사회의 급속한 후진국화와 퇴보로 놀고 즐길만한 시기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우울해하고 있을수만은 없고 오랫동안 스키를 못탔고 기분전환도 할겸 겨울부터 계획했던 스키를 탔다.


스키와 부츠를 챙겨서 나의 '눈보라 언덕집'에서 30분 거리에있는 스키장으로 갔다. 스키의 기원이 정확히 언제 어디서부터였는지는 알수 없지만 우리민족도 북방민족 계열이니 아마도 먼 조상들은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하얼빈이나 러시아지역을 이동할때 스키를 이용했을수도 있지않을까? 아무튼 몇년만에 타는 스키라서 일단 얕은 경사에서 시작했다. 정상에서 어느쪽이 중급자코스인지 몰라서 사람들이 나처럼 극서행하거나 서툴게 타는쪽으로 내려왔다. 리프트를 꽤 여러번 탄뒤 4시쯤 되어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고 빈 리프트가 올라가기 시작하자 이번엔 상급자 코스에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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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서 보던것보다 경사가 더 심해서 급경사가 시작되는 지점에 멈춰서 마음의 준비를 했다. 상급자 코스에 와보고 알게된 사실은 난 중급 정도의 실력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생이 그렇듯 일단 저지르면 되돌리기 어렵다. 이미 얼마간 내려온 상태라 다시 올라갈수도 없고 통과하는 유일한 길은 아래로 내려가는길 뿐이었다. 꼭데기에서 얼마 안떨어진 지점에 가로로 멈춰서서 숨고르기 하고있는데 외국인 아저씨가 괜찮냐는 듯이 내앞에 멈춰서서 말을 걸었다.  '지금 난 농담할 상황이 아니에요' 하지만 내려가야할 엄청난 높이의 슬로프 아래쪽을 보며  말이 안나왔다.  먼저가라고 대충 말하고 아저씨는 먼저 내려가셨다.

스키장에는 이렇게 외국분들도 종종 보였다. 한국분들 중에는 나처럼 혼자타는 사람은 잘 안보였고 대부분 두세명씩 팀으로 왔고 간혹 혼자타는 사람들은 주로 외국인이었다.

꼬마아이들중에도 엄청 잘타는 아이들도 여러명 있었다.


겨울 시즌의 막바지라 야간개장은 안해서 오후권만 이용해 열심히 타고 돌아왔다. 원주민은 곤돌라처럼 전액할인은 아니지만 3만원정도 할인이 되었고, 일부 구간만 운행해서그런지 한국에서 제일 큰 스키장이라던데 몇년전 미국 뉴욕주였나 그 옆에주 였나에서 갔던 스키장보단 코스가 절반길이 정도밖에 안되는 느낌이었다. 2시 좀전부터 4시59분까지 리프트를 20번정도 탄것같다. 한번탈때 평균 9분정도씩 소요된것같은데 리프트로 올라가는데 6분, 내려오는데 3분정도 걸리지않았나싶다.


리프트에 앉아서 마시는 뜨거운 차가 좋았다. 그 와중에 가방에 마호병에 차를 넣어간 것인데 동중정의 느낌. 꼭데기로 올라가는 리프트에서 홀짝홀짝 마시는 차.

겨울의 끝에 눈위를 미끄러 내려오며 사진찍는 사람에겐 웃으며 손도 흔들어주고 모처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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