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무슨 일이] 2024년 8월 말 9월 초 뉴스
어떤 공무원들은 주민이 잃어버린 돈봉투를 쓰레기장을 뒤져가며 찾아줬다. 어떤 공무원은 만취 음주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내곤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했다. 젊은 공무원들은 부족한 월급에 공직을 떠나고 싶다고 말한다. 공무원 공개채용에 지원한 인원은 10년 전 대비 반토막 났다. 모두가 이유를 알고 있다. 오산시에서는 50대가 '밥을 안 차려놨다'는 이유로 공무원을 폭행했다. 태안군의 한 공무원은 업무 갈등을 겪다 군수실에 불을 지르려 했다. 산림청 직원도, 경찰관도 폭언과 폭행에 고통받는다.
8월 28일, 정부는 '8년 만의 최대 임금상승'을 내걸며 공무원을 달랜다. 지자체도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며 떠나는 이들을 붙잡으려 한다. 대전시, 천안시, 정선군, 금산군 등 여러 지자체가 주4일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어린 자녀를 양육하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주1회 재택근무 혹은 집약근무 등의 방식이 적용된다. 경기도는 일부 단순업무를 AI에 맡긴다. 박봉에 민원에 시달리는 모든 공무원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꾸벅.
<세상에 무슨 일이>
1) 러시아의 스파이로 의심받던 고래가 죽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를 공격했다. 외신은 이번 공격이 "지난 2022년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 중 하나"라고 말한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핵보유 선언국이 다른 국가의 침공과 영토 점령에 직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만히 있을 러시아가 아니다.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를 공습했고,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마을 두 곳을 점령했다. 끝나지 않는 전쟁에 결국 고통받는 이는 무고한 양국 국민이 아닐까.
2) 한국인은 일본으로, 중국인은 제주로 몰려간다. 올해 상반기 제주도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는 코로나 전인 2018년을 뛰어넘었다. 중국 본토에서는 '명품 큰손'의 시대가 저물고 '가성비 열풍'이 인다. 짝퉁 혹은 명품과 비슷한 품질의 중국산 제품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요식업계 역시 초저가 경쟁의 장이다. 프리미엄 버블티를 찾던 소비자들이 저가 버블티로 눈을 돌린다. 내수 부진에 당국은 철강 수출에 사활을 건다. 값싼 가격을 내세운 중국산 철강이 8년 만에 수출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각국은 관세를 인상하고 반덤핑 조사를 벌이며 가격 전쟁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소리없는 철강 전쟁의 승자는 누가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 그리고 이야기가 남았다 >
1) 2024년 8월 16일, 경남 하동의 한 순찰차 안에서 지체 장애 여성이 세상을 떠났다. 경남경찰청 조사 결과 이 사건은 경찰의 '총체적인 근무 태만'으로 벌어졌다고 한다.
2)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서울시 예산 1,100억 원을 들여 세운 세운상가 공중보행로가 철거된다. 실제 보행자는 예측치의 11% 수준이라 사업비만 축낸 논란의 사업이었다. 종로에 6년을 살면서 한 번인가 두 번 가봤다. 막상 철거된다니 아쉽기도 하다. 사람 마음은 역시 간사하다.
3) 인텔 파운드리 사업부가 진짜 매각될까?
4) 캄보디아에 감금됐던 어느 한국인이 극적으로 탈출했다.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에 연락했더니 현지 경찰에 번역기를 써서 신고하란다. "대사관을 믿지 못해 현지 교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실감이 된다.
5) 막간을 활용한 물류 이야기 한 줄. 미국 대선에 물류도 움직인다. "글로벌 컨테이너 운송 업계가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물동량을 기록했다. (...) 대선을 앞두고 새로운 대중관세 도입과 미 동부 해안 부두 노동자 파업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수입업체들이 상품을 미리 주문해 비축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