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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터진마돈나 Mar 15. 2024

유난히 파아란 여행을 떠나게 되기를.



유난히 파랗다


쓸데없이 선명하고 정직한 하늘은

가벼이 내 몸을 띄우다가

이윽고 나를 할 키운다


하늘을 향한 첨탑 위의 종소리가

나의 한숨과 고뇌를 매달고 사라진다


스쳐가는 애꿎은 사랑도

지우고픈 어설픈 자만도

사무치게 그리운 이별도..

흩뿌리듯 희미해진다


차라리 들리지 않기를

내 마음의 마음이 들키지 않기를


웃고,

웃는 못난 내가


부디 하늘과 맞닿은 내 볼에 가두어지기를


시리도록 맑음에 들뜬 마음이

종소리에 묻히어 새어 나오지 않기를


서서히 도망가는

슬픔대신

하늘과 맞닿은 내 볼의 온기가 닿게 되기를


꿈에라도 

유난히 파아란 여행을

그녀와 함께 떠나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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