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을 고민할 때 참고할 만한 간단한 기준

아이가 있는 경우만

by 리메리

이혼에 대해 말할 자격 같은 게 뭐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이혼하고 재혼해서 잘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한번 고민해 봤다.

어떨 때 이혼하면 좋을까?

아이가 없는 경우는 솔직히 잘 모르겠고, 아이가 있을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친구들 중에 내가 거의 처음으로 결혼하고 아이도 둘이나 낳고 이혼까지 초고속으로 했다.

그러다 보니 종종 이혼 고민을 들어주게 되었다.

이혼하고 나서의 삶이 궁금한 지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했다.


우선 나는 이혼을 무조건 말린다.

이혼해서 좋을 게 정말 하나도 없기도 하고, 이미 벌어진 결혼 어떻게든 봉합해서 잘 사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혼한다는 사람한테 이혼하라고 동감해 줬을 때 돌아오는 게 아무것도 없기도 해서다.

어차피 이혼할 사람은 아무리 말려도 한다.

그 경우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이혼을 안 할 경우다.

여기에 다시 두 가지 경우가 생긴다.

1. 이혼을 말렸는데 이혼을 안 하는 경우

2. 이혼하라고 공감해 줬는데 이혼을 안 하는 경우


1번은 그 친구를 다시 볼 수 있다.

어디다 털어놓지 못할 고민을 친구에게 털어놓은 것뿐이라 더 깊은 친구 사이가 될 수도 있다.

그런데 2번은 친구를 잃게 된다.

최악의 경우 그 친구가 나를 욕하고 다닐 수도 있다.

그렇게 같이 남편 욕을 하고 마땅히 이혼할 사유라고 같이 동조해 주었으나, 사라진 우정만 돌아온다.

아무래도 자기가 이혼한다고 그렇게 말해놓고 이혼을 안 했으니 다시 얼굴보기 껄끄러운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자기 남편 욕하던 친구에 대한 안 좋은 기억만 남을 수도 있다.

자기 남편이 그렇게 나쁜 점만 있는 게 아니니 다시 살기로 한 것일 텐데, 자기 남편을 나쁘게 생각하는 친구는 보기가 좀 그렇겠지.

그러니 결국 이혼 고민에 대한 답은 고충을 들어주고 이혼은 좀 더 생각해 보라며 말리는 것뿐이다.


그래도 이혼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지 않을까.

어떤 기준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나름 내린 결론이 있다.


이혼을 고민할 때 참고할만한 간단한 기준이다.

다음 3가지 중에 2가지가 만족된다면 그냥 사는 게 좋을 것 같다.


남자일 때,

1. 아내와 거시기를 주기적으로 한다.

2. 아내가 아이 양육을 잘한다.

3. 아내와 본가의 관계가 괜찮다.


여자일 때,

1. 남편이 생활비는 잘 준다. (법정 양육비 이상의 생활비)

2. 남편과 아이의 관계가 좋다.

3. 남편과 본가의 관계가 괜찮다.


나머지는 거의 부수적인 게 아닐까 싶다.

이혼해서 좋은 경우는 사실 드물다.

남자도 여자도 돌싱으로 사는 게 쉽지 않다.

남자는 홀아비가 되어 급격히 외로워지고, 여자는 생계가 어려워 갈수록 날카로워진다.

이왕 서로 좋아서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았으니 좋았던 기억 되살리면서 잘 살아보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다.


나는 30살에 이혼하고 돌싱시장에서 10년이나 머물다가 겨우겨우 재혼을 했다.

솔직히 살면서 안 겪어도 좋았을 세상이었다.

이혼숙려캠프나 결혼지옥 같은 프로그램에 나오는 부부들이 그렇게 불행하면서도 이혼 안 하고 사는 게 정말 이해 간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는 말이 그래서 나왔나 보다.

전남친은 아무리 연애를 길게 해도 헤어지면 물거품처럼 모든 흔적이 사라진다.

그런데 전남편은 아무리 짧게 살았더라도 정말 지긋지긋하게 엮인다.

서류들에 가시처럼 박혀 사라지질 않는다.

아이의 존재는 전남편을 더더욱 상기시킬 뿐이다.

유전자가 참 무섭더라.

이혼은 되도록이면 안 하면 좋겠지만, 꼭 해야 하는 경우도 많으니까 잘 생각해서 선택하면 좋을 것 같다.

https://www.bntnews.co.kr/article/view/bnt202502270002

https://www.wsj.com/lifestyle/divorce-shows-south-korea-marriage-65b30d5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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