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과 풍자 그 사이
교사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얻고 있는 블로거가 있다. 바로 3.2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블로그 ‘우비초’이다. 학교의 세태를 짤로 담은 에피소드들은 공감을 많이 얻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된 4세대 나이스 이슈부터 학기 초 우당탕탕 돌아가는 교육 행정 운영의 소재들은 교직 밖에서는 관심을 이끌고, 교직 내에서는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매력을 준다.
우비초의 블로그 메인 화면, 게시글의 썸네일만 봐도 흥미를 이끄는 소재들이다.
(출처: 우비초 블로그: https://m.blog.naver.com/PostList.naver?blogId=cpnbh)
또한 인스타툰으로 활발하게 하고 있는 ‘참쌤툰’과 ‘람보스쿨’ 경우도 비슷한 흐름이다. 이러한 스토리형 연재물은 플랫폼 사용의 주류인 mz세대 교사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현실을 반영한 게시물을 서로 태그하면서 소통하는 행위를 통해 나만 겪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동질감을 가지게 한다. 이는 게시물 통해 부정적 감정을 해소하는 하나의 창구가 되고, 또한 변화를 불러오는 힘도 된다.
인스타그램 게시물 ( @rambo_school)
인스타그램 게시물 ( @chamssaem)
한편 새로운 콘텐츠의 등장은 특정 세대에겐 공감을 이끌기도 하지만 특히, ‘MZ 교사’라는 수식어는 공무원 관료체제에선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는 역할로 보여지기도 한다. 최근 snl에서 패러디한 엠지오피스만 봐도 회사 내 갈등이 어떻게 그려지는지 엿볼 수 있다. 이렇듯 현장에서 바라보는 소위 MZ교사와 기성교사 간의 갈등이 실제로 있느냐 라고 묻는다면, 없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MZ라서 그렇다구요?
이러한 시대에서 MZ라 불리는 우리는 직장생활에서 중요한 동료교사, 관리자들의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 가는 것이 좋을까.
교사커뮤니티에서 관리자 또는 동료교사와의 갈등으로 인한 고충 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MZ세대 부장교사도 늘어나면서 동료와의 갈등, 신규교사의 적응 문제 등 다양한 이슈가 나타난다. 실제 MZ교사로 교직 생활하는 입장에서 한마디 얹자면, 자신의 할 일에 최선을 다하는 걸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당연히 처음이라 구멍 낼 수도 있다는 공감과 이해가 동반 될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면피하려는 태도는 독이 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래, 그까짓 거!
어느 덧 교직 10년차가 되어가는 필자가 느낀 바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이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쉽지 않다. 그러나 마음을 비우는 게 현명하다는 것. 그것을 깨닫는 경험에서 분명히 얻은 것은 있었다. 어쩌다 길이 탄탄대로 흘러가는 사람도 보이겠지만, 버텨보면 알 것이다. 인생은 쉽지 않다.
예전 선배교사에게 고민 상담을 하던 중 들었던 말 한 마디가 아직도 뇌리 속에 남는다. 바로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라는 말이었다. 종종 주위에서 듣는 흔한 말이지만 그 당시 내게 현명하게 이겨낼 용기를 주었다. 작은 손거스러미 하나가 내 온 정신을 괴롭게 하는데 어찌 쉽겠는가. 하지만 그까짓 거라고 담담한 용기를 내 보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글 : 유명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