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의 모임

by 태이은


나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걸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 중 하나였다.

거부감이라고 얘기하니 뭔가 찐따같다는 느낌이 나긴하지만 굳이 나서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려고 하는 의지가 없는 사람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네이버 인플루언서가 되고 다른 블로거들의 글을 읽다가 네이버 인플루언서 단톡방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그곳에 들어가면 다양한 정보들, 즉 네이버 로직 변경이라든지 현재 네이버에서 밀어주는 콘텐츠들에 관해 많이 알수 있을 듯 하였다.


용기를 내어 그 단톡방에 들어가게 되었다.

몇명은 나를 알고있기도 하였다.

인플루언서가 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레시피판에서 나를 종종 봤다며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첫 시작은 좋았지만 거의 투명인간에 가까웠다.

나는 많은 대화들을 눈팅만 했고 그들의 대화에 끼지 못했다.

이미 너무나 친해져있었던 그들이였기에 아무렇지않게 나서서 말을 건내기는 힘들었다.


그 단톡방에는 거의 1000명의 가까운 인플루언서들이 있었는데 푸드뿐만 아니라 여행, IT, 육아, 패션, 건강 등등 다양한 분야쪽에서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인플루언서 모임은 대체로 서울에서 정기모임들을 가지고 있었고 연말에는 드레스코드를 맞춰 파티를 열기도 하였다. 나는 서울근방에 살고 있지 않아서 당연히 그곳에 참여는 하지 못했으며 온라인, 오프라인 둘중 어디에도 있는듯 없는듯한 사람이었다.


그러다가 여름 7월쯤 몇명 인플루언서가 부산으로 여행을 간다는 말과 함께 여기저기에서 '그럼 이번엔 부산에서 모임을 가져볼까?'라는 말들이 나왔다.


"부산에서 모임을? 음... 한번 가볼까"


평소의 모습과 다르게 나는 이미 참여의사를 내보였고 30명 정도의 인플루언서들이 부산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였다.


한달쯤 됐을까?

드디어 모임의 날짜가 다가왔다.

우리의 모임은 어느 카페였는데 30명이 한번에 들어갈수 있는 곳이였으며 통으로 빌려 우리들만 모여있게 되었다.


서로 친한사람들도 있고 나처럼 혼자 온 사람들도 있었기에 우리는 자리소개를 하기로 했었다.

어렴풋한 기억조차 나지 않는 초등학생때 했던 그런 자기소개를 이나이에 하다니..


한명씩 일어나서 어느 분야 인플루언서인지 그리고 나이, 사는곳, MBTI 를 말하고 앉고를 반복했다.

푸드는 그곳에 딱 2명, 나와 어느 남자한분이였다.

그 남자분은 분명 MBTI가 E일것이다. 정말 활발하게 많은 사람들과 잘 지냈고 편하게 즐기기도 했다.

나는 그냥 옆에 있는 누군가가 말을 걸어주길 바라며 그냥 지루한 시간을 보냈었다.


인플루언서 모임의 부회장을 맡고 있는분이 갑자기 일어나더니 이제 2차를 가야한다고 말을 했는데 나는 가지 않겠다고 조심스럽게 내 의사를 전달했다.

"무슨말이에요. 그냥가요~ 우리 또 언제 만날지 모르는데~ 알았죠?"

"어? 어? 네.."

가지말라고 붙잡는 그때, 불편한 감정보다는 안도감이 먼저 찾아왔다.

2차에 같이 가자는 그 단순한말에 나는 큰 의미부여를 한 뒤 사람들을 뒤따라 갔다.


2차 장소는 고깃집.

저녁시간이 되었고 다들 배도 고프고 술도 고프니 그곳을 선택한듯했다.

알고보니 난 몰랐지만 30명이 수용가능한 고깃집을 찾아서 미리 예약을 했다고 전해들었다.


커피숍에서 앉아있던 배열과 다르게 뒤섞어 앉게 되었는데 그나마 말을 주고받았던 사람과 멀어져 나는 또다시 난감함에 부딪쳤다.


나서서 고기를 내가 구울수도..

시끄러운 고깃집에서 큰소리로 대화를 이어가기도..

불편했다.


그래서 그냥 구워주는 고기를 젓가락으로 하나씩 하나씩 집어 조용히 먹기만 했다.

"냉면 먹을 사람" 말하면 조심스레 손을 들어 또 조용히 먹기만 했다.


커피숍보다 더 불편했던 2차는 마무리가 될듯했고 술을 전혀 먹지 않는 나는 술기운에 기분이 좋은 사람들이 살짝씩 불편해져서 빨리 집에 가고싶다는 생각뿐이였다. 많은 사람들이 술기운에 기분도 좋아져 3차를 외쳤는데 나는 도저히 가고싶지 않았고 술도 안먹고 조용한 나는 어느 누구든 재미없어 하겠다 싶기도 했다.


역시나 그때는 그 누구도 붙잡지 않았다.

나는 그렇게 많은 무리들에서 빠져나와 차가 있는 주차장으로 걸어갔다.

걸어가면서도 나의 뒷모습이 초라해 보이지 않을까 걱정을 하기도 했다.


처음의 인플루언서 모임.

나는 그렇게 마무리가 되었다.


내가 원했던 블로그 성장을 위한 이야기들은 너무나 없었고 대부분은 일상, 여행 이야기들이 가득했던 곳이였다. 나도 물론 친한사람들이 있었다면 정말 재미있었겠지만 모임에 참석하고자 했던 나의 목적은 이루지 못했던 것이었다.


이제는 추억이 된 몇년전의 모임이야기.

그 이후 우연한 일로 서울에 있던 인플루언서 모임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역시나 돌아오면서 '나랑 안맞아' 했던건 어쩔수 없는 나의 소심한 성격인듯하다.



keyword
이전 02화인플루언서, 발표가 난 그날의 떨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