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당탕!.
퉁타~~~당!. 탕! 탕!.
난리가 났다.
양은그릇을 소리가 요란했다. 그것도 철판 바닥에 대고, 패대기 치 듯이.
밖을 내다봐도 소리가 날 만한 집은 없다.
하루종일 밭에서 놀다시피 하시는 윗집 할배도, 어제까지 농기구 정리 하시던 전임 이장님도, 추수 끝내 놓고 온천으로 놀이 가셔서 주변이 조용했는데.
이번에는 윗집 닭장에서 난리가 났다.
알 낳았다고 우는 때는 오전인데, 닭들도 양은그릇 소리에 놀랬나?
점점 소리가 커진다.
마을이 비었다는 생각에 갸웃거리며 이장에게 물어봤다.
전 이장님 여행 가시지 않았어?
새벽에 마을주민들 인솔하셔서 온천하러 가셨슈.
근데 윗집에서 그릇 깨지는 소리가 요란해.
기리우? 암두 없을텐디.
같이 가보자.
기리우.
이장의 뒤를 따라가다가 또 한 번 놀랬다.
사냥개 다섯 마리가 나를 보고 한꺼번에 짖기 시작한다.
저 노무 시키들은 맨날 보면서도 짖어.
히히, 원래 사냥개는 머리 좋으면 안 되유.
왜?
무섬증을 기억하면 사냥 가서 돼지 보면 도망가유. 하긴 벌써 몇 년째 산엘 못 가니 쟈들도 답답할꺼유. 코로나 때부터 못 갔으니......
그렇겠네.
집 안을 둘러보고 막 대문을 닫고 나오려는데
이장과 나는 봤다.
젤 덩치가 큰 사냥개의 입에 물려있는 빈 밥그릇을.
양은그릇이었다. 그런데 옆 칸에 있는 나머지도 그릇을 물고 있었다.
밥 달라고 시위했구먼유.
엥? 양은그릇 패대기치는 소리를 냈는데?
맞어유. 밥시간 지나면 땡깡 부려유.
이장이 사료통 뚜껑을 열며 한 소리 한다.
아침에 좀 넉넉하게 주고 가시지.
잊으셨나 보다. 그래도 밥그릇을 물어서 던지는 건 첨 본다.
수북하게 부어 준 사료 덕에 내 뒤에서는 녀석들의 짓는 소리가 나지 않았다.
이틀만 밥 안 주면 꽹과리 소리도 낼 수 있겠다.
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