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플루언서가 되었다.
나는 오래전부터 음식을 좋아했다. 아마 태어나던 순간부터 음식에 마음을 빼앗겼는지 모른다. 엄마가 증인이다. 분유를 먹을 때도, 이유식을 먹을 때도, 유난히 잘 먹고 표정이 풍부했던 아기였다고, 엄마는 종종 말하기도 했다.
먹는 행위를 좋아하던 나는, 만드는 행위 또한 즐거워했다. 그 기쁨은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낳으면서 더욱 선명해졌다. 바쁘고 고단한 날들 속에서도, 아이들 입에 한 숟갈의 따뜻한 음식을 넣어줄 때마다 '아, 이게 나를 지탱하는 힘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아이들이 스스로 잘 자라기 시작하자, 나는 문득 허전해졌다. '이제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그 질문은 생각보다 무겁게 마음을 짓눌렀다.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보기도 했지만, 곧 깨달았다. 세상은 생각보다 거칠었고, 나는 생각보다 약했다. 핑계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때의 나는, 그저 힘들었다.
나는 더 깊이 고민에 빠졌다. 다시 나를 숨 쉬게 할 무언가를 찾아야 했다. 그때 다시 떠오른 것은 음식, 그리고 요리였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네이버 블로그로 부업하기'라는 영상을 보게 되었고, 호기심 반, 의심 반으로 블로그를 시작했다. 그렇게 나의 푸드 블로거 새싹 시절이 열렸다. 하루하루 요리를 하고 사진을 찍고 글을 쓰며, 점점 나만의 작은 세계를 쌓아갔다.
몇 년이 흐르고, 레시피들은 차곡차곡 쌓였다. 팔로워와 조회 수가 늘어나는 동안, 수많은 에피소드와 웃음, 그리고 남들이 모르는 눈물과 좌절도 함께 쌓였다. 열이 펄펄 나던날 두부 한 모가 으깨져 아이처럼 눈물을 흘리던 부엌의 순간, 이달의 블로거로 이름을 올리던 날의 벅참... 이 모든 사건들이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다.
이제 나는 그 이야기들을 풀어놓으려 한다. 매주 한 편씩, 화려한 레시피 뒤에 숨어 있던 나의 하루와, 음식이 내게 가르쳐준 삶의 단서들을. 이 글에서 작은 위로나 미소 하나라도 건져 간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