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발표가 난 그날의 떨림

by 태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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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한 달 동안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해서 돈이 될까?" 유튜브에서 보던 이야기와는 어딘가 결이 달랐다.

무엇보다, 그들이 다루는 카테고리와 내가 밀고 있는 요리 분야는 마치 초고속 열차와 시골 버스만큼이나 거리가 있어 보였다.


그 불안한 느낌을 찾아왔을 때, 나는 오히려 더 깊이 파고들어보기로 했다.

다른 블로거들의 글을 기웃거리며 강의 영상도 찾아봤다. "성공하는 비법" , "수익화의 비밀" 같은 제목들은 자극적이었지만, 정작 핵심은 쉽게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수많은 글과 영상을 뒤적이다 깨달았다. 결국, 피할수 없는 단계가 하나 있다는걸.


바로, 인플루언서


다른 플랫폼(유튜브나 인스타)에서는 누가 인플루언서인지 공식적으로 정해주는 시스템이 없고 오직 팔로워나 구독자 숫자로 판별되기도 했다.

하지만 네이버는 달랐다.


브런치 작가처럼, 본인이 직접 신청하고, 심사를 통과해야했다.

'승인'이라는 두 글자를 받기 전까지는 그냥 수많은 블로거 중 한 명일 뿐이었다.


게다가 생각보다 그 벽이 높았다.

블로거들 사이에서는 '인플고시'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특히 내가 있는 '푸드 분야'는 인플루언서 심사에서 가장 통과하기 어렵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차 한잔을 마시면서도 그 생각이 맴돌았다.

'내가 과연 그 좁은 문을 통과할 수 있을까?'


한 달 남짓 블로그를 운영해보았을 뿐인데, 그래도 한 번 부딪혀 보기로 했다.

'인플루언서 신청하기' 버튼 하나를 클릭하는데 손끝이 그렇게 떨릴 줄이야.


결과는... 역시나 예상대로였다. 다섯 번째 날, 짧고 차가운 탈락 메일이 도착했다.

마음 한구석은 "나를 왜 알아보지 못해?"하는 억울함으로 붉어졌고,

다른 한구석은 "그럼 그렇지..."하는 깊은 실망으로 축처졌다.

두 감정이 한 몸 안에서 싸우는데, 기분 좋은 구석이 단 하나도 없었다.


오기가 불쑥 고개를 들었다.

다시 한번 신청하기 전, 많은 사람들이 어렵다고 느끼는 레시피들을 올리며 나만의 무기를 꺼내 들었다.

'나는 보통의 푸드 블로거들과 달라. 진짜 요리 잘하니까 날 뽑아줘!'

그 메시지를 조심스레, 그러나 확실히 어필하고 싶었다.


그리고 5일 뒤, 또 한 번 신청 버튼을 눌렀다. 이번엔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던 요리를 계속했고, 블로그 글도 평소처럼 써내려 갔다.

그러던 어느 날, 무심코 열린 메일함에서 한 통의 메일이 눈에 들어왔다.

제목을 보는 순간, 심장이 두 번 크게 뛰었다. “네이버 공식 푸드 인플루언서 합격을 축하드립니다.”


그날, 나는 부엌 바닥에서 방방 뛰고 싶을 만큼 기뻤다.

울컥하는 감정이 한 번, 얼굴 가득 웃음이 또 한 번 밀려왔다.

지금은 협찬 마감에 쫓기고, 새벽 세 시까지 레시피를 다듬느라 눈을 비비는 일이 흔해져서 그 사건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때만큼은, 누군가 나를 ‘인정’해줬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다.


그 순간부터 블로그는 더 이상 무료한 오후를 채우는 취미가 아니었다.

새벽까지 모니터 앞에 앉아 사진을 고르고, 글자를 다듬고, 고민하는 시간들이 모두 하나의 트랙이 되었다.



이제 내 블로그는 소소한 기록장이 아니라, 조금은 치열한 일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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