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PM이 되고 싶어요.
처음부터 완벽한 프로젝트란 존재하지 않으며, 프로젝트 요건은 기업 내·외부 다양한 변화에 따라 언제든 변경될 수 있고, 이런 불완전하고 리스키한 상황 속에서 PM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매니징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즉, PM은 프로젝트 환경에서 가용할 수 있는 자원들과 제약조건 사이에서 서로 충돌 및 경쟁하면서 일해야 한다. 오늘은 괜찮은 PM으로 거듭나기 위해 PM이 수행해야 하는 역할과 갖춰야 할 역량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프로젝트 관리자는 기업에서 프로젝트 목표를 달성할 책임을 지고 팀을 이끌도록 선임된 책임자이다. 스크럼 개발 방식에서는 프로젝트 관리자를 '스크럼 마스터'라고 부르기도 하고, 애자일에서는 팀 촉진자(Facilitator)라고도 한다. 모든 프로젝트 관리자를 'PM'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다만, 편의를 위해 이하 'PM'이라고 하겠다)
PM은 프로젝트의 최고 관리자이지만, 반드시 최종 의사결정자는 아니다.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끝까지 이해하고 통합 관리를 통해 리딩하는 역할자이다. 비즈니스 대행자라고 볼 수도 있고, PMBOK에서는 PM을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에 비유하였다.
PM은 아래 세가지 기본 조건을 갖춰야 한다.
1. 멤버십과 역할: 요구사항 처리를 위해 다수의 팀원들과 협업하고, 그들의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
2. 팀에 대한 책임: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종료될 수 있도록 팀의 책임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3. 지식과 스킬 필요: 효율적인 프로젝트 관리를 위한 전문지식 및 스킬을 획득해야 한다.
Soft Skill
원만한 대인관계를 형성하는 능력으로 프로젝트 이해관계자(팀원, 관리자, 제휴기업, 정부조직, 사용자 등)들을 관리하는 능력을 말한다. PM은 프로젝트가 산으로 가지 않도록 팀원들을 타이트하게 관리하는 카리스마와 위험요소를 빠르게 캐치해 내는 통찰력도 필요하지만, 동시에 팀원들의 협력을 이끌어 내는 친화적이고 외향적인 성격도 갖춰야 한다.
이게 정말 어려운 것 같다. 회의할 때는 날카롭게 지적하거나, 팀원들이 길을 잃지 않고 Next Step을 실행하도록 단호하게 명령(이라고 쓰고 '부탁'이라고 읽는다)하는 것도 필요하고, 평소에는 팀원들과 라포(rapport)를 생성하기 위해 티타임도 가지고, 사적인 안부도 묻는 이중적인 성격을 가져야 한다니! 나는 개인적으로 후자는 어렵지 않았지만, 카리스마를 갖추는 게 어려웠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란 게 얼마나 어렵고 모순된 말인지.
사실 아직도 카리스마는 딱히 없는 것 같다. 그저 가끔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슈가 터졌을 때 화를 낼 뿐.. 사실 "사람을 고쳐 쓰는 게 아니야"라는 어른들 말씀처럼 성격은 타고나는 것으로 인위적으로 만들 수 없으니, 시간이 지나고 많은 프로젝트를 매니징 하다 보면 저절로 카리스마가 탑재되지 않을까.
Consensus
프로젝트의 문제와 이슈에서 팀원들의 의견 일치, 합의를 이끌어내는 능력을 말한다. 100% 동의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관계자들이 프로젝트 의사결정과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관리/리딩 한다는 의미이다.
각자 다른 삶을 살아온 다양한 성격/성향을 가진 이해관계자들의 컨센서스를 맞추는 일은 어렵다. 가끔 컨센서스가 너무 안 맞은 채로 회의를 시작하면 회의가 정말 산으로 간다. 그래서 적어도 리더십이 참여하는 중요한 미팅은 사전에 주요 의사결정자(발언권자)와 컨센서스를 맞추기 위해 짧게 1on1 하는 것을 추천한다. 미팅 전에 내 편을 많이 만드는 것은 영악한 게 아니라 똑똑한 것이다.
본 미팅에서는 문제에 대한 의견 대립을 좁히고, 결론(혹은 Action Item)을 도출하기 위해 우선 팀원들의 의견을 수립해야 한다. 그리고 돌아가면서 본인의 의견/아이디어를 이야기하고, 토론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 대면 미팅이라면 화이트보드에 포스트잇을 붙여서 의견을 취합하고, 하나씩 떼어내면서 결론을 도출할 수도 있다.
비대면 미팅이라면 Figma의 Brainstorm 템플릿을 활용해서 포스트잇에 내용을 작성하고, 의견을 나누고 논의할 수 있다. 이때 아무도 작성하지 않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룰을 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1. 모두 최소 하나의 포스트잇을 작성한다. *가장 기본이 되는 룰
2. 포스트잇 하나당 하나의 아이디어만 작성한다.
3. 예시(사례)와 함께 구체적으로 작성한다.
PMBOK에서는 프로젝트 관리를 잘하기 위해 3가지 요소를 추천하는데, 이 요소들 간 적절한 융합을 유지하는 것을 역량 삼각형(Talent Triangle)이라고 한다.
기술적인 프로젝트 관리
프로젝트 관리를 위해 필요한 각 도메인 지식 및 스킬을 말한다. PM은 여러 팀과 소통하기 때문에 기획, 디자인, 개발, QA, 인프라, 보안 등 각 도메인에 대한 지식을 어느 정도 갖춰야 한다.
전략과 비즈니스 관리
비즈니스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 역량을 말한다. PM은 비즈니스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법을 알고 이에 대한 전략과 전술을 이끌어 내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리더십
조직을 이끄는 역량으로 조직과 프로젝트 팀에 동기부여와 함께 이끌어가는 지식과 스킬이다. 프로젝트 관리자의 역량 중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관계'로 사람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관리하는 리더십이 중요하다.
PMBOK에서는 리더십을 위와 같이 다섯 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그리고 애자일 환경에서 가장 선호하는 유형을 섬김형(Servant Leadership)이라고 언급했다.
서번트 리더십
구성원에게 목표를 공유하고 구성원들의 성장을 도모하면서, 리더와 구성원의 신뢰를 형성시켜 궁극적으로 조직성과를 달성하게 하는 리더십이다. 서번트 리더십은 리더가 구성원 섬기는 자세로 그들의 성장/발전을 돕고 조직 목표 달성에 구성원 스스로 기여하도록 만든다.
서번트 리더십에서는 리더를 다른 사람에게 봉사하는 하인(servant)으로 생각하고, 구성원을 섬김의 대상으로 보아 명령과 통제로 일관하는 자기중심적 리더가 아닌, 신뢰와 믿음을 바탕으로 개방적인 가치관을 지닌 리더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서번트 리더십은 프로젝트 팀원 및 이해관계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헌신하는 리더십이다.
그렇다고 서번트 리더십이 팀원들의 눈치만 보는 하인이라는 뜻은 아니며, 팀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그들이 많은 발언을 할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는 리더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백엔드 개발자한테서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좋은 비즈니스 아이디어가 나올 수도 있는데, 말할 기회가 없다면 모래알 속 진주일 뿐이다. 즉, 서번트 리더십을 적용하여 팀원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협업을 이끌어 내는 리더가 되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최고의 리더는 '카리스마 있는 서번트'인 것 같고, 앞에서 언급한 '부드러운 카리스마'와도 결이 비슷한 것 같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뿜뿜하는 괜찮은 PM이 되는 그날까지 열심히 구르고 배우며 성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