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막막한 직업 고르기에 대하여

다만 일기 연재 중입니다.

by 앵그리툰 Angrytoon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사장님 차를 얻어타고 집에 오는 길이었다.


“이제 알바 그만두고 뭐할거에요? ”


2초 정도 제대로 답을 할 수 없어 “으음”하다가


“알아보고는 있는데 쉽지 않네요. ”


라는 이상한 답변을 해버렸다.


“맞아. 원래 찾는게 어렵지. ”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대답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아니, 사실 대답을 하기 싫다는게 더 정확한 표현이겠지. 일이 너무 바빠서 나와줄 수 있겠냐는 연락을 받고 5일 정도 일을 했고 내일이 마지막 날이었다. 사실 여행 전에는 귀국 후에도 계속 배우 일을 하려고 했다. 돈이 없어도, 유명해지지 않는 이상 철저하게 을일 수 밖에 없어도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것 만 같았다. 그만큼 매력적인 직업이었다. 하지만 여행동안 사람에게 돈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돈이 없는 사람의 인성이 얼마나 더러워질 수 있는지, 돈이 없는 사람의 몸이 얼마나 힘들어질 수 있는지 2달 간 뼈저리게 느꼈다.


그래서 귀국 후 바로 대학 전공과 무관하게 취업할 수 있는 직업을 찾기 시작했다. 출판사 취업, 3D 모델링, 인공지능 분야, 도배사, 청소, 개발자, 속기사 등 많은 직종이 눈 앞을 오고 갔다. 어떤 일이든 상관은 없다. 목적이 돈이기 때문에 불법적인 일만 아니면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건 아닌 것 같아. ’하며 다른 직업을 찾고 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 내가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원체 결정을 쉽사리 내리지 못하는 편에 걱정을 많이 하기 때문이리라. 훗날 적성이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을 때 쉽사리 바꿀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제비뽑기 하듯 고를 수 없었다.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브러치 작가 신청도 하고 블로그도 개설했다. 소설도 조금씩 쓰고 있지만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결과는 없기에 다른 직업을 찾아야만 했다. 워킹홀리데이를 가볼까하는 생각도 했지만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본 결과,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경험해 본 뒤 가고 싶어지면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고민하기 싫어서, 취업하기 싫어서 해외로 도피하고 싶지는 않았다.

사장님은 대학교 2학년때부터 동대문을 다니면서 일을 배워 10년 동안 옷 사업을 하고 계신다. 같이 일했던 형님은 고등학생 때부터 연기를 해 10년 동안 연극과 뮤지컬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미용에 발을 담갔던 누님도 있다. 여행에서 만나 친해진 누나는 구청에서 일하다가 내년에 유학길에 오른다고 하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는 대학원 졸업 후 어느 분야로 진출할 것인지 계획을 세워 두었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 잘 알고 목표를 딱! 딱! 정해 계속 나아가는 것 같이 보이는데 난 그것이 쉽지 않다. 걱정도 많고, 불안도 많아 ‘오늘도 정하지 못했구나. 내일은 또 뭘 찾아봐야 하지. ’하며 잠자리에 든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마지막 아르바이트를 가기 위해 아침식사를 하고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는 순간에도 마음 속 한켠 어딘가에 ‘저녁에는 어떤 직업을 찾아봐야 할까. ’란 생각을 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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