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의 여정
장편 소설의 묘미를 익히는 중입니다. 어깨도 아프고 허리도 많이 아픈데, 아 눈도 많이 아프네요... 이 전신의 통증이 '새로운 장르에 대한 호기심'으로 치환되고 있습니다. PT 등록했어요! 이리 밤새다가 몸이 망가질 거 같아서요 :)
-- 이 작가 --
5화 로그라인: 프란츠와 오띨리에가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움직인다. 한스와의 관계는 오띨리에에게 압박으로 다가오지만, 그녀는 프란츠와의 재회를 위해 희망을 놓지 않는다. 프란츠는 오띨리에를 찾아 다시 프라하의 어둠 속으로 뛰어들며, 그들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새벽빛이 창문 너머로 스며들 무렵, 오띨리에는 피로한 눈을 떴다. 밤새 악몽에 시달리며 잠을 거의 이루지 못한 그녀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마음속에 자리 잡은 불안은 그녀의 잠을 방해했고, 아침이 찾아왔음에도 어둠은 여전히 그녀의 마음을 휘감고 있었다. 그녀는 창문 너머로 희미하게 보이는 프라하의 거리와 새벽빛을 바라보며 프란츠를 떠올렸다. 그와 다시 만나야만 했다. 그것만이 그녀에게 버틸 힘이었다.
프란츠는 오띨리에를 찾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판토바 부인과 함께 지하실에 숨어 있던 그는 밤이 깊어지기를 기다렸다. 나치 군인들이 물러가고 도시가 정적에 휩싸이자 그는 다시 지상으로 올라왔다. 판토바 부인은 그에게 위험을 경고했지만, 프란츠는 멈출 수 없었다. 오띨리에가 어디에 있을지 알 수 없었지만, 그는 그녀를 찾아야만 했다.
프란츠는 슬라비아 카페를 나와 거리를 조심스럽게 걸었다. 프라하는 죽은 듯 어둠에 잠겨 있었고, 곳곳에 SS대원들이 순찰을 돌고 있었다. 그는 한순간의 실수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직 오띨리에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만이 그를 움직이게 했다. 그는 오띨리에가 마지막으로 보였던 방향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녀가 무사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그의 가슴을 옥죄어 왔다.
그는 그녀의 집 근처로 갔다. 그러나 그곳은 이미 나치의 수색을 받았고, 문은 거칠게 열려 있었다. 프란츠는 집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그것은 너무 위험한 일이었다. 그는 멀리서 집을 바라보며 그녀의 흔적을 찾으려 했지만,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그의 마음은 점점 더 불안해졌다. 오띨리에는 어디로 간 걸까? 프란츠는 가슴이 미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그는 한동안 그 자리에 멈춰 서서 그녀를 기다렸다. 그러나 아무런 소식도 들리지 않았다. 그는 결국 다시 거리를 떠돌며 그녀를 찾기로 했다. 그는 폐허처럼 문짝이 덜렁거리는 거리의 집들을 모조리 뒤지고 다녔다. 카를교, 광장, 작은 공원... 그러나 그녀는 어디에도 없었다. 프라하에 밤이 내렸지만, 프란츠는 오띨리에를 찾아 헤맸다.
한편, 오띨리에는 작은 집에서 지내며 한스가 가져다주는 음식으로 버티고 있었다. 그녀는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더욱 불안해졌다. 나치의 수색은 거세지고 있었고, 들려오는 소문은 흉흉했다. 그녀는 언제 이곳을 떠나야 할지 알 수 없었다. 한스는 여전히 그녀를 도와주고 있었지만, 그의 눈빛에서 느껴지는 기대감은 그녀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그와 거리를 두며 스스로를 지키려 했다.
그날 밤, 오띨리에는 창문 너머로 희미하게 보이는 거리의 풍경을 바라보며 프란츠를 떠올렸다. 그는 무사할까...? 그와 함께했던 순간들이 그녀에게 있어 유일한 희망이었다.
한스는 광장 모퉁이에서 약국을 운영했다. 나치의 만행은 그에게도 고통을 주었다. 그는 독일인이었지만, 이 전쟁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지 똑똑히 알고 있었다. 그는 약을 사러 오는 유태인 이웃에게 몰래 음식을 전해주거나 저항 단체를 도와 연락책을 자처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작은 선의를 베풀기 위해 애썼다. 급한 약을 구하러 오는 유대인 이웃에게 한스는 무상으로 약을 나눠주기도 했다.
하지만 오띨리에를 향한 그의 마음은 단순한 동정심 이상의 것이었다. 그녀의 아름다움과 강인함, 그리고 그녀가 겪고 있는 고난이 그를 끌어당겼다. 그는 그녀를 지켜주고 싶었고, 그녀의 곁에 있고 싶었다.
프란츠는 오띨리에를 찾기 위해 마지막으로 한스를 찾아가기로 결심했다. 그는 오띨리에와 한스가 종종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보았고, 한스는 그녀의 행방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독일인, 오띨리에와 가까이 지내는 것처럼 보였지만, 프란츠는 그 모든 관계에 신중했다. 그는 조심스럽게 한스의 집으로 향했다. 문을 두드리자, 한스가 나타났다. 그의 얼굴에는 약간의 놀라움이 서려 있었다.
"프란츠? 이렇게 늦은 시간에 무슨 일로..." 한스는 놀란 듯 물었다. 한스와 프란츠는 독일어 학교 동기이기도 했다. 프란츠는 초조한 목소리로 물었다. "오띨리에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나요? 그녀를 찾을 수 없어요. 당신이 알고 있을 것 같아서 왔습니다." 그의 눈에는 간절함과 걱정이 가득했다.
한스는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오띨리에는 안전한 곳에 있어요. 나치의 눈을 피해 숨겨두었습니다." 그의 말에 프란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나를 그녀에게 데려다 줄 수 있나요? 그녀가 무사하다는 것을 직접 확인하고 싶습니다." 프란츠의 요청에 한스는 잠시 고민하는 듯 보였다. 그는 프란츠를 바라보며 말했다. "알겠어요. 하지만 위험할 수 있습니다. SS대원은 도시 전체를 감시하고 있으니까요."
한스는 프란츠를 데리고 오띨리에가 숨겨진 작은 집으로 향했다. 그들은 조심스럽게 프라하의 어두운 골목을 지나며 SS대원의 눈을 피해 움직였다. 프란츠는 한순간도 오띨리에를 향한 걱정을 멈출 수 없었다. 그녀를 무사히 만나고, 그녀와 함께 이 어두운 상황을 견뎌내겠다는 결심이 그의 마음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한스의 마음도 무겁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프란츠의 간절함을 느끼며 자신이 옳은 일을 하고 있는지 계속 자문했다. 오띨리에와 프란츠를 돕는 것이 자신의 양심에 따른 일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험에 처하는 것은 두려웠다. 자신이 나치에 의해 색출되어 처벌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그를 괴롭혔다. 그는 프란츠를 이끌며 속으로 계속해서 기도했다. 제발 이 일이 잘 끝나기를, 아무도 다치지 않기를.
마침내 그들은 작은 집 앞에 도착했다. 한스는 조용히 문을 두드렸다. 오랫동안 기다린 후, 문이 열리며 오띨리에의 얼굴이 나타났다. 프란츠는 그녀를 와락 당겨 안았다. 오띨리에는 한순간 놀랐지만, 곧 그의 품속에서 눈을 감았다. 그녀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다.
"오띨리에... 무사해서 다행이야." 그의 목소리는 떨렸고, 그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오띨리에는 그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프란츠... 당신도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정말로..." 그녀의 목소리에는 그동안의 고통과 두려움이 녹아 있었다.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한동안 아무 말 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 순간만큼은 세상의 모든 어둠과 두려움이 그들 사이에서 사라진 듯했다.
갑작스러운 나치의 경비병 소리가 집 근처에서 들려왔다. 그들은 서로를 더욱 꽉 껴안았다. 창밖으로 나치 군인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 긴박한 상황은 그들의 심장을 조여왔다. 오띨리에는 떨리는 손으로 프란츠의 얼굴을 감싸 안았다. "우리...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요. 내일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해도, 지금 우리는 함께 있어요." 그녀의 말에 프란츠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프란츠는 오띨리에의 얼굴을 가까이 끌어당겼다. 그들의 입술이 닿았다. 격렬하고도 절박한 키스였다. 생의 마지막 순간인 듯, 두 사람의 키스는 오래도록 계속되었다. 그녀의 손은 그의 머리를 감싸고, 그의 손은 그녀의 허리를 단단히 붙잡았다. 그들은 서로의 숨결을 느끼며 이 어둠 속에서 짧은 순간이나마 위안을 찾았다.
프라하의 밤은 여전히 어두웠고, 군인들의 발소리는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프란츠는 오띨리에에게서 떨어져 창문 너머를 바라보았다. "우리는 함께 이겨낼 거야, 오띨리에. 무슨 일이 있더라도 당신을 지킬 거야." 그의 목소리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오띨리에는 그의 손을 꼭 잡으며 대답했다. "우리 함께 이겨내요, 프란츠. 지금 이 순간을 절대 잊지 않을 거예요."
그들은 서로의 손을 놓지 않고 방 안 깊숙이 몸을 숨겼다. 어둠 속에서도 그들의 마음은 하나로 이어져 있었다. 그 짧고도 격렬한 순간이 그들에게 있어 살아갈 이유였고, 희망이었다. 그들은 서로를 지키기 위해, 이 어둠을 뚫고 나아가기 위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사실 전쟁 전 프라하 거리는 사랑스런 연인들로 넘쳐 났었다. 프란츠와 오띨리에, 그들의 사랑이 지켜진다는 건 프라하가 아름다움을 잃지 않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한스는 그들을 지켜보며 잠시 망설이더니, 조용히 문 밖으로 나갔다. 그의 마음속에는 복잡한 감정이 교차했다. 그는 오띨리에를 사랑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한스에게 마음을 열지 않았다. 그녀 또한 한스의 마음을 알았지만, 자신이 한스와 가까이 지내는 것은 고통 받고 있는 자신의 민족, 유대 민족을 배반하는 행위처럼 느끼고 있었다. 한스에게 오띨리에는 그렇게 넘을 수 없는 산이 되어 갔다. 그는 조용히 문을 닫으며 중얼거렸다. "행운을 빌어요. 두 사람 모두..."
한스는 그 길로 약국으로 돌아갔다. 그는 작은 약병들을 정리하며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생각했다. 그는 프라하의 어둠 속에서 무엇이 옳은 일인지 혼란스러웠지만, 적어도 지금은 자신이 도울 수 있는 사람들을 돕는 것이 맞다고 믿었다. 그는 자신의 양심을 지켜나가기로 했다. 실제로 한스는 훗날, 오스카 쉰들러 이상으로 유대인 구출을 도운 사람으로 기록되었다.
프라하의 어둠 속에서, 프란츠와 오띨리에는 서로의 존재로 인해 희망을 잃지 않고 있었다. 그들은 비록 나치의 억압과 불안 속에 있었지만, 서로를 향한 사랑과 믿음이 그들을 지탱해주고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들은 앞으로도 함께 살아남아 이 모든 것을 이겨내겠다는 다짐을 가슴속에 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