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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국지호 Aug 13. 2023

간부 출신의 사회생활 적응하기

23년 2월 28일 전역을 명 받았다.
4년이라는 시간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젊은 나이의 책임 있는 자리는 아주 특별한 경험이다.
전역 후부터 반년이 지난 지금
나는 사회생활과 조직생활이 다르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다.
아니 어쩌면 군대라는 특수성일지도 모르겠지만..




1. 질문하는 방법이 다르다.

(조직/군대생활)

선배님 : "지호야, 모르는 거 있으면 언제든 물어봐"

나 : "선배님 혹시 00 상황에서 00 돌발상황 발생 시 어떻게 해야 합니까?"

선배님 : "너라면 어떻게 할 것 같은데?"

나 : "저라면 00 하게 대처할 것 같습니다."

선배님 :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뭔데?"

나 : "이유는 딱히 없습니다. 제 생각으로 이 방법이 효율적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선배님 : "자료나 교범은 확인해 보고 물어본 거야?"

나 : "아직 확인해보지 못했습니다."

선배님 : "그래, 모르는 것을 물어보는 것은 좋아, 단 먼저 스스로 확인해 보고 물어보도록 해.

            내가 질문하는 방법 예시 들려줄게.

            00에 대해 질문 있습니다. 확인결과 교범에는 000으로 나와있고 저는 000으로 이해했습니다.

            그래서 000 했는데, 000한 제한사항이 있습니다. 추가적인 조치 사항 궁금합니다. 등등

            네가 확인한 내용과, 조치내용 그리고 발생하는 제한사항 그에 따른 궁금한 점들

            이렇게 물어봐야 알려주는 사람들이 네가 어디까지 인지하고 있고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명확하게 알려 줄 수 있다."

나 : "예, 이해했습니다.


(사회생활 / 팀프로젝트 중)

팀원 : "내일 멘토 받는 날이니까 우리가 선정한 주제 중 좋은 거 찾아달라고 하자"

나 : "형, 그렇게 물어보면 저희가 너무 아무것도 안 한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요?

       우리 팀끼리 이야기해서 주제를 정하는 건데 너무 3자의 생각이 들어가는 것 같아요.

       우리가 생각한 주제들의 장점과 단점 그리고 제한사항 같이 물어보는 게 좋지 않을까요?"

팀원 : "지호야, 내일 멘토 해주시는 분은 말 그대로 우리를 도와주시러 온 분이야.

          그렇게 우리 의견 좁혀서 물어보면은, 대답은 좁혀진 질문에 대한 것만 나올 수밖에 없어.

          우리는 최대한 열린 질문을 해서 많은 정보를 뽑아내야 하는 거야."

나 : "(긁적긁적)"




2. 사람을 대하는 방법이 다르다.

(조직/군대생활)

형님 : "국 대위님 진짜 전역하실 겁니까?"

나 : "예, 제가 부족해서 지금 과장님들처럼 잘 해내지도 모든 걸 헌신할 자신도 없습니다"

형님 : "잘만하고 계시면서,, 사회생활 쉬운 게 아닙니다."

나 : "그래도 저 하나만 신경 쓰면 되지 않겠습니까?"

형님 :  "군대 얼마나 좋습니까? 모르면 물어볼 사람 있어, 끌어줄 사람 있어,

       사회에서는 모르면 그냥 바보입니다. 이곳은 그래도 같이 가려하지 않습니까?

       이곳에서는 잘나나 못나나 모두 내 후배들 내 선배님들입니다."

나 : "(긁적긁적)"


(사회생활 / 동기와의 대화)

먼저 전역한 동기 : "너 이제 뭐 준비할 거야?"

나 : "몰라, 이것 저것 해보고 잘 맞는 거 찾아야지"

먼저 전역한 동기 : "무엇이든 어설프게 하려 하지 말고 잘해야 한다. 군대에서는 결과만큼 과정들도 인정해 줬지만 사회는 그렇지 않더라. 네가 너의 가치를 증명하지 않으면 넌 그냥 스쳐 지나가는 사람일 뿐이야. 친구가 아니라면 사회는 필요에 의해서 관계가 맺어지는 거야. 네가 아무 도움 안 되는 사람이라면 아무도 너에게 관심 가져주는 사람 없을 거야. 그냥 낙오되는 거라고."

나 : "(긁적긁적)"




3. 일처리 방법이 다르다.

(조직/군대생활)

나 : "선배님, 저희 이번에 드론대응 훈련, 기지방호 훈련, 대테러 훈련, 초동조치부대 훈련, (육군, 경찰)합동훈련 등 실적 부족하고 초소점검 돌아야 합니다."

선배님 : "이번 00 훈련 진행 할 때 훈련 시나리오 드론 내용으로 수정하고 훈련 중점 사항에 초동조치부대 행동화 요령 추가해.  최초 식별은 0 초소로 시작해서 전초소 통신망 연결상태 체크하고, 육군이랑 경찰에는 협조 공문 보내놔. 이거 훈련들 별개 진행하면 우리 업무 다 못 쳐낸다."

나 : "선배님 이거 너무 거저먹으려 하는 거 아닙니까?"

선배님 : "내가 거짓말 한 부분 있어? 100% 진실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거짓말도 아니야. 너 FM으로 하면 얼마나 할 수 있을 것 같아? 진짜 중요한 것에 집중하기 위해서 덜 중요한 내용들은 빨리 쳐내야 해. 그렇다고 안 하는 것도 아니잖아. 우선 정해진 시간 내에 결과를 내는 게 중요한 거야."

나 : "(긁적긁적)"


(사회생활 / 팀프로젝트 중)

팀원 : "우리 핵심 기술은 짧은 일상 대화 속에서 키워드를 추출하는 거야. 그런데 정확도가 너무 낮다는 게 문제야"

나 : "우리 배운 지도 3개월도 안 됐는데 우리가 잘 만들면 얼마나 잘 만들겠어? 우리가 보여 줄 수 있는 수준까지만 보여주고 지금 부족한 부분은 가능성으로 어필하고 추후 개선 방향으로 이야기하면 안 되는 거야?"

팀원 : "프로젝트 목표는 기간내에 완성도 있는 결과물을 보여주는 게 목표야. 이 상품을 실제로 출시할 것도 다음 프로젝트로 이어서 할 것도 아닌데 추후 개선방향으로 둔다고? 나는 그건 말장난이지 완성도 있는 결과물이 아니라고 봐"

나 : "그러면 키워드를 먼저 선택하게 하고, 그와 관련된 일상대화를 하도록 시나리오를 쓰는 건 어때? 그럼 자연스럽게 키워드 위주로 대화가 될 것 아니야?"

팀원 : "너무 짜고 치는 거 아니야?"

나 : "그래도 짧은 시간 내에 결과물을 내야 하잖아. 그렇다고 우리가 거짓말하는 것도 아니잖아"

팀원 : "아니야, 우리 다른 방법들을 더 생각해 보자"

나 : "(긁적긁적)"




4년간의 조직생활 후 나는 사회생활 또한 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늦깎이 사회초년생으로서 "조직생활에서 듣던 사회생활 쉽지 않다"를 느끼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사회생활 마스터해서,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것도,

"나만"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아닌

내 사람들에게 아쉬운 모습 안 보이는 사람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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