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창공에서 떨어진 비가
무른 땅을 적실 때까지,
먹구름에서 흘러내린 방울이
검은 머리칼을 스칠 때까지,
하강하는 모든 것들의
어설프고 애달픈 여행
낙하. 비상, 태동, 소멸
그 속에서 춤추는 생동
파닥이는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의
몸부림은 그래서 애잔하고 처절한가.
떨어진다는 건
땅을 뚫을 준비를 한다는 것,
웅크린 몸을 편다는 것.
각자의 좁은 길을
묵묵하게 나아가야 하는 것.
지금, 여기 숨 쉬고 있는
이 생과 동(動),
싹을 틔우고, 솟아나고,
사라지고, 다시 피어나는 —
사랑의 기원과 발현.
그 결정체, 나. 너. 그리고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