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에 가려진 너의 속살을 핥아먹고 싶었다
아이야
너는 왜 너의 모습을 모르는지
아름다운 장미도 가시가 있듯이
너 역시 그것이 있지 않니
나는 네가 항상 아름다웠는데
만개한 꽃들 사이에서도 너는 가장 먼저 눈에 띄었지
꽃이 피지 않은 네 모습이 가장 아름다웠지
나는 어렸을 적부터 아름다운 것을 지나치지 못하고
눈에 밟히는 그것을 가져야만 했는데
가시에 찔려 선혈이 낭자하는 순간에도
나는 너를 쥘 수 있어 행복했던
그런 순간을 만들어준 건 너였지
너의 속을 반으로 잘라
새어 나오는 진액을 손가락으로 쓸어내리고
그것을 입에 감춰 무는 상상을 했다
여타 다른 것에서는 맛볼 수 없는 단맛이었다
그래
나는 가시에 가려진 너의 속살을 핥아먹고 싶었다
너의 끈질긴 삶의 원천을 내 혀로 맛보고 싶었다
나는 언제나 너를 가장 아름답다고 여기고
너는 언제나 너를 가장 흉측하다고 여기는
이상하고 엉뚱한 우리의 눈
너는 너를 영원히 보지 못하지
내가 나를 직접 보지 못하는 것처럼
우린 영원히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지
그래서 우리가 서로를 사랑하는 것 아니겠니
이해할 수 없으니 이해하려 노력하고
세상에 완벽이란 없으니
우리는 영원히 노력하다 죽어가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