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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니홉 Jul 20. 2024

턱걸이 20개를 매일 했었는데, 안 하다보니

근력운동을 매일 꾸준히 해야할 필요성이 있는 나이인 40대. 건강을 위해

  사람의 몸은 참 신기하다. 매일매일 부지런하게 몸을 쓰면  쓸수록 발달하고, 안 쓰면 점점 쇠퇴한다. 진화론에서 언급한 '용불용설'은 맞는 이론인 것 같다. 그 개체의 후대에도 변형된 모습이 유전될지는 모르겠지만, 현재의 상태에서 사용하는 부위에 따라 점점 변하는 것은 맞는 것 같다. 투수가 공을 계속 던지면 오른팔이 더 발달하고 길어지는 것, 수영선수가 접영을 많이 하면 어깨가 더욱 발달하는 것 등. 사람 몸의 근육이나 각 기관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는 꽤 괜찮은 몸매의 소유자이다. 키 181cm, 몸무게 78kg이다. 결혼 후 잘 먹어서인지, 육아 후 야식 때문인지 살이 팍팍 늘었었다. 그러면서 88kg까지 몸무게가 증가했다. 그러니 갑자기 시야가 흐려지기도 하고, 뒷목이 땡기기도 했다.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서 체중을 서서히 줄여 나갔다. 지금의 체중을 만들고 계속 유지하려 노력 중이다. 저녁에 야식과 술을 안 먹으니 더 이상 체중은 늘지 않았다. 다행히 마흔 살이 넘어가니, 술에 대한 욕심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남자들은 다들 몸짱이 되고 싶은 로망이 있을 것이다. 나 또한 근육이 탄탄한 몸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었다. 고등학생 때, 대학생 때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눈도 제대로 못 뜬 상태에서 팔 굽혀 펴기를 했다. 그냥 자세로 50번, 좀 더 넓게 손을 짚은 상태로 30번, 좁게 손을 모은 상태로 20번을 하고 난 후 기상하였다. 그것만 매일 해도 꽤 괜찮은 몸매를 유지할 수 있었다. 운동도 공부도 벼락치기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매일 꾸준히 10분이라도 하면서, 지속하는 것만이 성공의 비결임을 다들 알 것이다. 소위 말하는 'grit'이다.


출처: 블로그, 지찬혁

  'grit, 미국의 심리학자인 앤젤라 더크워스가 개념화한 용어로, 성공과 성취를 끌어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투지 또는 용기를 뜻한다. 즉, 재능보다는 노력의 힘을 강조하는 개념이다.'라고 네이버 지식백과에 적혀 있다. 'grit'의 뜻을 찾아보면 '모래, 아주 작은 돌'이다. 그런 작은 노력들이 모이고 모이면 나중에 큰 힘을 발휘한다는 뜻이겠지. 운동도, 공부도, 글쓰기도, 세상 모든 일이 매일매일 꾸준히 하는 성실함 속에서 이루어짐을 다시 한 번 말하고 싶었다.


  그리하여 나는 거짓말 조금 보태어 '비의 몸매'를 갖게 되었다. 교대를 다닐 때 미술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그 당시 교수님께서 나를 불러 나오라고 했다. 나의 몸을 보라면서, 아주 비율이 좋은 멋진 몸이라는 칭찬을 하셨다. 나의 동기들은 한 손으로 내 얼굴을 가리고 나를 보면서, '얼굴 빼면 참 좋은데.'하면서 한 마디 보태었다. 이걸 칭찬으로 들어야 하나, 놀림으로 들어야 하나 하며 잠시 고민했던 순간이었다.


출처: 블로그, 장돼지

  군대에 가서도 운동은 꾸준히 하였다. 자대 배치를 받기 전 보병학교에 있을 때도 몸 만들기를 계속 하였다. 저녁 먹으러 가기 전 동기들과 턱걸이를 하고 밥 먹으러 갔었다. 훈련을 받고,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군에 있을 때 멋진 몸매를 갖출 수 있었다. 나의 소대원 중에 한 명은 나에게 이런 말을 했었다.

  "소대장님은 독일 장교처럼 정말 멋있으십니다."

  백인처럼 훤칠하다는 뜻이었겠지. 혹시 나치 독일군인 같다는 말이었을까? 과연 그 말은 칭찬이었을까? 욕이었을까? 


  결혼을 하고, 애를 낳고 키우다 보니 나의 몸이 점점 망가졌다. 운동은 하지 않고, 육아스트레스를 푼다고 밤마다 야식에 술을 먹으니 점점 뚱뚱해졌다. 체력도 예전만큼 좋지 않아 팔굽혀 펴기 30개도 힘들어서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서, 매일 팔굽혀펴기라도 다시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30개를 하기도 힘들었지만, 매일 조금씩 하니 갯수가 점점 늘었다. 안 쉬고 50개까지는 가능한 체력이 되었다. 점점 욕심이 생겨서 안 쉬고 한 번에 하는 갯수를 늘여보았다. 55개, 60개, 65개, 70개. 그렇게 하다보니, 안 쉬고 80개까지는 할 수 있게 되었다. 한 번도 안 쉬고 100개까지 해보려 했지만, 80개를 넘기지는 못했다. 그래도 그게 어디인가!


  그 후 턱걸이를 매일 꾸준히 했다. 턱걸이봉을 화장실 문에 설치하여 아침에 씻기 전에 매일 매달렸다. 턱걸이를 안하다가 하니, 처음에는 10개 정도 할 수 있었다. 이것도 매일 하니 내 몸이 점점 적응하고 발달하였는지 나중에는 25개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매일 아침 턱걸이 25개를 하면, 나는 내일도 턱걸이 25개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 그렇게 내일도 내일도 25개의 턱걸이를 하면, 나중에 60살, 70살이 되어도 25개의 턱걸이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몸이 그렇게 적응하여 쇠퇴하지 않도록 매일 근육을 닥달하는 것이다. 


  그런데 약간의 변수가 생겼다. 어느 날 사정이 생겨서 턱걸이를 못하게 되었다. 그 다음날도 깜박하고 하지 않았다. 턱걸이를 안 하는 날이 며칠 연속되니, 갑자기 턱걸이를 하기가 싫어졌다. 그러면서 턱걸이를 안하게 되었다. 아! 이러면서 사람이 늙어가는 거구나! 운동하는 것이 귀찮아지고, 그러면서 더 안하게 되고, 나의 몸은 점점 쇠퇴해 간다. 이 연결고리를 과감하게 끊어야 한다. 운동이라는 것이 하기 싫어도 막상 시작하면 또 할 수 있다. 처음 시작만 하면 또 다시 매일 꾸준히 할 수 있으리라!


  오늘 다시 아침에 턱걸이봉을 잡았다. 예전보다 20개까지 하기가 더 힘이 든다. 싫어도 매일 해야 한다. 어떻게든 아침마다 턱걸이봉을 잡고 20개 이상 꾸준히 매달려 보아야 한다. 그렇게 하다보면 다시 나의 근력이 돌아올 것이다. 다시 몸을 만들어야 한다. 늙어서도 탄탄한 몸을 유지하고 건강을 지키기 위하여.


  담임을 할 때 아이들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사람은 죽기 직전까지 공부하는 것이다. 늙어도 책을 봐야 하고, 배워야 한다. 선생님도 죽기 직전까지 공부할 것이다."

  배움의 지속성과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아이들에게 해준 말이다. 여기에 한 마디 더 덧붙여야겠다.

  "사람은 죽기 직전까지 운동하는 것이다. 매일 운동을 꾸준히 해서 건강을 유지하는 것만이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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