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니겠지 했지만 나도 그 안의 승객이었다.
2015년 1월 중순, 영국과 미국에서 출간된 <걸 온 더 트레인>은 영미권 소설 시장을 온통 뒤흔들어 놓았다. 2015년 현재 25주째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명단에 오른 이 책은 그중 19주 1위를 기록했고, 영국에서는 2009년 출간되어 19주 1위를 기록한 댄 브라운의 <로스트 심볼>을 제치고 20주 1위를 기록하여 역대 최장 베스트셀러 기록을 세웠다.
"전미대륙에서 6초마다 팔린 책", "영국에서 18초마다 팔린 책", "5개월간 미국에서 판매된 책을 쌓으면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1,031채를 합친 높이와 같다." 등 <걸 온 더 트레인>은 온갖 진기록의 주인공이 되었다. 이 책은 놀라운 판매기록도 화제가 되었지만, 작품성과 대중성의 이상적인 결합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유수 매체들의 관심과 찬사를 받았고, 장르소설의 공식에 충실하게 따르면서 인간의 본성과 인간관계의 진실을 충격적으로 드러낸 독창적인 성과로 주목받았다.
아마존닷컴에는 소설의 감흥을 전달하고 싶어 하는 독자들의 리뷰가 무섭게 올라오고 있다. 발행 6개월 만에 26,000건을 넘어선 리뷰에서 독자들은 이렇게 심경을 밝혔다. "미치도록 재미있다." "이렇게 재미있는 소설을 빨리 읽지 못하는 내 느린 독서 속도가 짜증 날 정도였다." "오늘 밤에 아무런 약속도 없어서 다행이다."
주인공 레이첼은 기차를 타고 지나가며 기찻길 옆 주택가 부부를 관찰하면서 자신이 한때 누렸다고 생각하는 삶, 자신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삶을 대입시킨다. 그녀는 남들의 삶을 관찰하고 오지랖 넓게 관여하다가 마침내 자신의 삶의 진실에 다다르게 된다.
출처 : 알라딘
열차의 선로 끝까지를 목표로 삼은 채, 각기 다른 인물들이 다른 시간에 열차에 탑승에 한 곳을 바라보며 이동하듯 펼쳐지는 이야기는 끝이 정해져 있어 뻔할지도 모르지만, 그 과정을 전혀 지루하지 않고 흥미진진한 모험으로 만들어주는 도서입니다.
어딘가를 빠르게 지나갈 때나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 위에서 외부의 공간을 바라보거나 사진을 찍을 때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겉표지는 사진을 좋아하거나 자주 접했던 이들에게는 다소 친숙하고 관심을 끌 수 있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과거와 다르게 요즘은 누구나 휴대폰을 이용해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일상적인 풍경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기차 위의 여자는 우리와 같은 기차를 탄 승객이며, 또 어쩌면 우리들 자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그 시선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의 차이만을 나타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처음 시선을 보여준 레이첼은 도서의 전체적인 흐름을 통해 현재를 이야기했습니다. 마치 그녀 혼자 열차 위에 있는 듯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를 포함한 총 세 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내용이 전개됐으며, 각기 다른 시간 속에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이야기는 조금씩 하나의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저 다른 위치에서 열차를 탔을 뿐, 다른 시간에 탔을 뿐이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시선은 레이첼이었고, 시작과 끝 모든 부분에 관여하는 만큼 그녀만 진실일 것 같다는 착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하지만 그녀를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결함이 많이 느껴졌으며, 어딘지 퍽퍽하고 마른 모래처럼 푸석했고 냉소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정확히는 냉소적이라기보다는 의도적이고 과하게 감정을 감추고 있는 듯했습니다.
또 억지로 자신의 상처 입음을 숨기고, 온갖 상상력으로 누군가를 창조해 내는 모습을 보이면서, 때로는 바보 같아 보이기도 했지만, 어떤 면에서는 창의적이기도 했습니다. 허구지만 허구가 아닌 허구의 전혀 다름일지 모르는 그들을 통해 행복한 자신을 꿈꿨으며, 정말 완벽한 꿈일지 알 수 없는 의문만 남기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완벽해 보였던 커플의 이야기는 끝까지 완벽으로 남아야 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과거를 송두리째 부정한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단지 그들 사이에 원치 않는, 불청객이 끼어들었을 뿐이라며, 그 불청객을 찾는 것에 적극적으로 임합니다.
자신의 그런 행동이 어떤 부정적 영향을 끼칠지는 고려하지 않은 채, 그저 눈앞에 있는 목적지를 향해 맹목적으로 달리는 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는 한없이 이기적인 모습으로 느껴져 혐오감까지 들 정도였습니다.
물론 이런 모습은 다른 두 명의 인물에게도 똑같이 느껴졌습니다. 한 명은 자신밖에 모르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면서, 자신을 위해 남을 깎아내리고 상처 입히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행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쉽게 과장을 했고, 그 뒤의 일은 '나'의 일이 아니라는 듯 행동했습니다.
또 다른 인물은 자신의 행복이라는 이름 하에 불륜을 저지르면서, 자신 때문에 상처 입을 배우자를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고, 그런 행동을 하게 만든 것에 책임을 물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스스로에게 솔직하지 못했습니다. 분명 더 의심할 수 있는 인물이 있었음에도 외면했고, 자신의 모습이 상처를 줄 것이라는 것을 알았으면서도 오히려 더 의도적으로 상처 주기 위해 내뱉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본인이 상처 입을 수도 있다는 것은 철저히 외면할 뿐이었습니다.
그들에게 다가올 진실은 당연히 잔인하고 고통스럽습니다. 그래서 피하고 싶고, 외면하고 싶지만 끊임없이 모습을 드러내며 결국 눈앞까지 다가옵니다. 그렇게 진실이라는 이름의 태풍은 우리의 피부를 직접적으로 때릴 것입니다. 어쩌면 그녀들에게 필요한 것은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보다, 그 고통이 조금이라도 완화되거나,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갖추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분투했고, 발버둥 쳤으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성장하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을 동정하거나, 위로하거나, 편을 들어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기엔 너무도 혐오스러운 모습을 보였고, 결과적으로도 온전히 성장하고 독립적이면서 이상적인 존재가 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쉬이 답을 내릴 수 없었습니다.
사실 그들만 혐오스러운 것은 아니었고, 해당 도서에서 그렇지 않은 사람을 찾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모두가 어딘지 혐오스러운 모습을 보였고, 이기적이었습니다. 그저 조금 더 심하거나, 덜한 정도로만 보였습니다. 가장 이성적인 모습을 보이는 듯한 정신과의 선생님조차 자신의 욕망을 이따금 조절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으며, 경찰들은 색안경 끼고 행동했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이 모든 것들이 크게 상관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녀들뿐 아니라 우리들도 언제나 일정 부부 외면하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따금 타인을 위해서 행동하지만 대부분은 자신을 위해서,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쪽으로 몸을 움직입니다. 결국 그들은 우리 자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우리가, 아니 내가 톰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나는 모퉁이에 멈춰 서서 굴다리 안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그 차갑고 습한 냄새를 맡을 때마다 항상 등골이 오싹해진다. 밑에 뭐가 있나 보려고 바위를 뒤집었다가 이끼와 벌레와 흙을 본 것처럼.
P45
터널이나 작은 동굴 등에서 나는 습함을 표현하는 그 냄새가 생생히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녀처럼 소름이 끼치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어떤 느낌을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어딘지 놀랍도록 생생하면서 추상적인 이러한 표현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뭔가가 보일 듯하다가, 어떤 말이 들릴 듯하다가 또다시 저만치 달아나버린다. 도무지 잡히지가 않는다. 잡힐 듯하다가도 마지막 순간 내 손이 닿지 않는 어둠 속으로 모습을 감춘다.
P70
그녀의 현재 감정이 충분히 전달되는 이러한 표현은 그녀의 궁금증과 근원을 알 수 없는 두려움을 독자들도 느끼게 했습니다. 마치 자신의 선택이 어떤 파급을, 커다란 파도를 몰고 왔다는 사실만 인지하고 있는 듯 보였으며,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했는지 기억해 내려 애쓰지만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다는 '사실'만 보여줌으로써 미스터리함을 극대화했습니다.
그는 나를 답답해하기 시작했다. 왜 가져보지도 못한 것을 그리워하고, 그것 때문에 슬퍼하는지, 그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나 혼자만 불행한 것 같았다.
P118
흔하게 우리는 가져본 적도 없는 남이 갖고 있던 돈이, 아이가, 이성 등의 어떤 것을 탐하곤 합니다. 어쩌면 가져본 적이 없어 떠오르는 궁금증과 남이 갖고 있어 빼앗거나 대신 소유하고 싶다는 욕망 때문일 수 있습니다. 무엇이 정답인지는 알 수 없지만, 결국 인간의 욕심이라는 하나의 시작은 분명합니다.
내 안의 착한 천사들이 이번에도 술에게, 그리고 술에 취하면 나타나는 인격에게 지고 말았다. 주정뱅이 레이첼은 뒷일을 생각하지 않고, 과도하게 마음이 넓어지고 태평해지거나 아니면 미움에 빠져버린다.
P155
알코올에 패배한 그녀는 자신이 만들어낸 환영의 그들이 더없이 완벽하고 온전한 존재이기를 바람을 품고, 그들에게 자신을 투영시킴으로써 그들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다면, 자신도 원래대로 될 것이라는 헛된 희망을 품은 채 사건에 뛰어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그 누구도 완벽하지 않고 결함투성이입니다. 그들도, 그녀도 원래 결함투성이이기 때문에 완벽이란 없으며, 그녀가 그러한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알아내야 한다. 기억이 되살아날지도 모른다. 무슨 까닭인지, 내가 중요한 뭔가를 잊고 있다는 확신이 든다. 어쩌면 나 자신을 속이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내가 쓸모없는 인간이 아니라는 걸 나 자신에게 증명해 보이려는 욕심.
P216
그녀는 어쩐지 여러 일들을 겪으며, 스스로에게 조금씩 솔직해지고, 자신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아주 조금씩이기 때문에 주변의 다른 이들은 그녀의 그런 변화를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여전히 그녀를 얕잡아보고, 내리깔고 있었습니다. 어쨌든 그녀는 성장을 하고 있었고, 주변도 어느 순간 바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 리가 없다. 그의 충격과 고통은 거짓이 아니다.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사람은 있을 수 없다.
P293
어쩌면 그녀는 처음부터 본능적으로 그를 범인으로 여기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가, 그들 부부가 행복해야만 한다는 강한 집념이 그것을 거부하는 듯했고, 스스로 눈을 감아버린 것 같았습니다. 그 사실이 진실인지는 알 수 없지만, 당연히 의심해야 할 부분들을 외면했습니다.
경찰이 그 여자를 어떻게 처리할지 모르겠다.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정도로 끝낼까? 어쨌든 금지 명령 같은 걸 알아보기 시작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톰을 위해서라도 거기까지는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P339
한없이 이기적이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약간의 과장'을 스스럼없이 내뱉는, 추측을 사실로 받아들인 뒤 이야기하고 곤란스럽게 만드는, 그러면서도 자신의 잘못은 아무것도 아닌 듯, 죄책감을 느끼지도 않는 듯 행동하는 그녀는 자신의 행동이 만들어 낼 여파는 신경 쓰지 않은 채 '나'만 손해 보지 않으려는 듯한 행동을 보입니다.
내게 이런 얘기를 하는 그녀가 밉다. 그녀의 얘기를 믿는 것 같은 나 자신도 밉다. 난 어쩌면 톰이 거짓말쟁이라는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다만 예전엔 그의 거짓말이 내게 편리했을 뿐이다.
P392
그의 태도에서 보였던 상냥함 속에 숨겨진 어떤 날 선 느낌이, 같은 문제를 겪는듯한 두 여인이, 당연하게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그녀들은 그 원인이 결국 단 하나로 귀결되고 있음을 말해주었습니다. 모든 시작은 그라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그렇게 진실이라는 이름으로 성큼 다가오는 어떤 사실이 소름과 재미로 묘하게 뒤섞인 감정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가 꼼수를 쓰고 있는 거다. 그는 늘 이런 식이다. 모든 게 내 잘못인 것처럼 느끼게 만들고, 나를 쓸모없는 인간으로 느끼게 만드는데 등한 사람이다.
P443
어쩌면 가장 잔인하고 역겨운 사람은 그가 아닐까 싶습니다. 누군가를 죽였다는 사실도, 폭력을 심하게 사용했다는 사실도 있었지만 말로써 한 사람의 인생을 난자하고, 스스로 죄인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아무 잘못이 없으며, 그 행동을 하게 만들었다며 다른 이의 탓을 합니다.
헤어지기 직전에 그녀가 내 팔을 잡았다. 그러고는 "잘 지내요."라고 말했는데, 그 말이 왠지 경고처럼 들렸다. 나는 그의 목을 찌를 수밖에 없었고, 애나는 그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서로 입을 맞추어 말한 우리는 그 진술에 영원히 얽매어버린 공범자들이다.
P454
그녀들은 일부의 진실에서 눈을 돌렸습니다. 물론 그러한 선택을 탓할 수는 없습니다. 살기 위함이었고, 발버둥이었으며, 지극히 자신만을 위한 혹은 자신의 아이만을 위한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최종적으로 그녀들이 성장했다고 볼 수는 없고, 제자리걸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자극적인 요소들이 연속적으로 등장하곤 합니다.
이는 호기심을 자극하고 책의 재미를 끌어올리는 요소가 될 수도 있지만, 너무 빈번하고 당연하게 여겨지는 불륜이 너무도 쉽게 표현됨으로써 문화의 차이인지 생각의 차이인지 혼동을 느끼게 됩니다. 그렇다고 그 과정과 그들의 행동을 모두 세부적으로 묘사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들을 담아내는 것으로 다소 역함을 느끼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런 역함은 전체 등장인물들까지 확장함으로써 하나의 분위기로 만들어 내지만, 이 때문에 도서를 덮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일관적이지 않고, 뒤죽박죽 엉켜있는 듯한 시간의 흐름이 도서가 다소 복잡하게 느껴지게 합니다.
물론 각 인물들이 겪는 시간이 다르고,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적절한 선택으로 보이지만, 한쪽으로만 흐르는 시간의 전개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복잡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일반적인 이야기 흐름 속에서 이따금 등장하는 회상 정도의 표현이 적절하다고 믿을 수도 있지만, 분명 서로가 느끼는 시간은 다르기 때문에 이와 같은 표현 방식이 오히려 정확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역한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모든 인물들 때문에 도서의 내용 자체가 역함만 남을 수 있습니다.
어느 인물 하나 빼놓지 않고 이기적이고 자기 자신만을 위주로 모든 것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기본적인 인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듯 느껴집니다. 이는 실제 우리들의 모습일 수도 있지만, 도서를 통해 환상을 꿈꾸거나, 평소 '나는 다르다'라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거부감이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 남보다는 나를 위해 행동하며, 아주 가끔 타인을 위해 움직이는 존재입니다. 그러한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독서에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심한 저항으로 다가올 것 같습니다.
결코 그 누구도 해피 엔딩을 맞이하지 못합니다.
누군가는 죽음을 겪고, 누군가는 비밀을 끌어안은 채 살아가게 됩니다. 분명 문제는 해결되었지만, 그 누구도 제대로 성장하지 않은 듯 보이며, 어느 하나 온전하게 이익을 얻거나 행복을 쟁취하지 못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비관적인 시선을 많이 갖춘 저자의 생각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기본적으로 이기적인 우리들의 모습을 대변하지만, 어느 누구도 행복해지지 못했다는 사실이 안타깝고, 부정하고 싶어 거부감이 들 수도 있습니다.
열차 위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어느 사이엔가 다른 인물들의 시선과 시간으로 펼쳐지며, 이곳저곳에 이야기를 뿌립니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결국 '선로의 끝'을 향해 있으며, 하나의 결말로 모든 이들의 목소리가 집중됩니다. 결국 그것들은 하나로 합쳐지며, 진실이라는 이름의 현실에 다다릅니다. 그곳에서 또다시 각자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지만, 그 누구도 행복해지지 않는, 결코 성장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현실보다 더 현실성이 느껴졌습니다. 그들의 모습은 어쩌면 당연히 외면할 수밖에 없으며, 우리가 왜 현실을 외면하려 하는지를 말하는 듯했습니다. 어쩌면 그들 자신이 결국 우리들의 일부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려는 것 같았습니다.
★ 5개 만점
★★★☆ (주제 7 구성 6 재미 7 재독성 6 표현력 8 가독성 8 평균 7)
선로의 끝에 다다른 열차에서 각기 다른 곳으로 다시 나아가는 인물들의 불행한 결말이 현실처럼 씁쓸함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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