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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개 Apr 10. 2024

말은, 말이야!!!

어지러운 말들에 지친다.


맛이 없다.
그러나 허기는 진다.
기억하는 맛을 찾아봐도 딱히 생각나는 것이 없다.
간을 보기 전의 혀는 냉기부터 열기까지만 느끼고, 거기에 감칠맛은 언감생심이다.
혀가?
혀는?
이미 하지 못하는 말로 경직되어 있고, 하지 않은 말들로 잠들어 있다.
가슴에 있는 말들은 오래전부터 끓고만 있다.
김이 밖으로 오르지 않는다.
김이 빠져야 뜸이  들 텐데.

흘려 들어도 되는 말들을 주워 담아 온 것이 너무 많았나 보다.
아무리 퍼내려고 해도 이미 가슴까지 들어앉은 말의 무게에 끌려 다닌다.

제기랄!!

퍼내지 못할 바에는 덮어버리자 싶어서 도서관으로 향했다.
책 골목 산책을 아주 천천히 했다.
눈에 들어오는 익숙한 이름들에 먼저 손이 갔다.
하는 말과 듣는 말의 비중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도, 점점 내 말을 소리로 내지 않으려 한다는 것.


예쁜 말은 아니어도 미운말만은 좀 덜 했으면.

 말, 말, 말.

 마구 쏟아져 나오는 말들.
 대상이 없는 듯이 들려오는 말들을 곱씹어 보다가 나도, 누군가도 상처를 받았고 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혀를 물어버린 듯한 충격.


비릿하지만...... 괜찮아

다시.



 

TV에서도, 지인들을 만나도, 친구를 만나도, 비평이 아닌 비아냥 거림과 빈정거리는 말들, 안부에 곁들인  험담들이, 두려운 내일에 벌벌 떠는 말들이 한숨처럼 내려앉기도 한다.


 서글퍼지는 세상이다.

 

 상처에 놓아줄 진정제를 오늘도 찾고 있다.






          오늘은  선거하는 날!!

 꼭. 꼭 찍고 나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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