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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꼼지파파 Nov 17. 2023

서로

늦가을 집에 가는 길에



서로 마주 보고

서로 얘기하고

서로 사랑하고

서로 미워하고

혼자는 다다를 수 없는 ‘서로’


꼼지맘과 점심을 먹고 식당을 나섰다.

집에 가는 길을 따라 걸었다.

햇볕이 쨍한데 바람은 차가운 날.

가을이 버리고 간 그런 날.

 

꼼지맘의 작은 배낭을 건네받아 메었다.

크기에 비해 무게감이 느껴진다.


당신의 작은 짐을

내가 짊어지고 걷는다.

그리고 살짝 웅장해지려는 심장을 붙든다.


이딴 일로 내 마음은 꿈틀대고 뿌듯하고 그런다.

서로에게 해 줄 수 있는 작은 일들이 있다는 것.

서로 나란히 걸을 수 있다는 것.


파란 하늘을 같이 볼 수 있다는 것.

무한히 펼쳐진 시시한 일들을 서로가

특별하게 만들어 버리는.


서로란 그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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