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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뭘 먹고 자랄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오픈AI가 에너지 전쟁에 뛰어든 이유

by 윤세문

전기 먹는 하마, AI

최근 팟캐스트를 통해 지속가능성의 대표 주자처럼 여겨졌던 마이크로소프트가,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천연가스와 탄소포집(CCS) 기술을 도입할 수 있다는 보도를 듣고 흥미가 생겼다. 그동안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선언했던 기업이 화석연료와 원자력을 다시 꺼낸 배경은 무엇일까?


사실 이 변화는 마이크로소프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구글, 메타, 오픈AI까지 — AI 시대의 전력 수요 증가는 기존 에너지 전략의 판을 뒤흔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는 2024년 기준 약 415 TWh의 전기를 사용하고 있다
(전 세계 전체 전력 소비 약 29,000 TWh 중 약 1.4% 수준).

그런데 2030년에는 두배가 증가한 무려 945 TWh, (예상 전체 소비 약 32,000 TWh 중 약 3% 수준)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이 530 TWh의 증가분은 무려 싱가포르 전체 전력 소비량의 10배에 달한다. 단순 계산으로만 봐도, 매년 데이터센터가 ‘싱가포르 두 개 분량’의 전기를 새롭게 소비하게 되는 셈이다.


AI는 알고 보면 에너지 산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제 전기를 어떻게 확보할지에 따라, AI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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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에서 천연가스로, 빅테크의 전략 변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등 글로벌 테크 기업들은 오랫동안 “탄소 없는 전기로 AI를 돌리겠다”고 선언해왔다.


구글은 2030년까지 24시간 무탄소 전력(24/7 Carbon-Free) 목표를 세웠고,

마이크로소프트는 2025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전환을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AI는 전기를 많이 먹을 뿐 아니라, 끊김 없는 안정적인 공급을 필요로 한다.


태양광과 풍력은 훌륭하지만 간헐성이 문제다.
밤에는 태양이 없고, 바람도 늘 불지 않는다.

그래서 기업들은 실용적인 대안을 꺼내들기 시작했다.
바로 천연가스 발전소와 원자력 발전소, 그리고 탄소 포집 기술이다.


천연가스를 꺼내든 이유

마이크로소프트는 위스콘신과 미시시피 등지에 들어설 데이터센터에 가스 기반 발전소 건설을 병행하고 있다. 메타는 루이지애나에서 2G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지으며, 현지 전력사와 50년 만의 신규 가스 발전소 건설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물론 이들은 “탄소 포집(CCS)” 기술과 결합하여

탄소배출을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하나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AI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선, ‘가스’가 단기적 해법이라는 것이다.


눈을 돌린 곳, 원자력과 핵융합

장기적으로는 원자력 에너지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구글은 스타트업과 계약을 맺고 소형 모듈 원자로(SMR) 전력 도입을 선언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한때 폐쇄된 원전과 20년 장기 전력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샘 알트먼(OpenAI CEO)은 핵융합 발전 스타트업에 개인 투자까지 하며, 직접 미래 에너지 전쟁에 뛰어든 모습이다.


“AI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할 것이다.”
– 샘 알트먼


기업별 에너지 전략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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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어떻게 봐야 할까?

한국은 원자력 기반 전력 비중이 높은 나라다.
이 점은 탄소 배출 측면에서는 유리한 조건이다.

하지만 AI와 전력 인프라 확장을 고려하면, 앞으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데이터센터 허가 제도,

분산형 전력망,

신재생에너지와 기저전원의 조화된 배치 등

기술과 에너지 전략의 균형 감각이 중요해지고 있다.


마무리: AI는 결국 전기로 움직인다

AI는 칩과 알고리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전력이 없다면, 아무리 똑똑한 AI라도 작동할 수 없다.

이제 에너지는 AI 경쟁력의 핵심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오픈AI가 선택하는 에너지 전략은
AI 기술의 미래와 기업의 지속가능성까지 좌우할 것이다. 한국도 신재생 에너지를 꾸준히 추진하되,

이러한 글로벌 흐름과 기술 기업들의 선택을 면밀히 관찰하여 대응할 필요가 있다.

실용성과 지속가능성 사이의 균형이, AI 시대 국가 전략의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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