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걸 그냥 해, 언젠가 빛나는 날 올테니
최근 대형 포털 사이트에 블로그를 개설했다. 그동안 써 둔 글이나 정리해둘까 싶어 시작했는데, 여기저기 클릭하며 돌아다니다 보니 이런저런 마스터에 도전하란다. 나는 회심의 미소를 짓고 '좋은 부모 자녀 교육'에 도전하기로 했다. 단순하게는 아이들 키우면서 주고받은 이메일을 정리해 보관하고 싶었고, 한편은 성격이 완전히 다른 두 아이를 키운 엄마로서 육아로 고민하는 젊은 엄마들에게 나의 경험을 나눠줄 수 있겠다는 오지랖 기질도 발동했다. 그러다 보니 부담이 제곱으로 증가했다. 잘 써야겠는데 자주 쓸 수는 없을 거 같았다. 백 회를 채워야 마스터가 되는 모양이다. 나는 '잘' 쓰기를 포기하고 아이들과 주고받은 이메일을 하나씩 올리는 것으로 목표를 축소했다. 마스터가 되기 위한 일종의 타협이었다. 현재 오십여 회를 넘겼다.
요즘은 큰 아이가 미국 교환학생으로 가 있던 시기, 나와 주고받은 이메일을 올리고 있다. 다음에는 작은 애와 주고받은 이메일을 올릴 생각이다. 잘하면 우리 가족 속내가 낱낱이 드러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 기록은 부모로서 방황한 흔적이고 나와 이젠 다 자라 버린 아이들과의 사이에 있었던 신뢰와 사랑의 메모리다. 나로선 내가 아이들을 어떻게 키웠나 돌아보는 기회가 되니 오래된 사진첩을 보듯 소소한 즐거움도 맛볼 수 있는 일이다. 거기에 교환학생이나 유학을 고려하는 학생과 그 부모에게 약간의 정보제공 효과까지 있다면 기대 이상의 성과가 되는 셈이다. 여하튼 '좋은 부모 자녀 교육'의 마스터가 되는 데는 문제없어 보였다.
내친김에 카테고리를 하나 더 만들어 영화리뷰를 올렸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영화리뷰 쓰기에 도전하란다. "이런, 뭘 자꾸 도전하래?" 하며 툴툴거리는데 옆에서 보던 딸내미가 한소리 한다. "엄마, 낚였네." 그러고 보니 '아... 나, 낚였나 봐...?' 싶다.
도전은 삶을 살아가는 지혜로운 방식이 아니다. 나의 충고는 하고 싶은 것을 '그냥' 하는 것이다. 도전이란 말은 듣기에도 힘겹다. 도전은 응전을 부르고, 삶은 전장이 되고 만다. 사는 건, 나의 형편대로 나의 방식으로 나의 길을 가는 것이다. 자동차 왕 포드는 자서전에 이렇게 쓰고 있다. "가난하고 젊었던 날, 아무 상관이 없어 보이는 여러 직업을 전전했다. 하고 싶은 일들을 했을 뿐이다." 그는 이어 이렇게 말한다. 그 아무 관련이 없어 보였던 일들이 오늘날 자신을 CEO로 만들었다고.
더 늦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해 보는 거다. 언젠가 그 일들로 빛나는 날이 올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