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꼼지파파 Nov 20. 2023

탁자의 고칠 점

말 안 듣는 탁자 이야기




작은 탁자에 찻잔과 아이패드를 올려놓는다

매우 동그랗고 가운데 발이 하나 있다

바닥에는 윗판 크기만 한 동그란 철판이

펼쳐 중심을 잡고 있다.

원목을 머리에 이고 있어 굵은 나뭇결이 살아있다.  

보통 카페에 있을 법한 평범한 그런 탁자.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가끔 내가 키보드를 누를 때면 그 힘을

버텨내지 못하고 흔들흔들 거린다.

난 모른 척한다.

삶의 무게는 제각기 다른 법이니까.


처음엔,

”겨우 찻잔 하나에  노트북 하나 얹혔을 뿐인데 왜 이래? “

하며 핀잔을 주었다.  

하지만 내 말을 귓전으로 흘려듣는 것을 알고는

내 입만 아프지 했다.


난 남의 단점을 함부로 지적하지 않는다.

단지 이 점만 살짝 보완하면 완벽할 것 같은,

뭐 그런 건 있다.  

 

이 작은 탁자는 흔들거리는 거만 빼면 완벽하다.

창밖 풍경이 잘 보이는 자리에 위치하고 있어

지나가는 차들도 보이고 얽힌 전깃줄도 보이고

가로수 흔들거리는 것도 볼 수 있다.


특히 비 오는 날은 채도가 높아진 풍경이 펼쳐져

넋이 나간 채 밖을 바라보게 만들기도 한다.


이 탁자와 1년이 넘어가고 있다.

아직도 흔들거리는 버릇을 못 고치고 있는데

난 정말이지 아무 불만이 없고, 늘 고맙다.

하지만 내 맘 깊은 곳에

지금도 울리는 메아리가 있다.


’ 넌 이 버릇만 고치면 완벽해.‘


이전 02화 서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