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의 원형

부모와의 관계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

by 검질

의사: 오늘은 어떤 얘기를 하고 싶으세요

나: 집착과 관련한 얘기를 하고 싶어요. 제가 몇몇 지인들에게 의착하는(심하게 의지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저한테 잘해주던 사람들이었는데 그들과의 관계는 오래가지 못했어요


의사: 많이 의지했었나 보네요. 관계가 끝났을 때 많이 힘들었겠어요

나: 네, 자책을 많이 했어요. 제가 관계를 망치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면서 이런 인간관계에서의 문제가 엄마와의 관계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의사: 네


나: 근데 같은 엄마에게서 자란 형제는 문제가 없는데 저만 이렇게 인간관계에 서투니 제가 못난 탓이라고 생각했어요

의사: 혹시 그 형제에게 물어보신 적이 있나요? 그분은 어쩌면 내가 환자분처럼 행동한다면 엄마에게 야단을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떨고 있었을지도 몰라요. 예를 들어 자신이 성적이 떨어진다면 엄마에게 인정받지 못하니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공부를 하는 것처럼요. 그래서 형제분은 자신을 채찍질하며 살았을지도 몰라요


나: 네 그렇군요, 저는 저에게 문제가 있는데 그걸 엄마와의 관계문제로 돌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어요


의사: 여기 A, B 두 아이가 있어요. A는 항상 할아버지에게 예쁨 받고 사랑받은 아이예요. 반면에 B의 할아버지는 엄하시고 B에게 모질게 했죠.

자, 그런데 두 아이가 길을 가다가 한 할아버지가 자기 쪽으로 오라고 하는 거예요, 두 아이중 누가 할아버지에게 갔을까요?

나: A요


의사: 맞아요. 할아버지와 좋은 기억이 있는 사람은 다른 할아버지도 자신에게 호의적일 것이라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먼저 할아버지에게 다가가죠. 하지만 항상 할아버지에게 야단을 맞던 아이는 다른 할아버지도 나에게 모질게 굴 것이라고 예상하는 거예요

이건 인간관계하고도 관련이 있어요. 처음 맺은 관계인 부모가 좋은 사람은 다른 사람을 만날 때도, 저 사람이 나와 관계가 좋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반대겠죠, 아버지와 관계가 좋은 사람은 상대적으로 모든 이성이 내게 호감을 가질 것이라는 전제로 다가가요. 하지만 아닌 경우는 이성에게 말 걸기가 두렵겠죠. 인간관계의 있어서 문제의 원형은 부모와의 관계가 맞아요,


의사: 그런데 이렇게 문제가 있는 사람은 평생 그 상태로 지내야 할까요? 저희 병원에 오는 사람 중 아기 엄마들이 많아요. 상담 중에 그러면 안 되는데 오늘도 아이를 야단쳤다고 후회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자는 아이를 보며 ‘저렇게 사랑스러운 아이가 세상에 어디 있을까? 그런데 왜 나는 사랑을 주지 못할까? ’하는 생각을 하신데요. 환자분 어머니도 그렇지 않았을까요? 야단치고 반성하고 눈물 흘리고, 그런데 환자분은 엄마가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지 못했을 거예요. 그래서 엄마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고요. 지금이라도 엄마가 왜 그랬을까? 생각하고 이해하려 한다면, 마음속에 자신을 단단하게 해 줄 뿌리가 뻗어나가게 될 거예요


나: 네, 그러게요. 엄마가 예전에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어요. 제가 사소한 일로 눈물을 보이자, 자기도 예전에 그랬었다고, 그런 약한 자신이 싫어서 자식을 강하게 키우고 싶었다고요.


의사: 네 그러셨군요. 보통 부모들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이 자기 아이에게 보이는 것을 매우 싫아하죠. 그런데 약했던 엄마는 아이를 강하게 키우는 방법을 알았을까요? 몰랐을 거예요. 그래서 자기와 같은 모습이 보이면 더 다그치고 그랬던 걸 거예요


나: 네, 그래도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 다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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